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지·축제도 테러 표적…‘소프트 타깃’ 진화

입력 2016.07.15 (21:12) 수정 2016.07.17 (11:0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번 테러도 일반 대중을 노린 이른바 '소프트 타깃' 테러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항이나 공연장 같은 단순 다중이용 시설이 아니라 축제가 열리는 휴양지를 골라 트럭으로 돌진하는 새로운 수법입니다.

김시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년 전, 이번 테러 현장에서 열렸던 불꽃놀이 장면입니다.

관광객들이 해변에 발 디딜 틈 없이 모여 있습니다.

이번 테러의 범인은 불꽃놀이가 끝나면,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나오는 점을 알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카일라 레판(테러 목격자) : "불꽃놀이가 막 끝나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해변 밖으로 나왔어요. 도로를 막 건너던 참이었습니다."

기존 소프트 타깃 테러가 일어났던 장소는 카페와 공연장, 공항 등 범인이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공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테러는 완전히 열려 있는 해변을 노렸습니다.

사전에 적발될 위험은 피하면서도 무방비로 노출된 관광객을 노린 겁니다.

테러의 수법도 달라졌습니다.

지난해 파리 테러 때는 여러 명이 철저히 업무를 분담했고, 총기와 폭탄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테러는 단 한 명의 범인이, '트럭 돌진'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수법을 동원했습니다.

<녹취> 테러 목격자 : "처음에는 음주운전 트럭이라고 생각했죠. 테러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세계 각국이 잇따른 테러로 보안을 강화하고, 시민들의 경계심도 높아진 상황.

감시망은 피하면서도, 더 많은 민간인을 살상하기 위한 소프트 타깃 테러의 수법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기자 멘트>

지난해 6월,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 튀니지의 휴양지 수스 해변에서 파라솔에 있던 한 남성이 갑자기 총기를 난사합니다.

해수욕을 즐기던 38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는데, 이 중 30명이 영국인이었습니다.

지난 1월 부르키나파소의 고급 호텔 인질극에서는 29명이 사망했는데, 프랑스와 스위스 관광객의 피해가 컸습니다.

두달 뒤 코트디부아르 해변과 리조트에도 무장 괴한들이 들이닥쳤는데 휴가를 즐기던 유럽인 등 14명이 숨졌습니다.

이렇듯 외국인들이 북적이지만 보안이 느슨하고 경계심이 없는 곳, 테러 단체들이 휴양지를 노리는 이유입니다.

때문에 이탈리아 정보 당국은 이미 지난 4월, IS가 올여름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지중해 휴양지에서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고 "휴가철 바닷가는 안전하지 않다"는 독일 당국자의 경고도 나왔습니다.

문제는 본격 휴가철을 맞아 휴양지 테러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니스 역시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가는 휴양지인데요.

프랑스를 포함해 유럽에서는 터키와 벨기에, 스페인 등에 우리 정부의 여행 경보가 내려져 있고, 아시에에도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 등에 여행 경보가 내려져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이번 니스 차량 테러에 이르기까지 유독 대형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김영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1월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침입한 무장 괴한의 총기 난사로 12명이 숨진 테러.

같은해 11월 130명이 숨진 파리 동시 다발 테러에 이번 니스 테러까지.

최근 프랑스에 가해진 테러 공격이나 시도는 12차례, 45일에 한번 꼴이었습니다.

왜 또 프랑스일까? 프랑스 무슬림 인구는 전체의 8%, 6백만 명으로 유럽에서도 최대 규모입니다.

니스 지역은 20%로 더 높습니다.

무슬림 이주민은 사회적 차별과 높은 실업률 등으로 프랑스에 불만이 큰 만큼 극단주의에 빠지기 쉽다는 분석입니다.

프랑스는 유럽연합 국가로 국경이 느슨한데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도 왕래하기 편한 위치에 있어 테러 감행과 도주도 쉽습니다.

무엇보다 프랑스가 IS 상대로 강력한 군사작전을 벌이면서 테러의 표적이 됐다는 분석입니다.

<녹취> 크리스티앙 말라드(국제 외교 전문가) : "프랑스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 공격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동시에 프랑스 내 많은 IS 추종자들과 정부 사이의 내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죠."

