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년 10개월만에 열린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어제 끝났습니다.
기약없는 작별 인사에 끝내 오열을 터뜨린 남북의 가족들, 그리움을 담아 작성한 시를 건네며 석별의 정을 나눴습니다.
허효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2박 3일이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결국 찾아온 이별, 만나는 순간부터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나옵니다.
이산가족 상봉에 참석한 남북의 시인들은 애끓는 마음을 시에 담아 표현했습니다
4살 때 헤어진 사촌 누이, 시인의 눈에는 그모습, 그대롭니다.
["아직도 네 눈빛에 어리던 푸른 하늘과 네 볼우물에 일던 그 귀여운 미소는 여전하구나. 종주야. 내 사랑하는 동생아."]
북측 량차옥 씨는 고향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지은 시를 자매들에게 전했습니다.
["우리 엄마 어데가고 너만 홀로 피느냐. 너만 보면 엄마생각 너만 보면 고향생각."]
그 언젠가를 기약하며 북측의 사촌형은 자신의 시계를 풀어줬습니다.
[이영호/50살/남측 조카 : "(사촌) 형님이 시계를 보면서 앞으로 통일될까지 건강하게..."]
버스로 향하는 발걸음.
[심인자/76살/남측 조카 : "70년 만에 겨우 만났는데 어떡하면 좋아..."]
[윤병석/91살/북측 삼촌 : "이제 통일이 눈앞에 보여."]
차마 보낼 수 없어 그대로 무너지고 맙니다.
큰 절을 올리는 남측 가족과 창문 틈으로 흔드는 북측 가족의 손.
기약없는 만남을 뒤로 한 채 버스는 상봉장을 떠났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