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줄고 조합 늘고

입력 2004.11.11 (22:01)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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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업인구는 줄어들고 있는데 전국의 농협 지역 조합은 무려 1300개를 넘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구조야말로 농협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농협개혁을 위한 기획보도 김대홍 기자입니다.
⊙기자: 두 개 면을 합쳐 농민 2000여 명이 회원인 지역농협입니다.
이 농협은 최근 기금관리위원회로부터 부실이 심해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이 농협이 제출한 사업보고서에는 13억 5000만원이 적자입니다.
⊙유재선(용인농협 조합장): 농협이 그때 당시에는 다른 곳에서 수익을 올리고 조금이라도 조합원들에게 환원사업이라도 한 것이 다른 것도 잘 안 되지...
⊙기자: 농협 유료판매소는 문을 닫은 지 오래입니다.
올해 말까지 자구책을 내놓지 못하면 이 농협은 다른 농협과 합병해야 합니다.
농민 1800여 명이 모여사는 이 마을에서는 왕복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농협중앙회 지점과 지역농협, 축협이 나란히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부분의 지역조합들은 반경 500m 안에서 서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 예수금이 500억원 미만인 지역조합은 전체의 60%에 이르는 797곳, 또 순자본비율이 2% 미만인 조합도 68개나 되고 4% 미만인 조합은 무려 290개나 됩니다.
이 상태로라면 조만간 부실조합이 대량으로 발생할 우려가 높습니다.
난립도 난립이지만 주먹구구식 경영도 문제입니다.
1300여 개 조합 가운데 전문경영인제를 도입한 조합은 현재 71곳뿐입니다.
⊙김완배(서울대 농경제학 교수): 일본의 경우에 5000개가 넘는 조합이 있었는데 지금 이제 1000개 정도로 줄었다, 저희가 1500개에서 저희는 한 4, 500개 이하로 줄여야 되는 거다...
⊙기자: 규모가 영세하다 보니 농민들을 상대로 한 대출금리도 오히려 시중은행보다 높습니다.
지난해 지역농협의 평균 상호금융 대출금리는 7.71%, 시중은행보다 가까이 높습니다.
농민들이 도시민보다 연간 5600억원 정도를 이자비용으로 더 부담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도 조합 임직원들의 임금 수준은 조합원들에게 돌아가는 실제 이득보다 여전히 높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큰 셈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조합당 매출 총이익은 41억원, 이 가운데 81%인 33억 3000만원이 인건비나 퇴직적립금 등 판매관리비로 처리됐습니다.
⊙남광식(경북 상주시): 농민을 위한 협동조합이 아니고 고금리에 고임금의 농민을 위한 것이 아니고 직원을 위한 협동조합이 되어 버렸다.
⊙기자: 조합장을 둘러싼 선거도 결국 지역조합의 경쟁력을 약화시킵니다.
지난 2002년 이후 조합장 선거와 관련된 민형사상 소송은 모두 39건이나 됩니다.
지역 조합을 구조조정하는 방법은 강제 통폐합보다는 회원들에게 조합선택권을 줌으로써 경쟁력이 없는 조합은 자연도태를 시키는 형태가 바람직합니다.
⊙민승규(삼성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그러니까 나는 저쪽 조합에, 저 품목의 조합에 가입하는 게 훨씬 나한테 도움이 되겠다 하면 가시게끔 이런 식으로 해서 어떤 조합간의 경쟁을 도입을 해서...
⊙기자: 직원들의 인건비 대기에도 급급한 부실지역조합을 정리해야 농협은 농민의 품으로 돌아갑니다.
KBS뉴스 김대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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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민 줄고 조합 늘고
    • 입력 2004-11-11 21:17:27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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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업인구는 줄어들고 있는데 전국의 농협 지역 조합은 무려 1300개를 넘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구조야말로 농협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농협개혁을 위한 기획보도 김대홍 기자입니다. ⊙기자: 두 개 면을 합쳐 농민 2000여 명이 회원인 지역농협입니다. 이 농협은 최근 기금관리위원회로부터 부실이 심해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이 농협이 제출한 사업보고서에는 13억 5000만원이 적자입니다. ⊙유재선(용인농협 조합장): 농협이 그때 당시에는 다른 곳에서 수익을 올리고 조금이라도 조합원들에게 환원사업이라도 한 것이 다른 것도 잘 안 되지... ⊙기자: 농협 유료판매소는 문을 닫은 지 오래입니다. 올해 말까지 자구책을 내놓지 못하면 이 농협은 다른 농협과 합병해야 합니다. 농민 1800여 명이 모여사는 이 마을에서는 왕복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농협중앙회 지점과 지역농협, 축협이 나란히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부분의 지역조합들은 반경 500m 안에서 서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 예수금이 500억원 미만인 지역조합은 전체의 60%에 이르는 797곳, 또 순자본비율이 2% 미만인 조합도 68개나 되고 4% 미만인 조합은 무려 290개나 됩니다. 이 상태로라면 조만간 부실조합이 대량으로 발생할 우려가 높습니다. 난립도 난립이지만 주먹구구식 경영도 문제입니다. 1300여 개 조합 가운데 전문경영인제를 도입한 조합은 현재 71곳뿐입니다. ⊙김완배(서울대 농경제학 교수): 일본의 경우에 5000개가 넘는 조합이 있었는데 지금 이제 1000개 정도로 줄었다, 저희가 1500개에서 저희는 한 4, 500개 이하로 줄여야 되는 거다... ⊙기자: 규모가 영세하다 보니 농민들을 상대로 한 대출금리도 오히려 시중은행보다 높습니다. 지난해 지역농협의 평균 상호금융 대출금리는 7.71%, 시중은행보다 가까이 높습니다. 농민들이 도시민보다 연간 5600억원 정도를 이자비용으로 더 부담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도 조합 임직원들의 임금 수준은 조합원들에게 돌아가는 실제 이득보다 여전히 높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큰 셈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조합당 매출 총이익은 41억원, 이 가운데 81%인 33억 3000만원이 인건비나 퇴직적립금 등 판매관리비로 처리됐습니다. ⊙남광식(경북 상주시): 농민을 위한 협동조합이 아니고 고금리에 고임금의 농민을 위한 것이 아니고 직원을 위한 협동조합이 되어 버렸다. ⊙기자: 조합장을 둘러싼 선거도 결국 지역조합의 경쟁력을 약화시킵니다. 지난 2002년 이후 조합장 선거와 관련된 민형사상 소송은 모두 39건이나 됩니다. 지역 조합을 구조조정하는 방법은 강제 통폐합보다는 회원들에게 조합선택권을 줌으로써 경쟁력이 없는 조합은 자연도태를 시키는 형태가 바람직합니다. ⊙민승규(삼성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그러니까 나는 저쪽 조합에, 저 품목의 조합에 가입하는 게 훨씬 나한테 도움이 되겠다 하면 가시게끔 이런 식으로 해서 어떤 조합간의 경쟁을 도입을 해서... ⊙기자: 직원들의 인건비 대기에도 급급한 부실지역조합을 정리해야 농협은 농민의 품으로 돌아갑니다. KBS뉴스 김대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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