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백정현·배장호, 5선발 진입 눈앞

입력 2014.03.20 (08:29)

수정 2014.03.2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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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힐 듯 잡히지 않던 '선발 한 자리'가 눈에 보인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스 8년차 왼손 백정현(27)과 롯데 자이언츠 9년차 사이드암 배장호(27)가 5선발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마지막 실전 테스트를 앞둔 이들은 2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일 수 있다"며 "시범경기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백정현은 슬라이더, 배장호는 스플리터로 무장했다.

백정현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두 차례 선발 등판해 8⅔이닝 3피안타 1실점,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수 J.D. 마틴의 허벅지 부상으로 공석이 된 선발 한 자리를 두고 "차우찬과 백정현을 경쟁시키겠다"고 선언한 류중일 삼성 감독은 백정현의 호투에 고무된 눈치다.

류 감독은 "백정현이 선발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구위와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였다"고 칭찬했다.

2007년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입단한 백정현은 140㎞ 중후반까지 나오는 빠른 공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09년까지 1·2군을 오가는 유망주에 머물렀고, 2010년 삼성 1군 불펜투수로 자리 잡았지만, 2011년 4월 왼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으며 다시 뒷걸음질쳤다.

백정현은 "'이제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조금 알겠다'고 느꼈을 때 부상을 당해 정말 막막했다"고 떠올렸다.

부상과 재활을 견딘 그는 이제 삼성 선발을 노린다.

백정현은 아직 1군 정규시즌에서 선발로 나선 적이 없다.

하지만, 한결 날카로워진 슬라이더의 각이 백정현에게 자신감을 안겼다.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는데, 시범경기에서 슬라이더가 잘 통했다"며 "슬라이더로 헛스윙 유도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절실함은 백정현의 또 다른 무기다.

백정현은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며 "정말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정현은 21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넥센 히어로즈와 시범경기에서 마지막 시험대에 오른다.

사이드암 배장호의 '신무기'는 정민태 코치가 전수한 스플리터다.

배장호는 "마무리 캠프에서 정 코치님께 스플리터를 배웠고, 시범경기부터 던지고 있다"며 "아직 손에 익지는 않았지만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장호는 사이드암 특유의 움직임이 많은 직구(포심 패스트볼)와 횡으로 변하는 슬라이더를 던졌다.

여기에 간절하게 원했던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장착하면서 배장호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구위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라며 "선발로도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배장호를 높게 평가했다.

2006년 롯데에 입단한 그는 2011년까지 자신을 '롯데의 13번째 투수'라고 불렀다.

'투수 엔트리가 12명으로 줄면 언제든 2군에 내려갈 수 있는 중간계투'라는 의미였다.

2012년과 2013년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선발로 나설 기회가 많았고, 자신감도 키웠다.

지난해 배장호는 퓨처스리그에서 3차례 완투를 했다.

그는 "군 입대 전에는 중간계투로만 나서 '긴 이닝'에 대한 감이 없었는데, 상무에서 긴 이닝을 던지며 '120개까지는 자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할 때까지만 해도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대해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5선발 후보'로 언급되니까, 긴장도 되고 욕심도 생기더라"며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배장호는 22일 울산 문수구장 개장 경기인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최종 모의고사를 치른다.

배장호는 "나에게는 정규시즌 경기나 다름없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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