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 삼총사 “우린 경쟁자이기 전에 가족”

입력 2014.12.29 (17:16)

수정 2015.01.0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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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룡(29·수원 삼성),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 김승규(24·울산 현대) 등 골키퍼 삼인방은 팀워크를 강조했다.

이들은 비슷한 나이대, 경기력, 실전 감각 때문에 누가 다음 달 개막하는 아시안컵에서 선발로 낙점될지 모르는 살얼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29일 한국 축구 대표팀의 훈련이 열린 호주 시드니의 매쿼리 대학 스포트 필드에서 만난 이들 골키퍼는 긴장 속에 애써 여유를 찾으며 서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 정성룡 "탈락한 골키퍼 몫까지 하고파"

정성룡은 올해 브라질 월드컵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가 최근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A매치에 64차례나 출전해 김진현, 김승규보다 경험이 풍부하다. 64실점으로 평균 1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특급 골키퍼다.

정성룡은 알제리와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4실점한 뒤 전열에서 배제된 아픔을 안고 있다.

월드컵이 졸전과 실패로 막을 내린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눈치 없이 즐거운 글을 올렸다가 설화를 부르기도 했다.

정성룡은 "브라질 월드컵 뒤에 깊은 슬럼프가 있었지만 좋지 않은 생각보다 좋은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 버티다가 결국 대표팀에 복귀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팀에서 주전경쟁은 부담스러운 게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며 "그렇지만 우리 골키퍼들은 함께 상대를 분석하고 연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성룡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이범영(부산 아이파크), 권순태(전북 현대)의 슬픔을 위로할 수 있도록 그들을 몫까지 투혼을 불사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2002년 런던올림픽에서 신들린 선방을 펼친 이범영, 지난 시즌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에서 평균 0.56실점을 기록한 권순태는 막판 아시안컵 경쟁에서 탈락했다.

◇ 김진현 "경쟁 피할 수 없지만 우린 가족"

김진현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한 뒤 경기력이 따로 재조명되는 골키퍼다.

그는 슈틸리케호 출범 후 4경기에서 유일하게 2경기를 소화했다.

시험대에서 보여준 경기력과 받아낸 기록도 우수했다.

김진현은 지난 10월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적장의 찬사를 받을 정도의 슈퍼세이브를 연발했고, 11월 이란과의 평가전에서는 주심의 애매한 판정 때문에 1실점했으나 선전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김진현은 아시안컵 출전을 놓고 벌어지는 불가피한 경쟁과 곁눈질을 그라운드에 국한한지 오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상에서 우리는 가족이자 친구"라며 "하지만 훈련장에서는 경쟁의식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안컵에서 누가 경기에 나설지는 감독만 알겠지만 훈련장에서 우리는 모두 온 힘을 쏟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승규 "누가 출전해도 우리는 서로 응원한다"

김승규는 올해 브라질 월드컵,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아시안컵까지 메이저대회에 세 차례 연속으로 출전한다.

그는 올해 벨기에와의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세이브 7개를 기록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큰 힘을 보탰다.

김승규는 "아시안컵 출전이 큰 영광이지만 동시에 국민의 기대가 크기 때문에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경쟁을 다른 골키퍼들처럼 당연하게 여겼다.

김승규는 "대표팀에 발을 들이면 피할 수 없는 게 경쟁"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경쟁자이기 전에 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누가 경기에 나서더라도 나머지 둘은 출전자를 응원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대회에서 골키퍼 덕분에 이겼다는 얘기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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