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현장] 안전 설비 미흡…‘국지적 안개’에 방심

입력 2015.02.11 (23:07)

수정 2015.02.12 (00:21)

<앵커 멘트>

서해대교 추돌사고 이후 안개 특보제가 시행된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시험 운용만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상습 안개 발생 도로에 대한 안전 대책에 문제가 큽니다.

사회2부 신선민 기자와 짚어보입니다.

<질문>
먼저, 영종대교에 낀 안개가 얼마나 심했던 겁니까?

<답변>
네, 사고 목격자들은 한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안개가 심했다고 말합니다.

사고 당시 영종 대교의 가시 거리는 10미터에 불과했습니다.

사고 당시 CCTV입니다.

통행 차량들이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로 뿌연데요.

최근 기온이 오르면서 따뜻해진 공기가 찬 바닷물과 만나면서 짙은 해무가 형성됐고, 이 안개가 서풍을 타고 영종 대교를 덮친 겁니다.

<질문>
이렇게 안개가 심했다면 운전자들은 당연히 속력을 줄여야 할텐데.

사고 차량들이 충분히 감속을 하지 않았다고요?

<답변>
네, 짙은 안개에도 불구하고 운전자들이 속도를 줄이지 않았던 것이 사고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인터뷰> 최재영(교수/도로교통공단) : "이번 경우에도 지금 과속이 하나의 주요 원인으로서 지금 나오고 있는데요. 안갯길에는 평상시와 같이 운전자들이 위험성을 인지 하지 못하고, 과속하는 경향이 상당히 많습니다."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 국지적인 안개도, 운전자들의 방심을 키운 걸로 보입니다.

사고 차량에서 찍힌 블랙박스 화면인데요.

안개 속에 들어갔다 곧바로 벗어났다, 다시 안개 속에 들어갑니다.

있다 없다를 반복한 안개의 국지적인 속성 때문에 상당수 운전자들이 감속 필요성을 덜 느꼈던 걸로 보입니다.

<질문>
영종 대교에 안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시설은 얼마나 갖춰져 있었습니까?

<답변>
예, 평소에 해무가 잦은 영종대교지만, 안개 관련 안전시설은 미흡했습니다.

화면으로 보시는 것이 인공 바람으로 안개의 농도를 낮추는 '안개 소산 장치'라는 장빕니다.

지난 2006년 29중 추돌사고가 있었던 서해대교 등엔 설치가 돼있지만, 영종대교엔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안개 사고를 막기 위한 의무 사항을 담은 법규도 미비해 지자체나 도로 운영 사업자들이 안전 장비 확충을 소홀히 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오락가락 해무가 잦은 영종도를 지나실 때, 운전자들은 무조건 서행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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