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극심한 양극화

입력 2004.12.23 (21:57)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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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 한 해를 돌아보는 순서, 오늘은 경제분야입니다.
올해 우리 경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양극화일 것입니다.
수출은 사상 최대실적을 올렸지만 내수와 고용은 침체에 빠졌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소득층과 저소득층간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진 한 해였습니다.
유석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내수경기 위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은 시장과 지역상가입니다.
재고정리 세일을 하거나 아예 문을 닫는 점포가 늘고 있습니다.
⊙상인: 가게를 빼려고 해도 가게가 나가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지금은 완전히 바닥이에요, 완전히 최악이에요.
⊙기자: 강남에 본점을 둔 한 백화점 회의실.
뚝 떨어진 매출을 늘리기 위한 묘안을 짜내느라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현재(현대백화점 판촉팀 차장): 여러 가지 많은 노력을 했는데도 상당 부분이 어려웠던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기자: 실제로 대표적인 내수업종인 소매업은 지난 10월까지 22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올 한 해 수출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반도체와 휴대폰, 자동차와 선박 등의 호조에 힘입어 지난 10월 수출 2000억달러를 돌파했고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2500억달러에 이를 전망입니다.
그러나 수출효과가 소비와 투자로 이어지지 못해 수출 따로 내수 따로의 극심한 양극화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조용수(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신용불량자문제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과도한 가계의 부채 부담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가 소비회복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 현상도 심각했습니다.
구리전선이 없는 모터를 개발해 한때 연간매출 20억원까지 올렸던 이 중소기업은 내수부진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김학원(엠베스트 개발부장): 의료보험이나 이런 것들, 급여도 사실 좀 많이 밀려 있는 그러한 상태에 있습니다.
⊙기자: 중소기업의 부진 속에 대기업들의 약진은 두드러져 삼성전자는 12조, 포스코는 4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습니다.
⊙황인성(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대부분의 중소기업 같은 경우는 내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런 수출과 내수간의 양극화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양극화 현상으로 나타난 거죠.
⊙기자: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이 40%를 넘어서면서 그나마 대기업들이 올린 성과의 상당부분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부작용도 낳았습니다.
⊙봉원길(대신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 배당증가에 따른 기업자금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투자 가능 자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아무래도 주식시장에서 부정적으로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올 한 해는 고유가와 달러화 약세 등 대외적인 악재까지 겹쳐 결국 5% 성장률 목표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힘들었던 한 해, 2004년을 달려온 한국경제는 이제 장기적인 침체국면으로 빠져들지 아니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다시 역동적인 경제로 돌아설지 그 길목에 서 있습니다.
KBS뉴스 유석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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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극심한 양극화
    • 입력 2004-12-23 21:36:34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올 한 해를 돌아보는 순서, 오늘은 경제분야입니다. 올해 우리 경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양극화일 것입니다. 수출은 사상 최대실적을 올렸지만 내수와 고용은 침체에 빠졌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소득층과 저소득층간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진 한 해였습니다. 유석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내수경기 위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은 시장과 지역상가입니다. 재고정리 세일을 하거나 아예 문을 닫는 점포가 늘고 있습니다. ⊙상인: 가게를 빼려고 해도 가게가 나가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지금은 완전히 바닥이에요, 완전히 최악이에요. ⊙기자: 강남에 본점을 둔 한 백화점 회의실. 뚝 떨어진 매출을 늘리기 위한 묘안을 짜내느라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현재(현대백화점 판촉팀 차장): 여러 가지 많은 노력을 했는데도 상당 부분이 어려웠던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기자: 실제로 대표적인 내수업종인 소매업은 지난 10월까지 22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올 한 해 수출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반도체와 휴대폰, 자동차와 선박 등의 호조에 힘입어 지난 10월 수출 2000억달러를 돌파했고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2500억달러에 이를 전망입니다. 그러나 수출효과가 소비와 투자로 이어지지 못해 수출 따로 내수 따로의 극심한 양극화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조용수(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신용불량자문제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과도한 가계의 부채 부담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가 소비회복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 현상도 심각했습니다. 구리전선이 없는 모터를 개발해 한때 연간매출 20억원까지 올렸던 이 중소기업은 내수부진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김학원(엠베스트 개발부장): 의료보험이나 이런 것들, 급여도 사실 좀 많이 밀려 있는 그러한 상태에 있습니다. ⊙기자: 중소기업의 부진 속에 대기업들의 약진은 두드러져 삼성전자는 12조, 포스코는 4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습니다. ⊙황인성(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대부분의 중소기업 같은 경우는 내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런 수출과 내수간의 양극화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양극화 현상으로 나타난 거죠. ⊙기자: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이 40%를 넘어서면서 그나마 대기업들이 올린 성과의 상당부분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부작용도 낳았습니다. ⊙봉원길(대신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 배당증가에 따른 기업자금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투자 가능 자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아무래도 주식시장에서 부정적으로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올 한 해는 고유가와 달러화 약세 등 대외적인 악재까지 겹쳐 결국 5% 성장률 목표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힘들었던 한 해, 2004년을 달려온 한국경제는 이제 장기적인 침체국면으로 빠져들지 아니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다시 역동적인 경제로 돌아설지 그 길목에 서 있습니다. KBS뉴스 유석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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