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뒤늦은 입장 변화 배경과 파장

입력 2008.05.07 (21:55) 수정 2008.05.07 (23:2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그렇다면 정부의 수입중단 카드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비록 조건을 달긴 했지만 미국과의 합의를 부정하고 졸속 협상을 시인하는 것이어서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충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정부의 이번 발언은 지난달 18일 타결된 한미 쇠고기 협상 결과와는 배치되는 것입니다.

협상에 따른 수입위생조건을 보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OIE, 즉 국제 수역 사무국이 미국의 '광우병 위험 통제국' 지위를 박탈하지 않을 경우 한국은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하지 못하게 돼있습니다.

미국과 맺은 협상의 핵심 내용을 바꿀 수 있느냐는 의원들의 집중 추궁이 이어지자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녹취> 김종훈(통상교섭본부장): "이 협정보다 훨씬 더 우선 순위에 있는 WTO나 가트 협정에 많이 담겨져 있습니다. 우리가 체약국의 권리를 들어 이 협정과는 무관하게 발동해서 원용할 수 있을 것으로..."

협상 이후 날이 갈수록 확산되는 비판 여론을 돌파하기 위해 내놓은 고육책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정부의 설명이 맞다면 WTO나 가트가 인정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권리마저 무시한 채 미국과 협상을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정부의 숨은 뜻은 일단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통관을 보류하는 등 잠정조치를 취해놓고 OIE의 조치를 기다리겠다는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미국이 우리 측의 이런 조치를 순순히 받아들일 리가 없어 협정 위반에 따른 미국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인터뷰> 강준하(홍익대 법대 교수): "이런 와중에서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고 국제적인 신인도에 우려가 있을 것으로.."

그리고 우리 정부 스스로가 협상 결과를 부정하는 셈이어서 앞으로 재협상 여부를 놓고 한미간에 갈등이 예상되고 FTA비준 등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충형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정부 뒤늦은 입장 변화 배경과 파장
    • 입력 2008-05-07 20:47:24
    • 수정2008-05-07 23:22:32
    뉴스 9
<앵커 멘트> 그렇다면 정부의 수입중단 카드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비록 조건을 달긴 했지만 미국과의 합의를 부정하고 졸속 협상을 시인하는 것이어서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충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정부의 이번 발언은 지난달 18일 타결된 한미 쇠고기 협상 결과와는 배치되는 것입니다. 협상에 따른 수입위생조건을 보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OIE, 즉 국제 수역 사무국이 미국의 '광우병 위험 통제국' 지위를 박탈하지 않을 경우 한국은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하지 못하게 돼있습니다. 미국과 맺은 협상의 핵심 내용을 바꿀 수 있느냐는 의원들의 집중 추궁이 이어지자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녹취> 김종훈(통상교섭본부장): "이 협정보다 훨씬 더 우선 순위에 있는 WTO나 가트 협정에 많이 담겨져 있습니다. 우리가 체약국의 권리를 들어 이 협정과는 무관하게 발동해서 원용할 수 있을 것으로..." 협상 이후 날이 갈수록 확산되는 비판 여론을 돌파하기 위해 내놓은 고육책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정부의 설명이 맞다면 WTO나 가트가 인정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권리마저 무시한 채 미국과 협상을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정부의 숨은 뜻은 일단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통관을 보류하는 등 잠정조치를 취해놓고 OIE의 조치를 기다리겠다는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미국이 우리 측의 이런 조치를 순순히 받아들일 리가 없어 협정 위반에 따른 미국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인터뷰> 강준하(홍익대 법대 교수): "이런 와중에서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고 국제적인 신인도에 우려가 있을 것으로.." 그리고 우리 정부 스스로가 협상 결과를 부정하는 셈이어서 앞으로 재협상 여부를 놓고 한미간에 갈등이 예상되고 FTA비준 등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충형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