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태풍 인명피해 왜 커졌나

입력 2013.11.10 (14:48)

수정 2013.11.10 (14:48)

메가톤급 위력에 폭풍해일 겹쳐


필리핀 중부를 강타한 슈퍼 태풍 '하이옌'으로 사망자 수가 1만명으로 불어날 것으로 관측되면서 당국이 피해규모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당초 하이옌의 최대 순간 풍속이 약 380㎞에 달하는 점 등으로 미뤄 일부 피해가 뒤따를 것으로 분석됐지만 막상 상상을 초월하는 인명피해가 눈앞에서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초대형 태풍의 직격탄을 맞은 중부 레이테의 주도 타클로반에서만 무려 1만명 가까운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데 이어 인근의 사마르에서도 300구가 넘는 시신이 발견됐다.

특히 일부 주변 지역의 통신 두절과 고립된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피해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머리를 들고 있다.

실제 피해현장을 둘러본 유엔 재해조사단 관계자는 22만명이 희생된 2004년 당시의 인도양 쓰나미 참사와 비슷한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인명피해가 크게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관측통은 당초 전망을 훨씬 웃도는 이번 피해와 관련해 초대형 하이옌의 위력에 주목하고 있다.

필리핀 기상당국은 지난 8일 하이옌이 중부 이스턴 사마르 지역에 첫 상륙할 당시 태풍 중심부의 최대 풍속과 최대 순간 풍속을 각각 235㎞와 275㎞라고 밝혔다.

당시 태풍의 세기는 기상 관측 사상 4번째로 강력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미국의 관측자료를 기준으로 할 경우 사상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된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필리핀 중부지역을 강타할 당시 하이옌의 순간 풍속이 379㎞에 달했다고 관측했다.

지난 1969년 미국 미시시피를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카밀(Camille)' 당시의 최대기록 304㎞를 훨씬 웃도는 메가톤급 태풍인 셈이다.

실제 상당수 이재민들로 가득찬 대피소마저 강력한 돌풍에 무너지는 상황도 목격됐다.

하이옌의 내습 당시 발생한 강력한 폭풍해일도 피해를 키운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관측통들은 하이옌이 타클로반을 강타할 당시 3m 높이의 폭풍해일이 주변지역을 덮치면서 사망자 수가 급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ABS-CBN 방송의 취재 기자는 "바다가 타클로반을 삼켰다"면서 "폭풍해일이 마치 일본의 쓰나미와 같았다"고 밝혔다.

타클로반이 저지대 해안도시인 점을 감안하면 주민 소개 등 사전 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에 앞서 필리핀 당국은 산사태와 홍수사태 등이 우려되는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70만명이 넘는 주민을 대피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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