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박병호, MLB 진출 경쟁구도 돌입

입력 2015.11.03 (13:27)

수정 2015.11.0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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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 12에서 대표팀의 4번 타자 자리를 다투는 이대호(33)와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가 이제는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이대호는 3일 반얀트리 클럽 & 스파 서울에서 진행된 귀국 기자회견에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이대호는 일본 진출 4년 만인 올해 개인 최다인 31홈런 98타점을 기록하며 만개한 기량을 맘껏 뽐냈다. 일본시리즈에서는 타율 5할(16타수 8안타)에 2홈런 8타점을 수확하며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2년 연속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극심한 투고타저가 지배하는 일본프로야구에서 30개가 넘는 홈런을 쳐내고, 일본시리즈에서 MVP에 오른 이대호의 화려한 성적은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만하다.

하지만,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이대호는 경우에 따라서 박병호의 앞길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이대호와 박병호 모두 3루수도 소화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주 포지션이 1루수라는 점에서 두 선수는 같다.

이대호는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파워히터인 박병호와는 달리 특유의 부드러운 스윙으로 변화구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이 차별화되지만, 메이저리그의 시선에서는 아시아의 오른손 거포라는 점에서 박병호의 대체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더군다나 지난 2일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절차를 밟은 박병호의 경우 메이저리그 구단은 협상권을 얻기 위해 포스팅 비용을 따로 지불해야 하는 것에 반해 이대호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라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대호가 훨씬 손쉬운 협상 상대로 여길 수 있다.

여기에 한국프로야구보다 수준이 높은 것으로 인식되는 일본프로야구에서 4년간 꾸준한 성적으로 검증된 이대호는 서른 중반에 다다른 나이와 높은 몸값만 아니라면 안전한 선택으로 간주할 여지는 충분하다.

이대호는 일단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병호가 나 때문에 피해를 보거나 반대로 내가 피해를 보는 상황은 없으리라 생각한다"며 "같이 좋은 팀에 가서 미국에서 결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대호의 전격적인 메이저리그 진출 선언으로 박병호에게 집중된 메이저리그의 시선은 분산되고, 두 선수의 이후 계약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거포 박병호와 한국에 이어 일본까지 평정한 이대호가 이제 한국인 최고의 거포라는 자존심을 걸고 흥미진진한 장외 대결을 펼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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