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이수일씨의 자살 동기을 놓고 강압수다 죄책감이다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대검은 이런 저런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진상 조사에 나섰습니다.
곽희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검찰은 오늘 대검 공안부장을 단장으로 이수일 씨 자살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단을 급히 꾸렸습니다.
<인터뷰>강찬우(대검 공보관) : "무리한 수사가 있었는지 여부, 정확한 사인 등을 철저히 규명하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 씨가 지난 11일 세 번째 검찰 조사를 받다 김은성 전 차장에게 '죽고 싶다'는 말을 몇 차례 되풀이 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 씨는 김 씨에게 "죽을 만큼 힘들다", "왜 2차장에 갔는지 모르겠다"라고 한 뒤, "자신이 배반자가 된 것 같다"며 "차라리 죽겠다"고 말했습니다.
변호인 등 신 씨 측근들도 "이 씨가 굉장히 괴로워 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 주변에서는 이 씨가 신건 전 원장과 국정원에 불리한 진술을 한 것에 대한 인간적 자책감이 자살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진술로 학교 선배이자 직속상관인 신건 전 원장이 구속되고, 검찰 수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압박할 개연성이 높아지자 중압감을 이기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검찰관계자는 또 "이 씨가 국정원 차장 부임 뒤 한달만에 도청 사실을 알고도 근절시키지 못한 죄책감도 자살의 한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강직한 성격의 이 씨가 오랜 공직 생활에 이어 대학총장으로 재직하면서 검찰 조사를 받는 심리적 부담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곽희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