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교훈·겉도는 단속…‘안전 불감증’ 여전

입력 2014.12.30 (21:25)

수정 2014.12.30 (22:14)

<앵커 멘트>

세월호 참사 이후 선박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교훈, 벌써 잊혀지고 있는 걸까요?

안타깝지만 안전불감증은 여전했고, 당국의 단속은 겉돌고 있습니다.

박상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목포항에 동이 트자, 차량들이 줄지어 다도해 섬을 오가는 배에 오릅니다.

차량 십여 대가 배에 가득 실렸지만 바퀴를 나무 조각으로 대충 괘놓은 게 전부입니다.

<녹취> 여객선 관계자 : "오늘은 날이 조용하고 그러니까... 원래는 묶어야 하는데..."

다른 선박도 규정을 어기고 화물을 묶는 고박 장비를 쓰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여객선 관계자 : "차 아끼고 그런 사람들은 뭐라고 해요 욕하고..."

<녹취> "(차 묶으려고 하면요?) 예, 흠이난다고..."

세월호 참사 직후, 여객선마다 차량 앞 뒤를 줄로 단단히 고정하고, 안전 장비를 꼼꼼히 챙겼던 모습과는 대조적입니다.

낚싯배 안전 관리는 더욱 허술합니다.

소화기는 가스 충전이 제대로 안 됐거나 녹이 슨 채 한쪽에 방치돼 있습니다.

구명줄은 너무 낡은 데다 튜브 역할을 하는 구명 부환도 탑승 인원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안전 의식이 느슨해지면서 지난 9월에는 전남 홍도에서 유람선 좌초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기상 악화에도 선장은 무리하게 운항을 강행했고, 구명벌은 펴지지 않아 세월호 판박이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현장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 정부 조직 개편으로 해양경찰이 맡아온 여객선 안전 관리 업무가 지방해양항만청으로 이관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습니다.

<녹취> 목포지방해양항만청 관계자 : "여객선 안전 관리 업무가 항만청으로 임시로 이관된 거죠. 단속 업무 같은 경우는 경찰이 하는게 맞죠, 항만청 같은 경우는 안전 점검이나..."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여전한 현장의 안전 불감증과 겉도는 단속이 해난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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