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른바 '계엄 비선' 의혹을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계엄 사흘 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만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이른바 '햄버거 회동'에 이어 또 다시 사전 모의 정황이 드러난 셈인데, 노 전 사령관이 어디까지 관여했는지 검찰은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영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한남동 소재 국방부 장관 공관.
비상계엄의 '핵심인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를 만납니다.
이날은 비상 계엄 선포, 불과 사흘 전이었습니다.
정보사령부 관계자들과의 이른바 '햄버거 회동'에 이어,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김 전 장관과 직접 대면한 정황이 드러난 겁니다.
앞서 검찰은 같은 날 김 전 장관이 여 사령관에게 "계엄이 선포되면 국회에 방첩사 요원들을 보내고, 선관위에 가서 부정선거 증거가 담긴 데이터를 갖고 오라"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 두 사람이 만난 이날, 선관위 서버 확보 등 계엄 관련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앞서 경찰은 노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에 김용현 전 장관과 계엄 사전 논의를 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의 회동 다음날, 정보사령부 관계자들과 노 전 사령관의 이른바 '햄버거 회동'이 있었고, 계엄 당일엔, 다시 김 전 장관이 "노상원과 이야기하라"란 전화를 했습니다.
검찰 등은 선관위 서버 확보 시도 등에 노 전 사령관이 깊숙하게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같은 정황을 포착한 검찰은 구속된 여 사령관에게 당시 공관 상황에 대해 "노 전 사령관과는 안부 인사만 나눴고, 공관 내 다른 장소에서 김 전 장관과 계엄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며 "김 전 장관에게 지시를 따를 수 없다며 언쟁을 벌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검찰은 김 전 장관과 여 사령관을 추가 조사하는 한편, 김 전 장관의 공관에 드나든 추가 인물이 또 있는지 살필 방침입니다.
KBS 뉴스 김영훈입니다.
촬영기자:유현우/그래픽:채상우/영상편집:김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