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공격 받은 홍장원, 말 바꾼 김현태…하지만 [헌재의시간]③

입력 2025.03.01 (13:00)

수정 2025.03.01 (15:16)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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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의시간③] '거짓말' 공격받은 홍장원, 말 바뀐 김현태…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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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의시간]④ ‘복심’ 이상민, ‘동기’ 김용빈…답변은 180도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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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의 시간⑦] '질서 회복' 강조한 국회 측...속도전에 놓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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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헌재에 출석한 계엄군 가운데 비교적 상세하게 기억을 되짚은 증인도 있었습니다.

6차 변론에 나온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은 계엄 당일 자신이 받은 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정확히 맞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당시는 국회 본관 안에 작전 요원들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국회의원이라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문을 부수고서라도 들어가라'는 윤 대통령 지시도 확인했습니다.

윤갑근 변호사 - 곽종근 전 사령관 (2/6, 6차 변론)
"'문을 부수고서라도 들어가라'는 말을 누구한테 들었습니까?"
"그건 대통령이 말씀하신 겁니다."

육군 중장 출신인 신원식 안보실장도 7차 변론에 나와, 지난해 3월 말에서 4월 초쯤 삼청동 안가에서 열린 회동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증언했습니다. 안가에서는 윤 대통령이 '비상한 조치'를 언급해 "썩 유용한 방법은 아니다", "어떤 경우든 적절하지 않다"고 했는데, 이후 국방부 장관이었던 신 실장은 5개월 뒤 김용현 전 장관에게 자리를 내주고 안보실장으로 교체됩니다.

신 실장에게 윤 대통령 측은 여러 차례 던진 중국의' 하이브리드 전쟁' 공작 관련 질문을 던졌지만, 구체적인 답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은 외교에 영향을 미치므로 대답하지 않겠다', '경각심은 가져야 하지만 단정적으로 말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하다'고 일축했기 때문입니다.

■ "거짓말로 탄핵 공작" 신빙성 공격받은 홍장원, 진실은?

심판정 안팎에서 진술의 신빙성이 가장 크게 공격받은 증인은 단연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었습니다.

이른바 '홍장원 메모'를 공개하며 계엄 당일 윤 대통령으로부터 체포 지시를 들었고, 여인형 전 사령관이 주요 인사 10여 명의 이름을 불러줬다고 밝힌 홍 전 차장은 진술이 오락가락한다는 지적에 유일하게 두 차례 증인 신문을 받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 연관 기사 : 홍장원 “여인형, 정확히 ‘체포조’ 단어 썼다”…‘메모’ 놓고 갑론을박 (2/5)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이 메모를 썼다는 시간과 장소, 메모 속 인원수가 자꾸 바뀐다고 지적하며 증언의 신빙성을 강하게 공격했습니다. 대통령의 '체포 지시' 자체가 없었다는 건데, 윤 대통령도 직접 홍 전 차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공작'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윤 대통령 (2/20, 10차 변론)
"몇 차례 본 적도 있고, 일도 열심히 하는 것 같고 해서 제가 격려 차원의 전화를 한 건데 그중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 '우리 홍 차장이 여인형 사령관하고 육사 선후배잖아' 하는 얘기가 가장 중요한 얘기인데 아까 그 얘기 못 들었다고 거짓말하지 않았습니까?"

홍 전 처장도 결국 두 번째 신문에서 메모의 작성 경위를 두고 일부 혼선이 있었음은 인정했습니다. 경황이 없어 두 차례 통화에서 오간 대화를 한꺼번에 진술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메모의 '내용', 그리고 '체포 지시' 자체에 관해서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도 여 전 사령관도 전화에서 '간첩'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메모를 적은 이유는 방첩사가 체포하려던 명단을 기억해 둬야겠다는 생각에 보좌관을 시켜 옮겨 적었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홍장원 전 차장(2/20, 10차 변론)
"보좌관한테 정서를 시킨 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제가 혼자만 가지고 있었고 혼자만 썼다면 누가 제 말을 믿어주겠습니까?"

■ "끌어내라" 진술 뒤집은 김현태? 조성현은 "아무리 거짓말해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심판정 안과 바깥에서 가장 크게 말이 달라진 인물은 김현태 특전사 707특임단장이었습니다.

김 단장은 계엄 해제 닷새 뒤, 용산전쟁기념관 앞에서 이른바 '눈물의 기자회견'을 자청한 인물입니다. 당시 그는 "부대원들에게 국회의사당으로 출동하라고 지시한 게 저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대원들은 이용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김 단장은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당시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을 번복했습니다. 인원 포박용으로 챙겼다던 케이블타이 역시, 문을 잠그려던 거였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 연관 기사 : 울먹였던 707단장…‘끌어내라’·‘케이블타이’ 진술 달라져 (2/7)

지난해 12월 9일 김 단장은 "1∼2분 간격으로 (곽종근 특수전사령관한테서) 전화가 왔고, '국회의원이 (의사당 안에) 150명을 넘으면 안 된다고 한다. 끌어낼 수 있겠느냐'는 뉘앙스였다"며,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을 우려했던 것 같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그러나 탄핵 심판정에서 김 단장의 말은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장순욱 변호사 - 김현태 단장 (2/6, 6차 변론)
"150명이 국회의원이란 거는 직접 듣진 않아도 그렇게 이해를 하셨다면서요?"
"아닙니다. 당시에는 이해를 못 했습니다. 이후에 언론을 보고 이해를 한 거고 저는 사실 가결이라는 부분도 정확히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사진 출처 : 연합뉴스


반면,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 조성현 대령은 검찰에서의 진술을 흔들림 없이 유지했습니다. 자신의 발언을 뒤집지도, 모른 척하지도 않았습니다. 일관되게, '인원'이 아닌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 받았다고 했습니다.

헌재가 유일하게 채택한 직권 증인인 조 단장은 이들 가운데 유일하게 '비육사' 출신이기도 합니다. 그 역시 계엄 당일 밤 부하들과 함께 국회에 투입됐고 현장에서 병력을 지휘했지만,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고도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이례적인 상황, 정상적이지 않은 임무라며 재검토를 요청했고, 후속 부대에는 서강대교를 절대 넘지 말라고도 했습니다.

'위인 행세'를 한다는 윤 대통령 측 비난에도 조 단장은 얼굴을 붉히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하고 증인석에서 내려왔습니다. 현재 심판정에 울려 퍼진, 계엄군의 마지막 증언이었습니다.

조성현 제1경비단장 (2/13, 8차 변론)
"저는 위인도 아닙니다. 저는 1경비단장으로서 제 부하들의 지휘관입니다. 제가 아무리 거짓말을 해도 제 부하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일체 거짓말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고 그때 제가 했던 역할들을 진술할 뿐입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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