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꽉 채웠다던 윤석열 “후원금 0원·후원자 0명” 무슨 일?

입력 2021.12.14 (20:20) 수정 2022.02.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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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이제 3개월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선거전이 예상되는 이번 대선에서도 선거 비용은 만만치 않게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대선 경선 후보자는 경선을 위해 25억 6545만 원까지 후원금 모금이 가능하고, 경선 종료 이후 30일 이내 선관위에 관련 자료를 제출할 의무가 있습니다.

KBS 탐사보도부는 선관위에 정보공개 청구해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경선 기간 각 당 후보들의 정치자금 수입·지출 보고서와 후원금 내역 등을 분석했습니다. 지난달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이어 이번에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대해 분석해봤는데요.

윤 후보 측이 제출한 내역을 살펴봤더니 분석할 자료의 양 자체가 이 후보 측에 비해 적었습니다. 고액후원자 내역조차 파악할 수 없었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도 알아봤습니다.

■윤석열 후보, 경선 선거비 지출 홍준표 전 후보보다 적어


국민의힘 대선 경선 본선에 오른 후보들이 경선 과정에서 얼마나 돈을 썼는지 먼저 살펴봤습니다.

선관위에 제출된 내역에 따르면 홍준표 전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후원회기부금 4억 3천여만 원을 포함한 10억 8천여만 원을 지출해 선거비를 가장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뒤이어 윤석열 후보 8억여 원, 원희룡 전 후보 3억 7천여만 원, 유승민 전 후보 3억 5천여만 원 순이었습니다.

경선 막판까지 접전을 했던 윤 후보와 홍 전 후보의 선거비 지출 내역은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26억여 원, 이낙연 전 후보가 27억여 원을 사용한 것에 비하면 규모가 작았습니다.

먼저, 윤 후보가 경선 기간 동안 8억여 원을 어디에 썼는지 알아보고, 경선 후원금이 왜 없다고 집계됐는지도 뒤이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문자메시지 3억 6천여만 원 등 8억여 원 사용


윤 후보의 신고된 지출 내역 가운데서는 '당원용 문자메시지 충전' 등 문자메시지 발송 비용이 3억 6천여만 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뒤이어 국민리서치그룹에 여론조사 2회, 4천510만 원과 당원 대상 ARS 2천만 원 등 모두 6천5백여만 원, 선거 벽보 제작과 경선 홍보물 인쇄비 등으로 5천8백여만 원을 썼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7월 26일 ‘후원금 한도액 달성’에 감사하며 첨부한 이미지(자료: 윤석열 페이스북)윤석열 후보가 7월 26일 ‘후원금 한도액 달성’에 감사하며 첨부한 이미지(자료: 윤석열 페이스북)

그러나 사무실 임대료와 식대, 후보자 차량 렌트비, 방역과 홈페이지 비용 등 경선 후보자라면 사용할 법한 내역들이 빠져 있었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비해 윤 후보 측의 정치자금 지출 항목은 상대적으로 세분화돼 있지 않아 보였습니다.

■윤석열 경선 후원금 '0원'?...홍준표 4억 4천여만 원 모금


선관위에 제출된 회계보고서를 보면 윤석열 경선 후보자 후원회의 수입과 지출, 잔액이 모두 0원으로 찍혀 있었습니다.

유승민, 원희룡 전 후보는 경선 후보자 후원회를 선관위에 등록하지 않아서 후원회 회계보고서도 없었습니다. 경선 후보자 후원회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렇듯 경선 후원금만 보면 홍준표 전 후보만 4억 4천여만 원을 거둔 내역을 제출했습니다. 박맹우 전 울산시장과 정태옥 전 국회의원이 각각 1인 최고 한도인 1천만 원씩 후원했습니다. 고액후원자 29명의 후원금은 2억 8,800만 원으로 전체 후원금의 65%를 차지했습니다. 박 전 시장은 지난 10월 윤석열 후보의 울산 직능본부 본부장을 맡아 윤 후보 캠프에 합류한 바 있습니다.

결국 윤석열 후보의 경우 경선 후보자 후원회를 등록하고도 후원금 내역서에는 0원이라고 돼 있는 유일한 후보자가 됐습니다.

