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이명박-이회창, 굴곡의 정치 역정

입력 2007.12.0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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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선 후보 검증 기획, 오늘은 주요 후보들이 정치적으로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그 과정에서 일관성을 잃은 적은 없는지 후보들의 정치 역정을 김웅규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중견 방송기자이던 정동영 후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천거로 정치에 입문합니다. 총선 최다 득표, 초선 대변인 40개월 등 화려하게 정치무대를 누빕니다.

물론 김대중 전 대통령 등 동교동의 강력한 후원도 바탕이 됐습니다.

그러던 지난 2000년 말.

정 후보는 동교동계인 민주당 권노갑 최고위원의 2선 퇴진을 요구하며 정풍 운동을 시도합니다.

<녹취> 정동영(의원) : "당을 위한 충정이 내분으로 비치는것은 참 안타깝습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동교동 등 측근 세력이 수세이던 상황.

정 후보의 시도는 대중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지만 정치적 배은망덕이라는 비판 소재도 제공했습니다.

노무현정부 출범 전후 정 후보와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적 동반자였습니다.

하지만 현정권에 대한 국민 지지가 낮아진 상황에서, 대선 출마를 결심한 정 후보는 또 다른 도전을 선택합니다.

<녹취> 정동영(2007년 5월7일) : "우리당의 창당 정신을 국민에게 설득 하는데 실패했습니다.그렇다면 우리당의 틀을 지키는 것 자체에 집착하는 것은 시대의 요구와 맞지 않는다."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다시 모호한 관계설정을 택했던 정 후보.

어려움에 처한 막판 대선 상황은 그로 하여금 또 한번 도전에 나서게 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대기업 경영자이던 이명박 후보.

지난 92년 정계 입문 직전까지 10여 년간 현대건설을 진두지휘합니다.

당시 활약상을 담은 드라마도 제작됐습니다.

물론 당시 정주영 현대 회장의 발탁과 인정이 큰 힘이 됐습니다.

그러던 이 후보는 정치 입문과정에서는 정 회장과 다른 길을 걷습니다.

정 회장이 통일 국민당을 창당하고 대선에 출마했지만 이 후보의 도움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녹취> 이명박 : "우리 정주영 회장님 정치하신다 그래서 내가 되게 말렸습니다 사실은요."

정 회장의 정치참여를 말렸다고 설명하는 이 후보.

결국 '자신도 곧바로 여당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녹취> 이명박(1992년) : "경제를 살리고 정치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다는 것은 의미가 있지 않은가"

이 후보가 15대 국회의원과 서울시장을 지낼 당시 이회창씨는 같은 당에서 대선 후보까지 지냈습니다.

하지만 대선 패배자 이회창 씨보다 현직 대통령 노무현을 더 평가한 이 후보의 언론 인터뷰는 구설수의 대상이 됐습니다.

IMF 이후 금융 벤처에도 도전했던 이후보.

성과를 우선시하던 그에게 이번 대선전 검증은 새로운 도전임에 분명합니다.

지난 89년 동해 재선거.

당시 중앙선관위원장이던 이회창 후보는 노태우 대통령에게 선거법 준수를 요구하고 출마자 전원을 검찰에 고발합니다.

원칙주의자 이회창의 등장을 알리는 첫 신호였던 것입니다.

이후 이 후보는 문민정부 시절에는 김영삼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감사원장과 총리로 발탁됩니다.

<녹취> 이회창(당시 감사원장) : "부정척결의 성공과 그 정착을 위해서 국민여러분 께서는 잠시 좀 참고 견뎌주시기를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총리 시절에는 대북 정책 등에 이견을 보이면서 대통령과 충돌합니다.

이 후보는 96년 총선 때 정치 무대에 등장해 이듬해 집권당 대선 후보가 됩니다.

하지만 IMF 이후, 인기 떨어진 김 대통령과 각을 세웠고 이는 결국 지지층의 분열로 이어졌습니다.

<녹취> 이회창(후보) : "우리 당의 명예총재로 계신 김영삼 대통령께서 당적을 떠나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번 선거를 관리해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정치적 결별을 감수하면서 까지 원칙을 중시했다던 이회창 후보.

대선 3수에 나서면서 이제는 원칙 위반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주요후보들의 정치 역정 속에는 그들이 정치 행보를 바꿀 때 어떤 명분을 내세우는 지, 또 정치적 고비에선 어떤 승부수를 띄우는 지가 나타나 있습니다.

