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체, 특판행사에 ‘골병’

입력 2007.03.14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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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형 마트의 횡포를 고발하는 연속기획, 오늘은 두번째 순서로 각종 특판행사에 짓눌린 납품업체의 고통을 취재했습니다.

상당수 납품업체들이 특판행사에서 막대한 적자를 보면서도 어쩔 수 없이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중석 기잡니다
<리포트>

대형 마트마다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특판행삽니다.

최저가 기획, 초특가 상품, 추가 증정에, 하나를 사면 하나가 공짜인 이른바 1+1행사까지, 이런 특판행사는 거의 매주 이뤄집니다.

한 납품업체의 지난주 특판행사 성적푭니다.

불과 일주일 참여에 순이익은 마이너스 37%를 기록했습니다.

정상가격보다 40% 이상 납품가를 낮춘데다가 이런 저런 명목으로 판매가의 30% 이상을 대형 마트에 떼준 결괍니다.

<인터뷰>납품업체 관계자: "판매장려금 주고, 행사는 행사대로 강하게 하게 되면 제품이익이 안 나니까."

또 다른 업체도 10에서 27%까지의 역마진을 기록했습니다.

특판을 통해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이야깁니다.

<인터뷰>납품업체 관계자: "납품업체들은 대형마트에서 손익을 남기는 경우가 별로 없을 것입니다."

평균 2주에 한번 꼴로 특판에 참여했다는 한 식품제조업체의 지난해 영업 실적입니다.

대형 마트를 통한 매출은 240억 원, 그러나 경상이익은 마이너스 7.5%입니다.

이렇게 역마진에 시달리면서도 납품업체들이 특판에 참여하는 이유는 뭘까?

대형 마트 측은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한 업체가 작성한 내부 보고서를 보면 사정이 다릅니다.

손해가 예상되지만 대형 마트와 관계개선을 위해 특판에 참여한다고 돼 있습니다.

납품업체들은 특히 특판에 제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발주 중단 등의 불이익이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납품업체 직원: "대형 마트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거절한다면 저희 제품을 철수시키겠다던가 하는 압력을 주죠."

이러다 보니 일부 납품업체들은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특판용 제품을 따로 만든다고 털어놓습니다.

<인터뷰>납품업체 관계자: "정상제품보다 재료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이용하기 때문에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손해 볼 것 없는 대형 마트는 이런 속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인터뷰>대형 마트 관계자: "협력업체의 마진까지 저희가, 손익까지 저희가 판단하지 않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대형 마트업체들의 매출액은 모두 25조 원 남짓,

이 가운데 상당액은 납품업체들이 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특판행사를 통해 이뤄진 것입니다.

KBS 뉴스 박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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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납품업체, 특판행사에 ‘골병’
    • 입력 2007-03-14 21:13:34
    뉴스 9
<앵커 멘트> 대형 마트의 횡포를 고발하는 연속기획, 오늘은 두번째 순서로 각종 특판행사에 짓눌린 납품업체의 고통을 취재했습니다. 상당수 납품업체들이 특판행사에서 막대한 적자를 보면서도 어쩔 수 없이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중석 기잡니다 <리포트> 대형 마트마다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특판행삽니다. 최저가 기획, 초특가 상품, 추가 증정에, 하나를 사면 하나가 공짜인 이른바 1+1행사까지, 이런 특판행사는 거의 매주 이뤄집니다. 한 납품업체의 지난주 특판행사 성적푭니다. 불과 일주일 참여에 순이익은 마이너스 37%를 기록했습니다. 정상가격보다 40% 이상 납품가를 낮춘데다가 이런 저런 명목으로 판매가의 30% 이상을 대형 마트에 떼준 결괍니다. <인터뷰>납품업체 관계자: "판매장려금 주고, 행사는 행사대로 강하게 하게 되면 제품이익이 안 나니까." 또 다른 업체도 10에서 27%까지의 역마진을 기록했습니다. 특판을 통해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이야깁니다. <인터뷰>납품업체 관계자: "납품업체들은 대형마트에서 손익을 남기는 경우가 별로 없을 것입니다." 평균 2주에 한번 꼴로 특판에 참여했다는 한 식품제조업체의 지난해 영업 실적입니다. 대형 마트를 통한 매출은 240억 원, 그러나 경상이익은 마이너스 7.5%입니다. 이렇게 역마진에 시달리면서도 납품업체들이 특판에 참여하는 이유는 뭘까? 대형 마트 측은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한 업체가 작성한 내부 보고서를 보면 사정이 다릅니다. 손해가 예상되지만 대형 마트와 관계개선을 위해 특판에 참여한다고 돼 있습니다. 납품업체들은 특히 특판에 제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발주 중단 등의 불이익이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납품업체 직원: "대형 마트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거절한다면 저희 제품을 철수시키겠다던가 하는 압력을 주죠." 이러다 보니 일부 납품업체들은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특판용 제품을 따로 만든다고 털어놓습니다. <인터뷰>납품업체 관계자: "정상제품보다 재료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이용하기 때문에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손해 볼 것 없는 대형 마트는 이런 속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인터뷰>대형 마트 관계자: "협력업체의 마진까지 저희가, 손익까지 저희가 판단하지 않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대형 마트업체들의 매출액은 모두 25조 원 남짓, 이 가운데 상당액은 납품업체들이 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특판행사를 통해 이뤄진 것입니다. KBS 뉴스 박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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