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영장 발부 직후, 직접 써 둔 입장문을 SNS에 올렸습니다.
침통한 심경이 드러났고, 또 <재판을 통한 반격의 의지>로 읽힐 수 있는 대목도 있었습니다.
장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누굴 원망하기보다는 모든 것이 내 탓이라는 심정이다."
직접 쓴 입장문은 이렇게 회한으로 시작합니다.
이어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다"라며 괴로움을 토로했습니다.
등 돌린 측근과 형제에 대한 원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입장문에는 측근에 대한 걱정도 담겨있습니다.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라고 호소했습니다.
"재임 중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금융위기를 극복했다"라고 자평했습니다.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라고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희망을 얘기하면서 입장문을 끝맺습니다.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최창렬/용인대 교양학부 정치학 교수 : "이 사건을 (정치적) 프레임화하려는 나름의 유추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지층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이 전 대통령은 영장심사 전날인 21일 새벽 442자, 편지지 3장 분량의 입장문을 썼습니다.
페이지 숫자까지 직접 써넣은 입장문은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 8분 만에 SNS에 게재됐습니다.
이 전 대통령 입장문에는 만 개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