그들의 강점과 함께 보완점도 생각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KBS 뉴스 김웅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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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영-이명박-이회창, 굴곡의 정치 역정
    • 입력 2007-12-09 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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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선 후보 검증 기획, 오늘은 주요 후보들이 정치적으로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그 과정에서 일관성을 잃은 적은 없는지 후보들의 정치 역정을 김웅규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중견 방송기자이던 정동영 후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천거로 정치에 입문합니다. 총선 최다 득표, 초선 대변인 40개월 등 화려하게 정치무대를 누빕니다. 물론 김대중 전 대통령 등 동교동의 강력한 후원도 바탕이 됐습니다. 그러던 지난 2000년 말. 정 후보는 동교동계인 민주당 권노갑 최고위원의 2선 퇴진을 요구하며 정풍 운동을 시도합니다. <녹취> 정동영(의원) : "당을 위한 충정이 내분으로 비치는것은 참 안타깝습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동교동 등 측근 세력이 수세이던 상황. 정 후보의 시도는 대중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지만 정치적 배은망덕이라는 비판 소재도 제공했습니다. 노무현정부 출범 전후 정 후보와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적 동반자였습니다. 하지만 현정권에 대한 국민 지지가 낮아진 상황에서, 대선 출마를 결심한 정 후보는 또 다른 도전을 선택합니다. <녹취> 정동영(2007년 5월7일) : "우리당의 창당 정신을 국민에게 설득 하는데 실패했습니다.그렇다면 우리당의 틀을 지키는 것 자체에 집착하는 것은 시대의 요구와 맞지 않는다."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다시 모호한 관계설정을 택했던 정 후보. 어려움에 처한 막판 대선 상황은 그로 하여금 또 한번 도전에 나서게 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대기업 경영자이던 이명박 후보. 지난 92년 정계 입문 직전까지 10여 년간 현대건설을 진두지휘합니다. 당시 활약상을 담은 드라마도 제작됐습니다. 물론 당시 정주영 현대 회장의 발탁과 인정이 큰 힘이 됐습니다. 그러던 이 후보는 정치 입문과정에서는 정 회장과 다른 길을 걷습니다. 정 회장이 통일 국민당을 창당하고 대선에 출마했지만 이 후보의 도움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녹취> 이명박 : "우리 정주영 회장님 정치하신다 그래서 내가 되게 말렸습니다 사실은요." 정 회장의 정치참여를 말렸다고 설명하는 이 후보. 결국 '자신도 곧바로 여당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녹취> 이명박(1992년) : "경제를 살리고 정치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다는 것은 의미가 있지 않은가" 이 후보가 15대 국회의원과 서울시장을 지낼 당시 이회창씨는 같은 당에서 대선 후보까지 지냈습니다. 하지만 대선 패배자 이회창 씨보다 현직 대통령 노무현을 더 평가한 이 후보의 언론 인터뷰는 구설수의 대상이 됐습니다. IMF 이후 금융 벤처에도 도전했던 이후보. 성과를 우선시하던 그에게 이번 대선전 검증은 새로운 도전임에 분명합니다. 지난 89년 동해 재선거. 당시 중앙선관위원장이던 이회창 후보는 노태우 대통령에게 선거법 준수를 요구하고 출마자 전원을 검찰에 고발합니다. 원칙주의자 이회창의 등장을 알리는 첫 신호였던 것입니다. 이후 이 후보는 문민정부 시절에는 김영삼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감사원장과 총리로 발탁됩니다. <녹취> 이회창(당시 감사원장) : "부정척결의 성공과 그 정착을 위해서 국민여러분 께서는 잠시 좀 참고 견뎌주시기를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총리 시절에는 대북 정책 등에 이견을 보이면서 대통령과 충돌합니다. 이 후보는 96년 총선 때 정치 무대에 등장해 이듬해 집권당 대선 후보가 됩니다. 하지만 IMF 이후, 인기 떨어진 김 대통령과 각을 세웠고 이는 결국 지지층의 분열로 이어졌습니다. <녹취> 이회창(후보) : "우리 당의 명예총재로 계신 김영삼 대통령께서 당적을 떠나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번 선거를 관리해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정치적 결별을 감수하면서 까지 원칙을 중시했다던 이회창 후보. 대선 3수에 나서면서 이제는 원칙 위반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주요후보들의 정치 역정 속에는 그들이 정치 행보를 바꿀 때 어떤 명분을 내세우는 지, 또 정치적 고비에선 어떤 승부수를 띄우는 지가 나타나 있습니다. 그들의 강점과 함께 보완점도 생각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KBS 뉴스 김웅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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