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여자 농구판을 주름잡은 스타들도 세월을 당해내진 못했다.
은퇴한 여자농구 선수 13명으로 구성된 'W레전드'는 5일 강원도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 이벤트 경기에서 연예인 농구팀에 51-59로 졌다.
W레전드에는 '바스켓퀸' 정선민, 전주원 춘천 우리은행 코치, 박정은 용인 삼성생명 코치, 유영주 KDB생명 코치, 정은순 KBS N 해설위원 등 이름만 들어도 화려한 선수들이 포진됐다.
상대는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인 '우리 동네 예체능'에서 농구를 하는 아마추어팀이었다. 가수 박진영, 존박, 신용재, 배우 서지석, 김혁, 모델 이혜정이 손발을 맞췄다. 이 팀의 코치로 있는 '코트의 황태자' 우지원도 뛰었다.
이름값만 보면 W레전드 팀 선수들이 몇 수위의 실력을 보여줘야 할 터였다.
그러나 이들도 벌써 은퇴한 지 적게는 1년, 많게는 10년이 넘은 탓인지 몸놀림이 예전 같지는 못했다.
전·후반 12분씩 진행된 경기에서 초반에 W레전드는 정은순의 연속 골밑 득점으로 10-6으로 앞서며 쉽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듯했다.
그러나 연예인 농구팀이 우지원을 투입하면서 경기 흐름이 급격히 뒤바뀌었다.
연예인 농구팀은 우지원의 연속 득점과 박진영, 김혁의 득점 가담에 힘입어 주도권을 가지고 왔다.
W레전드는 박정은의 연속 3점슛 3방으로 리드를 놓치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내외곽에서 슛을 얻어맞아 전반 종료 1분여를 남기고 25-26으로 역전당하고 말았다.
후반 들어서는 점수 차가 더욱 벌어졌다. W레전드는 존박, 이혜정, 신용재와 김혁에게 연속으로 2점슛을 내주면서 30-45까지 끌려갔다.
W레전드 선수들의 체력은 눈에 띄게 떨어져 보였다.
종료 5분여를 남기고 선수 5명을 전부 다 교체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급기야 유영주는 턴오버를 지적받고 코트 위에 드러눕는 '사태'까지 빚어 팬들에게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체력 부족으로 막판 공격을 제대로 시도하지 못한 W레전드는 막판 박정은의 3점슛으로 점수 차를 그나마 좁혔다.
경기 후 박정은은 "그간 경기에 뛰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오늘 한을 풀었다"며 "상대팀이 예능으로 나올 줄 알았는데 리얼이었다"며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