[뉴스해설] 한글날을 생각하며

입력 2013.10.09 (07:36)

수정 2013.10.09 (10:50)

[정혜승 해설위원]

오늘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지 567년째 되는 한글날입니다. 일제 강점기인 지난 1926년 조선어 연구회가 ‘가갸날’로 정한 뒤 으뜸가는 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글이라는 의미로 한글날로 이름지었습니다. 1990년 공휴일이 많다는 이유로 단순 기념일로 축소됐다 23년만인 올해 다시 법정공휴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한글은 10개의 모음과 14개의 자음으로 만들어져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발음을 표기할 수 있는 문잡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세계적으로 공인된 문화유산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독창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은 우리의 말과 글의 현주소는 어떻습니까?
정체 불명의 줄임말이나 인터넷 신조어들이 쏟아지면서 같은 우리말에 통역이 필요할 지경입니다. 요즘 10대 청소년들의 대화는 또 어떻습니까? 말을 하는 것인지 욕을 하는 것인지 알아듣기가 어려울 정돕니다.

우리말 가꾸기에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도 마찬가집니다. 정부부처의 공공문서엔 한자와 외국어가 넘쳐 납니다. 실제로 한 시민단체가 공공기관의 보도자료 3천 여 건을 분석했더니 불필요한 영어식 표현이 7천 6백 여개나 나왔다고 합니다.
TV 오락프로그램 자막에도 맞춤법을 무시한 용어들이 쉴새 없이 등장합니다.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대중 가수들의 노랫말 또한 한글의 의미를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를 그저 쉬는 날로 보내시겠습니까? 우리가 같은 글을 쓰고, 읽고, 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것은 한글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한글을 어떻게 보존하고 지켜나갈 것인지 실효성있는 대책은 무엇인지 보다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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