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스리런’ 서건창, 43일만 시즌 3호포

입력 2014.06.07 (20:58)

수정 2014.06.07 (22:29)

정교함과 빠른 발을 무기로 신고선수 신화를 쓴 서건창(25)이 모처럼 배트를 크게 휘둘렀다.

배트를 짧게 쥐는 서건창은 비거리를 늘리려고 몸을 더 크게 흔들었고, 타구는 담을 넘어갔다. 하지만 그는 심판이 '홈런 사인'을 내기 전까지 전력을 다해 뛰었다.

서건창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 4-4로 맞선 6회말 2사 1·2루,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시속 147㎞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좌월 3점포를 쏘아 올렸다.

4월 24일 목동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43일 만에 나온 서건창의 시즌 3호 아치는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됐다.

넥센은 이날 두산을 9-7로 꺾고 두산전 3연승을 이어갔다.

서건창의 개인 기록도 쌓였다. 1회와 5회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고 3회 볼넷을 얻은 서건창은 6회 3점 홈런으로 5월 2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시작한 연속 경기 안타 행진을 13경기로 늘렸다.

경기 뒤 만난 서건창은 "늘 타석에 서면 집중해야 하지만 (6회 상황이) 정말 긴박했기 때문에 더 집중했다"며 "(허문회)타격코치님께서 '자신 있게 스윙하라'고 하셨고, 나도 힘껏 스윙했다"고 6회말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타구가 멀리 갔지만 홈런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일단 전력 질주했다"고 웃었다.

그만큼 서건창에게 홈런은 낯설다. 서건창은 2012년 한 개의 홈런만 쳤고, 지난해에는 단 한 번도 외야 펜스 밖으로 공을 넘기지 못했다.

서건창은 "내가 힘으로 승부하는 타자는 아니지만 스프링캠프 기간에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님의 조언에 따라 힘을 키우려고 노력했다"며 "홈런 3개도 그 덕에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은 서건창의 도약기다.

서건창은 광주일고를 졸업하던 2008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해 신고선수로 LG에 입단해 1군까지 올라갔지만 2009년 방출 통보를 받았다.

팔꿈치 수술과 육군 현역병 입대 등 고난을 뚫고 2011년 11월 테스트를 통해 넥센에 입단했다.

불운이 발목을 잡을 때마다, 서건창은 '전력질주'로 새로운 길을 찾아냈고 2012년 프로야구 정규시즌 신인왕에 올랐다.

지난해 부상과 부진이 겹쳐 86경기에만 나서 타율 0.266에 그친 서건창은 올해 7일 현재 타율 0.373의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서건창은 "2013년에도 준비를 꽤 많이 했는데 성적이 나지 않았다"며 "올해는 많은 분의 조언을 듣고, 함께 고민하면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제 확실한 프로야구 1군 주요 선수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서건창은 전력 질주한다.

서건창은 그렇게 살아남았고, 지금도 전력으로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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