■윤 후보 측 "예비 후보자 후원회 계좌로만 모금...경선 후원회 계좌로 모금은 안 해"

윤 후보는 지난 7월 후원금 한도액(25억 6,545만 원)을 20시간 만에 채웠다고 밝혔습니다. 윤 후보 측은 "후보가 지난 7월 26일 '예비후보 후원회 계좌'로 모금했다. 후원금을 모금한 지 나흘 뒤인 지난 7월 30일에 입당했다. 입당 이후 경선 후보로 모금이 가능하다는 걸 뒤늦게 알았으나, 곧바로 경선 후원금을 또 달라고 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윤 후보 측 관계자도 "경선 후보자 후원회 계좌로는 모금을 안 했고, 이번 경선에서는 예비후보 후원회 계좌에서 8억여 원 지출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선관위에 확인을 해보니 선관위 관계자도 "윤 후보 측이 '경선 후보자 후원회'도 선관위에 등록했으나 해당 계좌로는 모금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후보 측은 '예비 후보자 정치자금에서 수입처리'라고 경선비용 회계보고서에 기재했습니다. 이에 따라 모두 20차례에 걸쳐 8억여 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이 같은 회계 처리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예비 후보자의 선거운동 경비를 경선 후보자의 회계 책임자가 직접 지출하는 경우, 관련 내역을 포함해 보고하면 문제가 없다고 2007년도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액 후원자 명단은? 윤석열 후보는 대선 이후 공개, 홍준표 전 후보는 이번에 공개

그렇다면, 지난 경선 기간 동안 윤 후보에게 500만 원 초과 고액 후원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언제 알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르면 내년 3월, 늦으면 4월쯤에야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예비후보자 후원회의 회계보고는 선거날 이후 30일까지 이뤄지면 됩니다. 이에 비해 홍준표 전 후보의 경우는 경선 후보자 후원회에 기부한 고액후원자 29명의 명단을 이번에 공개했습니다.


윤 후보 측의 설명에 따르면 예비후보자 후원회 계좌에서 8억여 원을 경선 과정에서 사용했으므로, 총 후원금에서 남은 약 17억 원의 사용 내역, 그리고 고액 후원자 명단은 정치자금법에 따라 대선 종료 30일 이내 제출하도록 되어 있는데요.

윤 후보 측이 회계 보고 시한을 꽉 채우고 제출한다면 내년 4월쯤에야 관련 내역이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윤지희, 이지연
인포그래픽: 권세라,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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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원금 꽉 채웠다던 윤석열 “후원금 0원·후원자 0명” 무슨 일?
    • 입력 2021-12-14 20:20:58
    • 수정2022-02-16 19: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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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이제 3개월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선거전이 예상되는 이번 대선에서도 선거 비용은 만만치 않게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대선 경선 후보자는 경선을 위해 25억 6545만 원까지 후원금 모금이 가능하고, 경선 종료 이후 30일 이내 선관위에 관련 자료를 제출할 의무가 있습니다.

KBS 탐사보도부는 선관위에 정보공개 청구해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경선 기간 각 당 후보들의 정치자금 수입·지출 보고서와 후원금 내역 등을 분석했습니다. 지난달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이어 이번에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대해 분석해봤는데요.

윤 후보 측이 제출한 내역을 살펴봤더니 분석할 자료의 양 자체가 이 후보 측에 비해 적었습니다. 고액후원자 내역조차 파악할 수 없었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도 알아봤습니다.

■윤석열 후보, 경선 선거비 지출 홍준표 전 후보보다 적어


국민의힘 대선 경선 본선에 오른 후보들이 경선 과정에서 얼마나 돈을 썼는지 먼저 살펴봤습니다.

선관위에 제출된 내역에 따르면 홍준표 전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후원회기부금 4억 3천여만 원을 포함한 10억 8천여만 원을 지출해 선거비를 가장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뒤이어 윤석열 후보 8억여 원, 원희룡 전 후보 3억 7천여만 원, 유승민 전 후보 3억 5천여만 원 순이었습니다.

경선 막판까지 접전을 했던 윤 후보와 홍 전 후보의 선거비 지출 내역은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26억여 원, 이낙연 전 후보가 27억여 원을 사용한 것에 비하면 규모가 작았습니다.