프랑스에서 크고 작은 테러가 일상화 되다시피 하면서 톨레랑스, 즉 관용의 나라 프랑스가 동요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은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휴양지·축제도 테러 표적…‘소프트 타깃’ 진화
    • 입력 2016-07-15 21:20:35
    • 수정2016-07-17 11:07:29
    뉴스 9
<앵커 멘트> 이번 테러도 일반 대중을 노린 이른바 '소프트 타깃' 테러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항이나 공연장 같은 단순 다중이용 시설이 아니라 축제가 열리는 휴양지를 골라 트럭으로 돌진하는 새로운 수법입니다. 김시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년 전, 이번 테러 현장에서 열렸던 불꽃놀이 장면입니다. 관광객들이 해변에 발 디딜 틈 없이 모여 있습니다. 이번 테러의 범인은 불꽃놀이가 끝나면,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나오는 점을 알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카일라 레판(테러 목격자) : "불꽃놀이가 막 끝나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해변 밖으로 나왔어요. 도로를 막 건너던 참이었습니다." 기존 소프트 타깃 테러가 일어났던 장소는 카페와 공연장, 공항 등 범인이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공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테러는 완전히 열려 있는 해변을 노렸습니다. 사전에 적발될 위험은 피하면서도 무방비로 노출된 관광객을 노린 겁니다. 테러의 수법도 달라졌습니다. 지난해 파리 테러 때는 여러 명이 철저히 업무를 분담했고, 총기와 폭탄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테러는 단 한 명의 범인이, '트럭 돌진'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수법을 동원했습니다. <녹취> 테러 목격자 : "처음에는 음주운전 트럭이라고 생각했죠. 테러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세계 각국이 잇따른 테러로 보안을 강화하고, 시민들의 경계심도 높아진 상황. 감시망은 피하면서도, 더 많은 민간인을 살상하기 위한 소프트 타깃 테러의 수법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기자 멘트> 지난해 6월,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 튀니지의 휴양지 수스 해변에서 파라솔에 있던 한 남성이 갑자기 총기를 난사합니다. 해수욕을 즐기던 38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는데, 이 중 30명이 영국인이었습니다. 지난 1월 부르키나파소의 고급 호텔 인질극에서는 29명이 사망했는데, 프랑스와 스위스 관광객의 피해가 컸습니다. 두달 뒤 코트디부아르 해변과 리조트에도 무장 괴한들이 들이닥쳤는데 휴가를 즐기던 유럽인 등 14명이 숨졌습니다. 이렇듯 외국인들이 북적이지만 보안이 느슨하고 경계심이 없는 곳, 테러 단체들이 휴양지를 노리는 이유입니다. 때문에 이탈리아 정보 당국은 이미 지난 4월, IS가 올여름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지중해 휴양지에서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고 "휴가철 바닷가는 안전하지 않다"는 독일 당국자의 경고도 나왔습니다. 문제는 본격 휴가철을 맞아 휴양지 테러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니스 역시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가는 휴양지인데요. 프랑스를 포함해 유럽에서는 터키와 벨기에, 스페인 등에 우리 정부의 여행 경보가 내려져 있고, 아시에에도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 등에 여행 경보가 내려져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이번 니스 차량 테러에 이르기까지 유독 대형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김영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1월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침입한 무장 괴한의 총기 난사로 12명이 숨진 테러. 같은해 11월 130명이 숨진 파리 동시 다발 테러에 이번 니스 테러까지. 최근 프랑스에 가해진 테러 공격이나 시도는 12차례, 45일에 한번 꼴이었습니다. 왜 또 프랑스일까? 프랑스 무슬림 인구는 전체의 8%, 6백만 명으로 유럽에서도 최대 규모입니다. 니스 지역은 20%로 더 높습니다. 무슬림 이주민은 사회적 차별과 높은 실업률 등으로 프랑스에 불만이 큰 만큼 극단주의에 빠지기 쉽다는 분석입니다. 프랑스는 유럽연합 국가로 국경이 느슨한데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도 왕래하기 편한 위치에 있어 테러 감행과 도주도 쉽습니다. 무엇보다 프랑스가 IS 상대로 강력한 군사작전을 벌이면서 테러의 표적이 됐다는 분석입니다. <녹취> 크리스티앙 말라드(국제 외교 전문가) : "프랑스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 공격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동시에 프랑스 내 많은 IS 추종자들과 정부 사이의 내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죠." 프랑스에서 크고 작은 테러가 일상화 되다시피 하면서 톨레랑스, 즉 관용의 나라 프랑스가 동요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은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