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증거, 조직적 은폐 시도

입력 2007.03.1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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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형 마트의 횡포를 고발하는 연속 기획, 오늘은 네번째 순섭니다.
불공정 관련 증거를 조직적으로 없애거나 조작하기 까지 하는 대형 마트의 행태를 고발합니다. 박중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6일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 조사를 받고 있는 신세계 이마트, 조사 직전 본사는 물론 모든 점포에 '지침'을 내려보냅니다.

모든 관련 자료를 삭제하라'는 겁니다.

<인터뷰>신세계 이마트 직원: "모든 자료를 소각한다. 그래서 다 없앴습니다. 이마트 108개가 다 그랬어요."

지침은 철저히 '구두'로 통보됐습니다.

<인터뷰>신세계 직원: "지침은 구두예요. 미팅해서 그 얘기 전파하고 근거가 없어요."

점포마다 컴퓨터의 프로그램도 다시 깔았습니다.

자료를 철저히 지우기 위해섭니다.

<인터뷰>신세계 직원: "컴퓨터도 다 포맷했고, 포맷이 안 되는 것은 하드를 교체했거든요. 공정위가 원하는 자료는 다 없앴을 것 같은데요."

조직적인 증거 인멸 시도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자료는 휴대용 USB에만 저장하라, 문서는 절대로 사무실에 두지 말라, 그리고 공정위의 질문에는 모른다고 답하라, 이렇게 내려온 구두 지침이 서너 차롑니다.

<인터뷰>신세계 직원: "제가 필요한 서류나 그런 건 제 차에 갖고 다니거든요, 차나 집에 두라고 해서. 누가 오면 무조건 난 아무것도 모른다, 그렇게 지시를 받았어요."

납품업체에도 지난해 특판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내용의 공문서를 보낼 것을 요구했습니다.

증거 인멸 작업은 이마트 본사 공정위 담당부서가 주도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마트 측은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이마트 관계자: "다치고 싶지 않고 피해를 최소화하고 싶은 그런 심리가 작용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공정위 조사관들은 텅 빈 컴퓨터를 확인하고도 전혀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녹취>공정위 직원: "진짜 거의 없더라고, 사무실에 앉아서 일하는 그런 체계가 아닌지 별 서류가 없더라고요."

심지어 현장에 컴퓨터 파일 복구 프로그램을 가지고 갖으면서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공정위 직원: "복원시킬 거 별로 없을 것 같아서 복원작업을 안 했거든요.

그런데도 공정위 간부는 관련 증거가 없어 불공정 혐의를 찾기 힘들었다고 변명합니다.

<인터뷰>공정위 팀장: "실제로 가서 완벽한 증거를 찾는다는 것은 상당히 쉽지 않습니다."

대형 마트업체로는 처음으로 공정거래 자율 준수를 선언하고도 지키기는커녕 조사까지 방해한 이마트,

형식적 조사로 임무를 소홀히 한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를 실천하고 감시해야 할 기업과 당국의 현주솝니다.

KBS 뉴스 박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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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공정 증거, 조직적 은폐 시도
    • 입력 2007-03-16 21:21:11
    뉴스 9
<앵커 멘트> 대형 마트의 횡포를 고발하는 연속 기획, 오늘은 네번째 순섭니다. 불공정 관련 증거를 조직적으로 없애거나 조작하기 까지 하는 대형 마트의 행태를 고발합니다. 박중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6일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 조사를 받고 있는 신세계 이마트, 조사 직전 본사는 물론 모든 점포에 '지침'을 내려보냅니다. 모든 관련 자료를 삭제하라'는 겁니다. <인터뷰>신세계 이마트 직원: "모든 자료를 소각한다. 그래서 다 없앴습니다. 이마트 108개가 다 그랬어요." 지침은 철저히 '구두'로 통보됐습니다. <인터뷰>신세계 직원: "지침은 구두예요. 미팅해서 그 얘기 전파하고 근거가 없어요." 점포마다 컴퓨터의 프로그램도 다시 깔았습니다. 자료를 철저히 지우기 위해섭니다. <인터뷰>신세계 직원: "컴퓨터도 다 포맷했고, 포맷이 안 되는 것은 하드를 교체했거든요. 공정위가 원하는 자료는 다 없앴을 것 같은데요." 조직적인 증거 인멸 시도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자료는 휴대용 USB에만 저장하라, 문서는 절대로 사무실에 두지 말라, 그리고 공정위의 질문에는 모른다고 답하라, 이렇게 내려온 구두 지침이 서너 차롑니다. <인터뷰>신세계 직원: "제가 필요한 서류나 그런 건 제 차에 갖고 다니거든요, 차나 집에 두라고 해서. 누가 오면 무조건 난 아무것도 모른다, 그렇게 지시를 받았어요." 납품업체에도 지난해 특판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내용의 공문서를 보낼 것을 요구했습니다. 증거 인멸 작업은 이마트 본사 공정위 담당부서가 주도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마트 측은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이마트 관계자: "다치고 싶지 않고 피해를 최소화하고 싶은 그런 심리가 작용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공정위 조사관들은 텅 빈 컴퓨터를 확인하고도 전혀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녹취>공정위 직원: "진짜 거의 없더라고, 사무실에 앉아서 일하는 그런 체계가 아닌지 별 서류가 없더라고요." 심지어 현장에 컴퓨터 파일 복구 프로그램을 가지고 갖으면서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공정위 직원: "복원시킬 거 별로 없을 것 같아서 복원작업을 안 했거든요. 그런데도 공정위 간부는 관련 증거가 없어 불공정 혐의를 찾기 힘들었다고 변명합니다. <인터뷰>공정위 팀장: "실제로 가서 완벽한 증거를 찾는다는 것은 상당히 쉽지 않습니다." 대형 마트업체로는 처음으로 공정거래 자율 준수를 선언하고도 지키기는커녕 조사까지 방해한 이마트, 형식적 조사로 임무를 소홀히 한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를 실천하고 감시해야 할 기업과 당국의 현주솝니다. KBS 뉴스 박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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