먼저, 윤 후보가 경선 기간 동안 8억여 원을 어디에 썼는지 알아보고, 경선 후원금이 왜 없다고 집계됐는지도 뒤이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문자메시지 3억 6천여만 원 등 8억여 원 사용


윤 후보의 신고된 지출 내역 가운데서는 '당원용 문자메시지 충전' 등 문자메시지 발송 비용이 3억 6천여만 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뒤이어 국민리서치그룹에 여론조사 2회, 4천510만 원과 당원 대상 ARS 2천만 원 등 모두 6천5백여만 원, 선거 벽보 제작과 경선 홍보물 인쇄비 등으로 5천8백여만 원을 썼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7월 26일 ‘후원금 한도액 달성’에 감사하며 첨부한 이미지(자료: 윤석열 페이스북)
그러나 사무실 임대료와 식대, 후보자 차량 렌트비, 방역과 홈페이지 비용 등 경선 후보자라면 사용할 법한 내역들이 빠져 있었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비해 윤 후보 측의 정치자금 지출 항목은 상대적으로 세분화돼 있지 않아 보였습니다.

■윤석열 경선 후원금 '0원'?...홍준표 4억 4천여만 원 모금


선관위에 제출된 회계보고서를 보면 윤석열 경선 후보자 후원회의 수입과 지출, 잔액이 모두 0원으로 찍혀 있었습니다.

유승민, 원희룡 전 후보는 경선 후보자 후원회를 선관위에 등록하지 않아서 후원회 회계보고서도 없었습니다. 경선 후보자 후원회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렇듯 경선 후원금만 보면 홍준표 전 후보만 4억 4천여만 원을 거둔 내역을 제출했습니다. 박맹우 전 울산시장과 정태옥 전 국회의원이 각각 1인 최고 한도인 1천만 원씩 후원했습니다. 고액후원자 29명의 후원금은 2억 8,800만 원으로 전체 후원금의 65%를 차지했습니다. 박 전 시장은 지난 10월 윤석열 후보의 울산 직능본부 본부장을 맡아 윤 후보 캠프에 합류한 바 있습니다.

결국 윤석열 후보의 경우 경선 후보자 후원회를 등록하고도 후원금 내역서에는 0원이라고 돼 있는 유일한 후보자가 됐습니다.

■윤 후보 측 "예비 후보자 후원회 계좌로만 모금...경선 후원회 계좌로 모금은 안 해"

윤 후보는 지난 7월 후원금 한도액(25억 6,545만 원)을 20시간 만에 채웠다고 밝혔습니다. 윤 후보 측은 "후보가 지난 7월 26일 '예비후보 후원회 계좌'로 모금했다. 후원금을 모금한 지 나흘 뒤인 지난 7월 30일에 입당했다. 입당 이후 경선 후보로 모금이 가능하다는 걸 뒤늦게 알았으나, 곧바로 경선 후원금을 또 달라고 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윤 후보 측 관계자도 "경선 후보자 후원회 계좌로는 모금을 안 했고, 이번 경선에서는 예비후보 후원회 계좌에서 8억여 원 지출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선관위에 확인을 해보니 선관위 관계자도 "윤 후보 측이 '경선 후보자 후원회'도 선관위에 등록했으나 해당 계좌로는 모금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후보 측은 '예비 후보자 정치자금에서 수입처리'라고 경선비용 회계보고서에 기재했습니다. 이에 따라 모두 20차례에 걸쳐 8억여 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이 같은 회계 처리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예비 후보자의 선거운동 경비를 경선 후보자의 회계 책임자가 직접 지출하는 경우, 관련 내역을 포함해 보고하면 문제가 없다고 2007년도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액 후원자 명단은? 윤석열 후보는 대선 이후 공개, 홍준표 전 후보는 이번에 공개

그렇다면, 지난 경선 기간 동안 윤 후보에게 500만 원 초과 고액 후원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언제 알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르면 내년 3월, 늦으면 4월쯤에야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예비후보자 후원회의 회계보고는 선거날 이후 30일까지 이뤄지면 됩니다. 이에 비해 홍준표 전 후보의 경우는 경선 후보자 후원회에 기부한 고액후원자 29명의 명단을 이번에 공개했습니다.


윤 후보 측의 설명에 따르면 예비후보자 후원회 계좌에서 8억여 원을 경선 과정에서 사용했으므로, 총 후원금에서 남은 약 17억 원의 사용 내역, 그리고 고액 후원자 명단은 정치자금법에 따라 대선 종료 30일 이내 제출하도록 되어 있는데요.

윤 후보 측이 회계 보고 시한을 꽉 채우고 제출한다면 내년 4월쯤에야 관련 내역이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윤지희, 이지연
인포그래픽: 권세라,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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