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터 김정은, ‘무단 이탈’ 모니카에 쓴소리

입력 2013.12.04 (21:47)

수정 2013.12.0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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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들이 한국 농구를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외환의 슈터 김정은(26)이 팀을 무단 이탈한 모니카 라이트에 뼈 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2라운드 5순위로 하나외환에 지명받은 모니카는 3일 오전 돌연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떠났다.

통역에게 문자 메시지로 '긴급한 가정 문제'라고 알린 게 전부였다.

모니카의 야반도주에 하나외환은 그야말로 비상이었다.

당장 4일 오후 용인 삼성생명과의 정규리그 경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아침에 훈련하려는데 감독님이 모니카가 야반도주했다고 해서 농담이라고 생각했다"며 "솔직히 어이없는 일"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하나외환은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도 김정은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생명을 60-57로 꺾고 승리를 챙겼다.

김정은은 "여자 선수들은 아무래도 분위기에 휩쓸리는 게 사실"이라면서 "최대한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고 평정심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히려 나키아 샌포드가 40분을 뛰는 게 선수들에겐 혼돈이 덜 온다"며 "모니카가 들어오면 포지션상 헷갈리는 게 많았다"며 애써 긍정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김정은의 말대로 모니카는 한국에 좀처럼 정을 붙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선수들처럼 숙소 생활을 하지는 않았지만 평소에도 말수가 적고 훈련에도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정은은 "모니카가 답답해하고 외로워해서 우리 선수들도 안 되는 영어로 말을 많이 걸어주면서 노력했다"고 말했다.

올해엔 하나외환이 외국인 선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지만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시즌에는 청주 국민은행이 외국인 선수 리네타 카이저 때문에 마음고생 했다.

카이저는 국민은행이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놓고 다투던 2월 부상을 핑계로 경기에 뛰지 않은 날이 잦았다.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아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사실상 태업이 아니냐는 논란을 빚었다.

결국 카이저는 시즌 막판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김정은도 모니카 사태로 카이저 논란을 되새긴 듯했다.

김정은은 "모니카가 구단에 정확하게 이유를 얘기하고 갔다면 우리 구단이 보내줬을 것"이라며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 농구를 우습게 보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이런 일이 여자 농구에 없어야 할 것"이라며 "용병이 한국 농구를 쉽게 아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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