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 도선…승선 명부 미작성에 과적까지

입력 2015.09.10 (21:19) 수정 2015.09.10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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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객선처럼 승객과 화물을 함께 싣고 다니지만, 한 시간 안의 짧은 거리를 다니는 배를 '도선'이라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느슨한 안전 규정이 적용되는데, 현장에서는 이마저도 무시된 채 위험한 운항을 하고 있습니다.

임재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섬으로 가려는 차량들이 도로 위로 길게 늘어섰습니다.

매표소가 아닌 도로에서 승선권이 팔려 나갑니다.

몇 명이나 탔는지, 누가 탔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승선 명부를 써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습니다.

<녹취> 선사 직원(음성변조) : "어른 4명이요? (이거(승선 명부)는 안 써도 되나요?) 안 쓰셔도 돼요."

배가 무게 중심을 잘 잡도록 화물차를 갑판 가운데에, 승용차를 주변부에 배치하도록 돼 있지만, 아무렇게나 뒤섞입니다.

차량 사이를 60cm 이상 떼도록 한 규정도 무시됩니다.

한 대라도 더 실으려다 보니 범퍼끼리 맞닿을 정도입니다.

<인터뷰> 도선 승선 관광객(음성변조) : "차 싣기 바쁘지. 승객 안전은 관심 없고, 그 짓 하는데 내가 바로 인터넷에 올리려 다가…"

차량 고정은 나무로 괴는 게 전부입니다.

그마저도 생략하곤 합니다.

바람의 세기가 기준치를 넘어선 날에도 고박 장치 없이 차를 싣고 출항합니다.

<인터뷰> 유갑상(인천 해경 해상교통 계장) : "고박(고정작업)을 원래 해야 되는 거죠. 그런데 (이 배는) 고박을 못하니까 (차량을 싣고) 운항을 안 하는 게 맞는 거죠."

대형 화물차를 가득 실은 이 배는 무게를 못 이겨 한계인 '흘수선'이 물에 잠긴 상태로 운항했습니다.

<인터뷰> 허연(해양수산부 해사 안전점검관) : "이 삼각형이 끝이 물에 잠겨버리면 이게 과적입니다. 이 만재 흘수선은 법에 따라서 보여야지 절대 지워지거나 감춰져서는 안 되는 겁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여객선의 안전 관리는 강화됐지만, 가까운 섬을 오가는 도선은 위험천만한 운항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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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불감’ 도선…승선 명부 미작성에 과적까지
    • 입력 2015-09-10 21:19:45
    • 수정2015-09-10 22: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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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객선처럼 승객과 화물을 함께 싣고 다니지만, 한 시간 안의 짧은 거리를 다니는 배를 '도선'이라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느슨한 안전 규정이 적용되는데, 현장에서는 이마저도 무시된 채 위험한 운항을 하고 있습니다.

임재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섬으로 가려는 차량들이 도로 위로 길게 늘어섰습니다.

매표소가 아닌 도로에서 승선권이 팔려 나갑니다.

몇 명이나 탔는지, 누가 탔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승선 명부를 써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습니다.

<녹취> 선사 직원(음성변조) : "어른 4명이요? (이거(승선 명부)는 안 써도 되나요?) 안 쓰셔도 돼요."

배가 무게 중심을 잘 잡도록 화물차를 갑판 가운데에, 승용차를 주변부에 배치하도록 돼 있지만, 아무렇게나 뒤섞입니다.

차량 사이를 60cm 이상 떼도록 한 규정도 무시됩니다.

한 대라도 더 실으려다 보니 범퍼끼리 맞닿을 정도입니다.

<인터뷰> 도선 승선 관광객(음성변조) : "차 싣기 바쁘지. 승객 안전은 관심 없고, 그 짓 하는데 내가 바로 인터넷에 올리려 다가…"

차량 고정은 나무로 괴는 게 전부입니다.

그마저도 생략하곤 합니다.

바람의 세기가 기준치를 넘어선 날에도 고박 장치 없이 차를 싣고 출항합니다.

<인터뷰> 유갑상(인천 해경 해상교통 계장) : "고박(고정작업)을 원래 해야 되는 거죠. 그런데 (이 배는) 고박을 못하니까 (차량을 싣고) 운항을 안 하는 게 맞는 거죠."

대형 화물차를 가득 실은 이 배는 무게를 못 이겨 한계인 '흘수선'이 물에 잠긴 상태로 운항했습니다.

<인터뷰> 허연(해양수산부 해사 안전점검관) : "이 삼각형이 끝이 물에 잠겨버리면 이게 과적입니다. 이 만재 흘수선은 법에 따라서 보여야지 절대 지워지거나 감춰져서는 안 되는 겁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여객선의 안전 관리는 강화됐지만, 가까운 섬을 오가는 도선은 위험천만한 운항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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