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삼 감독 “본능적 뒤집기…짜고 못해”

입력 2013.12.03 (17:18)

수정 2013.12.03 (22:23)

창원시청 씨름단의 이승삼(52) 감독이 올드스타들의 대결에서 부상 위험을 무릅쓰고 씨름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화려한 뒤집기 기술을 선보였다.

이 감독은 3일 전남 화순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3 씨름 왕중왕전 스타씨름대전에서 손상주(51) 대한씨름협회 전무이사를 상대로 뒤집기 기술을 펼쳐 승리했다.

그러나 곧 주변의 걱정 어린 시선을 받았다.

이 감독이 손 전무를 꺾고 나서 자신의 목덜미와 허리를 연방 어루만지자 후배·제자와 동료가 그에게 다가가 안부를 물었다.

이 감독은 "목과 허리가 뻐근한 것이 내일 아침이 돼봐야 몸 상태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아픔을 참고 경기를 치렀다고 말했다.

뒤집기는 젊은 선수들의 경기에서도 좀처럼 나오지 않는 가장 화려한 씨름 기술 중 하나다.

뒤집기를 선보이기로 미리 합의했느냐고 묻자 이 감독은 손사래를 쳤다.

손 전무가 이 감독의 위쪽에서 공격을 시도하자 본능적으로 뒤집기 기술이 나왔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 감독은 "나랑 손 전무가 출전 선수 중에서 최고 연장자고 가장 먼저 경기하는데, 미리 짜고 경기를 할 수는 없었다"며 각본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2달 정도의 꾸준한 운동으로 체중을 4㎏ 정도 줄인 것이 승리의 비결인 것 같다며 웃었다.

지난해 2월 설날씨름대회 결승전에서 한 선수가 다른 선수에게 돈을 받고 우승을 양보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씨름인들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날 출전한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이 감독과 손 전무가 약속된 움직임 없이 진검승부를 펼치자, 뒤따른 후배들도 양보 없는 혈투를 펼쳤다.

박광덕(41·사업)과 황대웅(43·사업), 황규연(38·현대삼호중공업 코치)과 이태현(37·용인대 교수), 이기수(46·사업)와 김용대(37·자영업)의 대결이 모두 한 치도 예측할 수 없는 명승부였다.

이 감독은 "이날 우리 경기를 보고 현역 선수들이 자극을 받아, 씨름계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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