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믿을맨’ 최영필 “자신있게 던진다”

입력 2014.06.07 (08:27)

수정 2014.06.07 (17:20)

"이 정도 던질 자신은 있으니까 도전했죠."

쏟아지는 축하 인사에도 KIA 타이거즈 오른손 불펜투수 최영필(40)은 무덤덤했다.

최영필은 불혹의 나이에 현역으로 재도전해 KIA 불펜의 핵으로 활약하고 있다.

6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최영필은 "잘 던지고 있는 건가"라고 물으면서 "이 정도 던질 자신은 있으니까 다시 도전하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최영필은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서 10회 마운드에 올라 2이닝 3피안타 무실점 3탈삼진을 기록하며 2012년 7월24일 대구 삼성전 이후 681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최영필은 "이렇게 하려고 현역으로 돌아왔다"고 웃었다.

선동열 KIA 감독은 "최영필이 자신 있게 투구한다"며 "승부를 피하지 않는 대범한 모습을 후배들이 배웠으면 한다"고 칭찬했다.

지난 3월 20일 신고선수 신분으로 KIA에 입단해 규정상 6월 1일부터 1군 무대에 뛸 수 있었던 최영필은 정식 선수 등록일이 되자마자 1군에 진입했고 3경기에서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1승 1홀드를 올렸다.

최영필은 "나 하나로 인해 팀 투수진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몸을 낮추면서도 "감독님께서 나이 마흔이 넘은 선수를 믿고 써주셨다. 당연히 보답해야 하고 보답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역 복귀를 준비할 때 '어렵지 않겠나'라고 걱정하신 분도 계셨는데 현역으로 돌아왔고 지금은 1군에서 던진다. '나이 들어서 안 된다'는 시선을 바꿔놓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최영필은 1997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고, 2001년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됐다.

2010년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계약에 실패해 2011년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었다.

2012년 SK 와이번스에 입단했지만 지난해 시즌 종료 뒤 방출됐다.

그의 개인 통산 성적은 394경기 37승 56패 14세이브 24홀드, 평균자책점 5.02에서 멈출 뻔 했다.

하지만 최영필은 3월 중순 KIA에서 입단테스트를 치렀고 연봉 7천만원에 입단 계약을 했다.

KIA에 입단하기 전 최영필은 모교 경희대에서 인스트럭터로 일하며 개인 훈련을 병행했다.

짧게나마 '사제의 연'을 맺은 경희대 선수들은 최영필의 복귀 첫승 소식에 문자 메시지와 전화로 축하를 전했다.

최영필은 "인스트럭터 시절 경희대 선수들에게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기회가 온다'고 강조했다"고 떠올리며 "경희대 제자들을 위해서라도 꼭 성공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내 나이가 되면 프로에서도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야 한다. 그런데 마운드에서 내가 먼저 흔들리면 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최영필은 "표면적인 성적은 괜찮지만 아직 내가 원하는 구위는 나오지 않았다"며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투수는 '곧 죽어도 정면승부'"라고 외쳤다.

최영필의 인생을 건 정면승부는 지금까진 성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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