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멀티탭 축구’, 절반의 가능성 봤다

입력 2014.02.26 (09:01)

수정 2014.02.26 (21:41)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새 시즌 내건 '멀티탭 축구'가 시즌 개막전에서 절반의 가능성을 보였다.

포항은 25일 포항스틸야드에서 펼쳐진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1차전 세레소 오사카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지난해 빠르고 간결한 패스를 특징으로 하는 '스틸타카'로 정규리그, 대한축구협회(FA)컵 정상을 휩쓴 포항은 올 시즌 멀티탭 축구라는 새 모토를 내세웠다.

멀티탭 축구는 한 선수가 2개 이상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특징이다.

이는 비시즌에 선수 보강은커녕 전력 손실을 본 포항이 할 수 있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지난시즌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치른 포항은 올 시즌에도 용병을 영입하지 못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황진성, 노병준, 박성호 등 베테랑들은 잡지 못했다.

포항으로선 기용 선수 폭이 더욱 좁아진 셈이다. 얇은 스쿼드로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려면 선수 한 명이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날 포항은 전반에는 김승대와 이명주를 전방에 내세우고 고무열, 조찬호가 측면에서 지원하는 제로톱을 구사했다. 그러나 전반 10분 가키타니 요이치로에게 선제골을 빼앗겼고 이후 별다른 골 기회도 잡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포항은 후반 9분 배천석을 투입, 변화를 모색했다. 포항은 배천석을 원톱으로 쓰고 이명주를 중앙 미드필더로 내렸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후반 15분 배천석의 동점골로 회생한 포항은 이후 더 많은 골 기회를 만드는 등 경기를 주도했다.

전·후반 경기력이 극명하게 대비된 것이다.

이에 황선홍 포항 감독은 "나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황 감독은 "스쿼드가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각 선수가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며 "선수들이 새 전술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어렵지만 인내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명주나 김재성에게는 멀티탭 축구의 핵심으로 더 많은 역할을 당부하기도 했다.

황 감독은 "이명주를 많이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명주가 밑에 서는 게 효과적일 수 있지만 때로는 위에도 서야 한다"며 "앞으로도 이명주가 전방에 서는 상황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성에 대해서도 "김재성이 제일 어울리는 포지션은 더블볼란테지만 때로는 측면도 서야 한다"며 "3∼4포지션을 소화하는 등 팀에 많이 필요한 선수"라고 설명했다.

첫 경기에서 멀티탭 축구의 절반의 가능성을 본 황선홍 감독은 "첫 경기에 나온 문제점을 보완해서 리그를 준비하겠다"고 짧게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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