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③ 지급 정지해도 돈 못 찾아

입력 2007.05.29 (22:13) 수정 2007.05.29 (22:2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을 사칭해 돈을 가로채는 전화 사기 실태를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사기당한 줄 알고 재빨리 지급정지를 해도 돈을 되돌려받지 못해 또한번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화금융사기에 속아 마이너스통장에서 3천만원을 빼서 이체한 49살 최 모 씨.

곧바로 해당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해 3천만원 중 2천9백여 만원을 묶어둘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석달이 넘도록 돈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전화사기 피해자) : "너무 청천벽력같고 진짜 사기, 사기, 이런 사기 당해 본 사람만 알지. 너무 가슴떨리고..."

최 씨와 함께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먼저 은행.

<인터뷰> 시중은행 관계자 : "무턱대로 범죄계좌라고 해서 돈을 지급해 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예금주의 동의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다급한 마음에 금융감독원에 문의해 보지만 같은 대답 뿐입니다.

<녹취>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센터 상담원 : "계좌이체한 부분은 저희 쪽에서 해드릴 게 없구요.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하셔야 되거든요. 계좌주를 상대로..."

경찰도 마찬가지입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 "통장 명의자를 검거한다든지 발견했을 경우에는 돈을 돌려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검거율은 있습니까) 많이 낮은 편입니다."

힘겹게 '나홀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최씨가 결국 기댈 곳은 법원의 판결 뿐.

공탁금 5백만원은 빚이 됐고 언제 쯤일 지 모를 판결에선 승소조차 장담할 수 없습니다.

취재 중에도 경찰서에는 피해자들의 발길이 줄을 잇습니다.

4천2백만원 가운데 3천5백만원이 대포통장을 통해 이미 범인 손에 넘어간 한 피해자는 한숨 뿐입니다.

<녹취> 사기 피해자 : "(7백만 원이라도 찾으셔야죠.) 그것도 다른 사람 돈하고 합쳐졌으면 뭐 찾겠습니까. 저 혼자 같으면 모르지만.."

최근 금융기관들이 경찰의 사기 피해 확인서를 받아온 피해자에 한해 돈을 되돌려 주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은행들이 대포통장 등으로 의심해 집중 관리하고 있는 계좌는 천5백 여개.

감독당국은 그러나 지급정지된 계좌수와 금액은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전화금융사기. 피해자들은 사기에 속아 울고, 더딘 피해 구제에 또 한번 울음을 터뜨립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집중취재]③ 지급 정지해도 돈 못 찾아
    • 입력 2007-05-29 21:31:32
    • 수정2007-05-29 22:22:57
    뉴스 9
<앵커 멘트>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을 사칭해 돈을 가로채는 전화 사기 실태를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사기당한 줄 알고 재빨리 지급정지를 해도 돈을 되돌려받지 못해 또한번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화금융사기에 속아 마이너스통장에서 3천만원을 빼서 이체한 49살 최 모 씨. 곧바로 해당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해 3천만원 중 2천9백여 만원을 묶어둘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석달이 넘도록 돈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전화사기 피해자) : "너무 청천벽력같고 진짜 사기, 사기, 이런 사기 당해 본 사람만 알지. 너무 가슴떨리고..." 최 씨와 함께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먼저 은행. <인터뷰> 시중은행 관계자 : "무턱대로 범죄계좌라고 해서 돈을 지급해 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예금주의 동의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다급한 마음에 금융감독원에 문의해 보지만 같은 대답 뿐입니다. <녹취>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센터 상담원 : "계좌이체한 부분은 저희 쪽에서 해드릴 게 없구요.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하셔야 되거든요. 계좌주를 상대로..." 경찰도 마찬가지입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 "통장 명의자를 검거한다든지 발견했을 경우에는 돈을 돌려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검거율은 있습니까) 많이 낮은 편입니다." 힘겹게 '나홀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최씨가 결국 기댈 곳은 법원의 판결 뿐. 공탁금 5백만원은 빚이 됐고 언제 쯤일 지 모를 판결에선 승소조차 장담할 수 없습니다. 취재 중에도 경찰서에는 피해자들의 발길이 줄을 잇습니다. 4천2백만원 가운데 3천5백만원이 대포통장을 통해 이미 범인 손에 넘어간 한 피해자는 한숨 뿐입니다. <녹취> 사기 피해자 : "(7백만 원이라도 찾으셔야죠.) 그것도 다른 사람 돈하고 합쳐졌으면 뭐 찾겠습니까. 저 혼자 같으면 모르지만.." 최근 금융기관들이 경찰의 사기 피해 확인서를 받아온 피해자에 한해 돈을 되돌려 주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은행들이 대포통장 등으로 의심해 집중 관리하고 있는 계좌는 천5백 여개. 감독당국은 그러나 지급정지된 계좌수와 금액은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전화금융사기. 피해자들은 사기에 속아 울고, 더딘 피해 구제에 또 한번 울음을 터뜨립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