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갈린 쿠바…‘특급’ 레오 위에 ‘괴물’ 시몬!

입력 2015.04.01 (21:19)

수정 2015.04.01 (21:26)

KBS 뉴스 이미지
권불삼년(權不三年,아무리 막강한 권력도 10년 못 간다는 말)이었다.

최근 두 시즌 프로배구를 평정하며 영원할 것만 같았던 레오가 지고 시몬이라는 새 영웅이 코트의 지배자로 우뚝 섰다.

'쿠바산 몬스터' 로버트랜디 시몬(OK저축은행)이 '쿠바 특급' 레안드로 레이바 마르티네스(레오·삼성화재)와 벌인 자존심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고 프로배구 정상을 밟았다.

시몬은 1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21점을 쏟아내며 OK저축은행의 3승 무패 우승을 이끌었다.

1차전 25득점, 2차전 24득점에 이어 이날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친 시몬을 앞세운 OK저축은행은 창단 두 시즌 만에 챔피언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시몬은 특히 레오의 공격을 다섯 차례나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최강 센터의 위용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2012-2013시즌과 2013-2014시즌 정규리그 및 챔프전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최고 용병 레오를 믿고 8년 연속 챔프전 우승을 겨냥했던 삼성화재로서는 역사의 한 장을 마감하는 날이었다.

세계 최고의 센터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시몬은 한국 무대에 등장하던 첫 순간부터 화제를 모았다.

레오가 좌지우지하던 한국 프로배구의 판도를 뒤흔들 주자로 손꼽혔다.

지난해 10월 21일 1라운드에서 OK저축은행이 43점을 터뜨린 시몬을 앞세워 26점에 그친 레오의 삼성화재를 잡았을 때는 기대가 극에 달했다.

두 선수 간에는 같은 쿠바 출신으로 벌이는 자존심 싸움의 기류도 팽팽했다.

시몬은 쿠바의 배구 엘리트 코스를 착실하게 밟아온 선수로, 마이클 산체스(대한항공) 등 같은 길을 걸어온 이들과 사석에서도 잘 어울렸다고 한다.

반면 레오는 삼성화재에 입단해서야 진가를 드러내며 한국 무대 최고의 선수로 떠올라 시몬 등과는 다른 궤적의 배구 인생을 살아왔다.

그 때문에 둘은 누가 쿠바와 한국 최고의 배구 선수인지를 놓고 알게 모르게 신경전을 펼쳤던 것이 사실이다.

정규시즌 전체로 보면 관록의 레오와 삼성화재가 우세했다.

삼성화재는 OK저축은행과 맞대결에서 4승 2패를 기록했다. 특히 순위 결정의 분수령이 됐던 4, 5라운드 경기에서 승리하며 정규리그 4연패를 달성하는 교두보를 OK저축은행전에서 놓을 수 있었다.

레오는 그럴 때마다 시몬이 버틴 OK저축은행 진영을 공략하며 포효했다.

그러나 정규시즌에서 한 수 접었던 시몬은 한 시즌의 가장 중요하고도 결정적인 순간인 챔피언결정전에서 레오에 판정승을 거두고 최후의 승자가 됐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