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亞챔스 첫 승리 열쇠 된 ‘김신욱 발’

입력 2014.02.26 (11:51)

수정 2014.02.26 (21:41)

KBS 뉴스 이미지
국가대표 공격수 김신욱(26·울산 현대)이 올시즌 첫 프로 경기에서 역전승의 발판이 된 동점골을 터뜨리며 '월드컵의 해'를 활짝 열어젖혔다.

울산은 26일 호주 시드니의 파라마타 스타디움에서 웨스턴시드니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3-1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전반 초반 너무 이른 시점에 선제골을 내주고 한동안 공격 전개에 애를 먹던 울산은 전반 35분 터진 김신욱의 동점골로 전세를 단번에 뒤집었다.

큰 키를 활용해 볼을 따내는 능력과 최전방 파트너 하피냐와의 절묘한 호흡, 정확한 슈팅력이 어우러진 골로 시즌 첫 경기부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무엇보다 머리가 아닌 발로 골 행진의 서막을 열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경기 전부터 자신의 프로 데뷔전 승리의 열쇠로 '김신욱의 발'을 꼽았다.

아마추어와 실업 무대에서 '명장'으로 꼽히던 조 감독이지만 프로 데뷔전이 해외 원정 경기라는 점은 분명 부담스러웠을 법 하다.

조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기 위한 핵심 자원으로 주저없이 김신욱을 꼽았다.

조 감독은 울산을 맡으면서 공격축구를 구사하겠다고 선언했다. 롱 볼 위주의 단조로운 축구에서 벗어나 아기자기한 패스를 덧입히겠다고 했다.

김신욱의 '한 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득점 루트를 다변화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김신욱의 비중이 결코 낮아진 것은 아니었다.

김신욱은 이날 경기에서 득점보다는 2선까지 내려와 연계 플레이를 하는 데에 집중했다. 최전방보다는 섀도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다.

김신욱이 발이 느린 상대 중앙수비수를 몰고 미드필드 깊숙한 공간까지 내려오면 발이 빠른 하피냐와 김선민, 고창현 등이 측면에서 수비 뒷공간을 노린다는 게 조 감독의 전략이었다.

전반 43분 터진 고창현의 역전골은 김신욱이 만든 빈 공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 감독의 이 같은 '김신욱 활용법'은 그의 움직임을 2선까지 넓혀 연계 플레이에 적극 가담토록 해 효과를 본 홍명보 대표팀 감독의 전략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토니 포포비치 웨스턴시드니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신욱과 하피냐가 굉장히 위협적이었다. 기회만 오면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들이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조 감독은 "지난해와 올해 울산의 색깔은 큰 차이가 없다"면서 "김호곤 전 감독님이 좋은 선수를 남겨주셨고 나는 포장을 하는 역할"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