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 직원, 대형마트 전용 잡부로 전락

입력 2007.03.13 (22:22) 수정 2007.03.13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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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형마트가 제조업체의 파견직원을 잡부처럼 부리고 있는 현장을 고발합니다.

김정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밤늦은 시각 서울의 한 대형마트, 빠진 물건을 다시 채워야 하는 직원들은 지금부터가 더 바쁩니다.

직원들은 모두 이곳 마트의 유니폼을 입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마트에서 고용한 직원이 아닙니다.

<인터뷰>파견직원 : "(여기 직원 아니세요?) 네, 저는 00제조사에서 나왔는데요."

제조업체에서 자사의 제품이 잘 팔리도록 판촉활동을 하기 위해 보낸 사원들인 것입니다.

대형마트와 맺은 파견 계약서에도 제조업체의 상품 설명 등 판매촉진에만 신경을 쓰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사 제품은 물론 다른 회사의 제품도 진열하고 판매해야 합니다.

<인터뷰>파견직원 : "(여기 하고 상관없지 않나요?) 상관없죠. 여기 매장 일은 다 해야죠,"

손님들이 아무렇게나 놓고 간 물건을 제자리에 갖다놓는 일 등 각종 허드렛일도 파견사원들의 몫입니다.

대형마트 측은 파견사원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임치범(삼성 홈플러스 홈보팀장) : "강제로 시키는 부분은 없습니다. 다만 자신들이 스스로 하는 것이죠."

하지만 파견사원들의 말은 정반대입니다.

<녹취>파견직원 : "매장 담당자들, 여직원 관리하는 사람들이 말을 하는 거죠. PM(파트 매니저)이나 밑에 담당이라든지.."

파견 직원들의 급여는 대형마트가 아니고 제조업체측에서 지급됩니다. 하지만 파견사원들을 고용하거나 해고하는 전권을 마트쪽에서 행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특판행사에 투입되는 여성의 경우가 심합니다.

<녹취>파견직원 : "얼굴, 외모 따지고 예쁜 애들만 좋아하고 못 생긴 애들은 집에 가라고 하고 중간에도 마음에 안 들면 여직원들 퇴출시켜 버리고..."

하지만 거래관계상 약자일 수밖에 없는 대다수 제조업체는 아무런 불만도 제기하지 못합니다.

<녹취>제조업체 직원 : "우리가 제품을 납품하고 팔아야 하는데 큰 소리를 내면 우리가 장사 안 하겠다는 거하고 똑같은 거죠."

제조업체들이 부담하는 파견사원 인건비는 한해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에 이릅니다.

대형마트들은 관리와 감독의 사각지대에서 오늘도 납품업체들을 쥐어 짜 부당한 이득을 챙기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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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견 직원, 대형마트 전용 잡부로 전락
    • 입력 2007-03-13 21:29:54
    • 수정2007-03-13 22: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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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형마트가 제조업체의 파견직원을 잡부처럼 부리고 있는 현장을 고발합니다. 김정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밤늦은 시각 서울의 한 대형마트, 빠진 물건을 다시 채워야 하는 직원들은 지금부터가 더 바쁩니다. 직원들은 모두 이곳 마트의 유니폼을 입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마트에서 고용한 직원이 아닙니다. <인터뷰>파견직원 : "(여기 직원 아니세요?) 네, 저는 00제조사에서 나왔는데요." 제조업체에서 자사의 제품이 잘 팔리도록 판촉활동을 하기 위해 보낸 사원들인 것입니다. 대형마트와 맺은 파견 계약서에도 제조업체의 상품 설명 등 판매촉진에만 신경을 쓰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사 제품은 물론 다른 회사의 제품도 진열하고 판매해야 합니다. <인터뷰>파견직원 : "(여기 하고 상관없지 않나요?) 상관없죠. 여기 매장 일은 다 해야죠," 손님들이 아무렇게나 놓고 간 물건을 제자리에 갖다놓는 일 등 각종 허드렛일도 파견사원들의 몫입니다. 대형마트 측은 파견사원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임치범(삼성 홈플러스 홈보팀장) : "강제로 시키는 부분은 없습니다. 다만 자신들이 스스로 하는 것이죠." 하지만 파견사원들의 말은 정반대입니다. <녹취>파견직원 : "매장 담당자들, 여직원 관리하는 사람들이 말을 하는 거죠. PM(파트 매니저)이나 밑에 담당이라든지.." 파견 직원들의 급여는 대형마트가 아니고 제조업체측에서 지급됩니다. 하지만 파견사원들을 고용하거나 해고하는 전권을 마트쪽에서 행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특판행사에 투입되는 여성의 경우가 심합니다. <녹취>파견직원 : "얼굴, 외모 따지고 예쁜 애들만 좋아하고 못 생긴 애들은 집에 가라고 하고 중간에도 마음에 안 들면 여직원들 퇴출시켜 버리고..." 하지만 거래관계상 약자일 수밖에 없는 대다수 제조업체는 아무런 불만도 제기하지 못합니다. <녹취>제조업체 직원 : "우리가 제품을 납품하고 팔아야 하는데 큰 소리를 내면 우리가 장사 안 하겠다는 거하고 똑같은 거죠." 제조업체들이 부담하는 파견사원 인건비는 한해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에 이릅니다. 대형마트들은 관리와 감독의 사각지대에서 오늘도 납품업체들을 쥐어 짜 부당한 이득을 챙기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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