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 맘’ 김선옥 “아들이 조심하래요”

입력 2014.01.22 (20:21)

수정 2014.01.22 (20:22)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 중에는 유독 사상 처음으로 출전권을 따낸 종목이 많다.

여자 봅슬레이 2인승의 김선옥(34·서울연맹)과 신미화(20·삼육대)도 빼놓을 수 없는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2011년 대표팀이 구성된 여자 봅슬레이는 두 선수의 활약 덕에 올해 최초로 소치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특히 김선옥은 여섯 살배기 아들을 둔 엄마이면서 육상 단거리에서로 활약했던 이력까지 겹쳐 특별한 선수로 주목받는 이다.

미국·캐나다 전지훈련을 마치고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선옥은 가족을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원래 아버지께서 '엄마가 아이를 떨어뜨려놓고 운동을 할 수 있겠냐'며 반대를 많이 하셨다"면서 "하지만 아이가 '다치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응원하는 것을 보며 부모님도 감동을 받아 인정해주셨다"고 그간의 사연을 소개했다.

김선옥은 "아들이 봅슬레이 영상을 보고는 전화를 걸어 '엄마 뒤집어지면 안돼, 조심해'라고 주의를 주니 경각심이 생기더라"고 웃었다.

이어 "신랑의 외조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래 김선옥은 1998년 아시아선수권대회 대표로 출전할 정도로 기량을 갖춘 단거리 육상 선수였으나 2008년 출산 후 운동을 포기했다.

김선옥은 "출산 후 다시 운동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오랫동안 몸담아서 운동이 지긋지긋했다"고 과거를 돌아봤다.

하지만 우연히 봅슬레이를 접하고는 특유의 속도감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경기장에서 최고시속 130∼140㎞로 달리니 뒤집히곤 했는데, 그러면서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니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사라졌다"고 새로운 종목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봅슬레이에서 중요한 것은 힘과 순발력인데, 육상을 하면서 쌓은 주력이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선옥은 단 둘뿐인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에서도 '엄마' 노릇을 한다.

14살 어린 신미화와 짝을 이뤄 뛰는 것을 두고 그는 "딸 하나 키우는 마음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면서 "가끔 신미화가 '엄마'라면서 매달린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다 보니 이제는 눈빛만으로 마음을 읽는 파트너십이 생겼다"고 동료애를 표현했다.

마지막까지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 가슴 졸이는 경쟁을 벌인 김선옥과 신미화는 이제 사상 최초라는 이정표와 함께 소치 땅을 밟는다.

김선옥은 "평창올림픽 출전은 체력적으로 힘들 것 같다"면서 "현재 길을 닦는 선배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차 목표인 올림픽 출전을 달성했으니 이제 20등 안에 들어 결선격인 4차 레이스에 출전하는 것이 새로운 목표"라며 "소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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