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루도고레츠(불가리아) 수문장 블라디슬라프 스토야노프 앞에 섰다.
호날두로서는 두 달 전 부끄러운 기억이 아른거릴 법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10월 2일(이하 한국시간) 불가리아 라즈그라드의 루도고레츠 아레나에서 열린 루도고레츠와의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전반 11분 페널티킥을 얻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앞서 전반 6분 루도고레츠에 선제골을 빼앗겼다. 이른 시간내 동점을 만들 절호의 기회였다.
키커는 호날두. 올 시즌 쾌조의 골 감각을 과시하는 그였다. 실축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호날두가 골문 왼쪽 아래를 겨냥해 힘차게 찬 공은 스토야노프의 손에 제대로 걸리고 말았다.
다행히 호날두는 이후 스스로 얻은 페널티킥을 전반 25분 성공해 면을 세웠다.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32분 카림 벤제마의 결승 골이 터지며 루도고레츠의 반격을 힘겹게 따돌렸다.
2개월이 흐른 10일 호날두는 스페인 마드리드 안방에서 다시 루도고레츠를 상대하다가 전반 20분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다.
레알 마드리드 토니 크루스가 오른쪽 코너에서 올린 코너킥을 문전에서 라파엘 바란이 헤딩으로 떨궜다. 공이 골 그물로 빨려 들어가던 순간 루도고레츠 미드필더 마르셀리뉴가 왼쪽 팔을 뻗어 공을 막으며 핸드볼 파울이 선언된 것이다.
키커는 역시 호날두였다.
호날두는 골대 중앙을 향해 가볍게 공을 차 넣었다.
두 달 전 맞대결에서 호날두의 첫 페널티킥 시도를 저지한 스토야노프는 이번에는 완전히 속아 넘어갔다.
자신의 왼쪽으로 몸을 날린 스토야노프는 호날두의 골이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힘없이 몸을 일으켜 세워야만 했다.
이날 골로 호날두는 UEFA 챔피언스리그 통산 72골을 쌓았다.
라울 곤살레스(71골·스페인)를 넘어 챔피언스리그 통산 득점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이제 호날두 앞에는 리오넬 메시(74골·바르셀로나) 밖에 남지 않았다.
둘이 따라잡고 따라잡히는 형국이 반복하는 모양새인 만큼 호날두가 역전으로 메시의 신기록을 넘을 가능성은 적지 않다.
일단 레알 마드리드가 조별리그에서 6전 전승을 거두며 쾌속질주하고 있다는 점이 호날두에겐 든든하다.
16강부터는 토너먼트라는 점을 고려하면 팀이 잘 나갈수록 경기 수는 많아진다. 선수들에겐 골 기회가 늘어나는 셈이다.
조별리그를 먼저 마친 호날두는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16강 1차전은 내년 2월 18∼19일, 26∼27일께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