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바람 타고 ‘천연염색’ 뜬다

입력 2008.02.10 (21:4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한국의 멋을 조명해보는 연속기획 순서입니다.

오늘은, 우리 민족에게 쪽빛의 아름다움을 전해준 천연염색의 부활을, 선재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쪽 염색의 본고장인 영산강 유역.

중요 무형 문화재 염색장인 정관채씨가 옛 방법 그대로 쪽 염료를 추출해 내고 있습니다.

가마솥에 쪽풀을 오래도록 달인 후 구운 조개껍질과 콩대, 쪽대를 곱게 갈아 만든 재 시루에 통과시킵니다.

걸러진 액체를 사나흘 두면 하늘의 빛, 쪽 염료가 침전됩니다.

하얀 천을 바투 잡고 담그면 쪽빛으로 물이 듭니다.

적게는 4-5번에서 많게는 20번까지... 담갔다 말리는 과정을 되풀이할수록 쪽빛은 더욱 진해집니다.

<인터뷰> 정관채(염색장/중요무형문화재): "쪽은 아주 심오한 깊은,바로 하늘과 바다 밑을 닮은 그런 색이라고 보죠."

돈이 많이 들고, 손이 많이 간다며 천연 염색을 외면할 때, 내가 아니면 누가 할까 싶어 쪽 염색 외길을 걸어온 지 30년입니다.

<인터뷰> 정관채(염색장): "이 쪽빛은 하늘의 빛입니다.흔히 젊은이들이 많이 입는 청바지,이 청바지를 쪽바지로 바꾸는 그런 세상을 펼칠 겁니다."

나주시 천연 염색 문화관, 개장 1년만에 2만 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천연 염색을 배우려는 열기는 뜨겁습니다.

<인터뷰> 이명성(교사): "자연친화적이어서 좋구요.우리 것이니까 질리지 않고 편안하고 계속봐도 좋고..."

편백나무와 생쑥,양파 껍질, 복분자와 치자,오배자와 소목 등 천염 염색 재료만도 2백 가지가 넘습니다.

<인터뷰> 정유경(교사): "똑같은 색깔을 써도 사람들마다 다른 색깔이 나오니까 그게 천연 염색의 매력이라고..."

70년대만 해도 시장통에서 '쪽물'을 내다 팔 정도로 천연 염색은 일상적으로 쓰였지만, 싼 가격과 간편성을 앞세운 화학 염색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방충과 방부,항균 등 천연 염색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의류는 물론,인테리어 소품과 벽지와 비누,화장품 원료, 식용 색소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화학 염료에 비해 20배까지 비싼 단가를 낮추기 위해 대량 생산 공정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천년의 빛깔, 천연 염색... 고유의 색채 감각에다 건강과 자연을 배려한 조상의 지혜가 차세대 친환경 산업의 토대로 부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웰빙 바람 타고 ‘천연염색’ 뜬다
    • 입력 2008-02-10 20:47:39
    뉴스 9
<앵커 멘트> 한국의 멋을 조명해보는 연속기획 순서입니다. 오늘은, 우리 민족에게 쪽빛의 아름다움을 전해준 천연염색의 부활을, 선재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쪽 염색의 본고장인 영산강 유역. 중요 무형 문화재 염색장인 정관채씨가 옛 방법 그대로 쪽 염료를 추출해 내고 있습니다. 가마솥에 쪽풀을 오래도록 달인 후 구운 조개껍질과 콩대, 쪽대를 곱게 갈아 만든 재 시루에 통과시킵니다. 걸러진 액체를 사나흘 두면 하늘의 빛, 쪽 염료가 침전됩니다. 하얀 천을 바투 잡고 담그면 쪽빛으로 물이 듭니다. 적게는 4-5번에서 많게는 20번까지... 담갔다 말리는 과정을 되풀이할수록 쪽빛은 더욱 진해집니다. <인터뷰> 정관채(염색장/중요무형문화재): "쪽은 아주 심오한 깊은,바로 하늘과 바다 밑을 닮은 그런 색이라고 보죠." 돈이 많이 들고, 손이 많이 간다며 천연 염색을 외면할 때, 내가 아니면 누가 할까 싶어 쪽 염색 외길을 걸어온 지 30년입니다. <인터뷰> 정관채(염색장): "이 쪽빛은 하늘의 빛입니다.흔히 젊은이들이 많이 입는 청바지,이 청바지를 쪽바지로 바꾸는 그런 세상을 펼칠 겁니다." 나주시 천연 염색 문화관, 개장 1년만에 2만 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천연 염색을 배우려는 열기는 뜨겁습니다. <인터뷰> 이명성(교사): "자연친화적이어서 좋구요.우리 것이니까 질리지 않고 편안하고 계속봐도 좋고..." 편백나무와 생쑥,양파 껍질, 복분자와 치자,오배자와 소목 등 천염 염색 재료만도 2백 가지가 넘습니다. <인터뷰> 정유경(교사): "똑같은 색깔을 써도 사람들마다 다른 색깔이 나오니까 그게 천연 염색의 매력이라고..." 70년대만 해도 시장통에서 '쪽물'을 내다 팔 정도로 천연 염색은 일상적으로 쓰였지만, 싼 가격과 간편성을 앞세운 화학 염색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방충과 방부,항균 등 천연 염색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의류는 물론,인테리어 소품과 벽지와 비누,화장품 원료, 식용 색소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화학 염료에 비해 20배까지 비싼 단가를 낮추기 위해 대량 생산 공정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천년의 빛깔, 천연 염색... 고유의 색채 감각에다 건강과 자연을 배려한 조상의 지혜가 차세대 친환경 산업의 토대로 부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