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역사’ 쓴 삼성 왕조 성벽 굳건

입력 2014.11.11 (22:11)

수정 2014.11.11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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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가 프로야구 역사에 오래도록 남을 '왕조'의 성벽을 더 높게 쌓았다.

삼성은 11일 막을 내린 한국시리즈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4승 2패로 격파하고 마침내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의 금자탑을 완성했다.

2011년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를 동시에 제패한 이후 4년째, 어느 팀도 삼성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전·후기리그를 없애고 1989년 단일 시즌제를 도입한 이래, 양대리그를 시행한 1999∼2000년을 제외하고 4년 연속으로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정상을 모두 정복한 팀은 지난해까지 없었다.

정규리그에서는 해태 타이거즈(1996∼1997년), 현대 유니콘스(2003∼2004년), SK 와이번스(2007∼2008년)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3연패조차 이르지 못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해태 타이거즈가 전·후기리그제가 시행되던 시기를 포함해 1986∼1989년 4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에도 해태가 정규리그에서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1988년(전·후기 모두 우승)뿐이었다.

2005∼2006년 2년 연속으로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일궈낸 삼성은 3년째에 신흥 강팀 SK가 떠오르자 잠시 숨을 골랐다가 2011년부터 다시 새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2년만 연속 우승해도 선수들의 목표 의식이 흐려지고 경쟁자들의 도전이 거세지기 십상이지만, 철저한 시스템을 구축한 삼성은 앞선 '왕조'들이 겪은 부침을 반복하지 않았다.

4년간의 역사에서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보란 듯이 이겨내고 자리를 지켰다.

이전의 최강팀이던 SK를 반복해 무너뜨린 2011∼2012년이 새 왕조의 성립을 알린 '정권 교체기'였다면, 이어진 2년은 고비를 이겨낸 '수성기'였다.

내·외에서 닥쳐온 도전은 거셌다.

지난해에는 준플레이오프부터 치고 올라온 두산의 기세에 왕좌를 내줄 뻔했으나, 역대 최초로 1승 3패의 벼랑 끝에서 3연승을 거두고 정상에 오르는 기적을 일궜다.

올 시즌에는 전력 누수가 컸다.

늘 팀의 우승을 지켜 온 마무리 투수 오승환(한신)이 일본으로 떠났고, 빈자리를 채우러 미국에서 돌아온 임창용은 기대만큼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그럼에도 삼성은 빠져나간 전력을 베테랑의 활약과 새 얼굴로 채워 넣으며 정규리그 4연패를 달성했고, 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만 4명을 배출한 넥센의 도전까지 4승 2패로 막아내고 4번째 왕좌에 등극했다.

이제 2년 연속도 어렵다는 통합 우승을 4년째 이어간 삼성이 프로야구사를 새로 쓴 '왕조'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물론, 위기의 징후는 태평성대에 나타나는 법이기에 삼성의 미래를 마냥 장담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탁월한 육성 시스템을 바탕으로 구축한 탄탄한 시스템이 뒷받침된 만큼 삼성은 어떤 도전이 이어지더라도 더 강한 모습으로 응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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