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상수도 오염 심각

입력 2005.03.22 (21:56)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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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먹는 물을 지키기 위한 KBS의 연속기획, 오늘은 두번째 순서로 농어촌지역의 간이상수도 문제입니다.
농어촌의 간이상수도는 대부분 낡은 데다 관리마저 제대로 안 돼 있어서 농어민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구영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근처 주민들이 먹을 물을 공급받는 간이급수시설입니다.
철재함은 시뻘겋게 녹슬었고 자물쇠는 망가졌습니다.
먼지 낀 물탱크 안에는 죽은 곤충까지 있습니다.
규모가 작아 시에서도 지원을 하지 않다 보니 주민들이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권용학(마을 주민): 주민들이 물관리 하려니 불편하죠.
우리가 1년에 한두 번은 물 빼내고 들어가서 청소도 해야하고...
⊙기자: 다른 간이급수시설은 물을 끌어 올리는 곳 바로 옆에 더러운 하수가 흐릅니다.
물이 맑았던 마을 위로 병세척 공장이 생기고 농약을 뿌리는 밭도 늘면서 주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수질검사에서 먹는 물로 부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그뿐, 사후 조치는 없었습니다.
⊙이동순(주민): 몇 백길을 팠어도 공장이 많으니까 그 물이 내려와서 그 땅 속으로 스며들어서 그게 아무래도 오염이 되고 그러니까...
⊙기자: 이처럼 오염원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소독도 제대로 안 되고 있습니다.
이 간이상수도에는 염소소독약 자동투입장치가 있지만 고장난 지 이미 오래입니다.
매일 적당량 넣어주어야 하는 소독약은 한꺼번에 쏟아져버렸습니다.
⊙박천길(주민): 지금 작동이 안 되고 있어요.
5년 정도 됐을 거예요.
⊙기자: 망가진 지 5년이요?
⊙박천길(주민): 네.
⊙기자: 지난 2003년 민관 합동조사에서도 전국 간이상수도의 6.7%에서 대장균군이나 질산정 질소 등이 과다 검출돼 먹는 물로 부적합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드러난 것은 문제의 일부입니다.
간이상수도 검사 항목은 수돗물의 55가지에 크게 못 미치는 14가지이고 농약은 포함도 안 돼 있습니다.
⊙이홍근(오산, 화성,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농약 문제라든가 그 다음에 산업폐수에서 생길 수 있는 제반 중금속 문제나 이런 부분들이 제대로 검출되지 않을 수가 있는 거고요,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기자: 실제 지난해 경남 창녕에서는 간이상수도 오염 때문에 추정되는 집단괴질까지 발생했습니다.
간이상수도나 간이급수시설, 우물 등에서 식수를 얻는 주민은 아직도 520만명.
특히 특별시나 광역시는 그 비율이 주민의 1% 정도지만 농어촌은 70% 가까이 됩니다.
하지만 책임이 전적으로 지자체에 있다 보니 예산 부족으로 전국 간이상수도 60% 이상이 20년 이상 보수조차 제대로 안 되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지난해 간이상수도 개선에 100억원을 지원하려 했지만 이 예산도 전액 삭감됐습니다.
⊙장재연(시민환경연구소 소장): 간이상수도 오염이 확산되고 있어서 주민 건강에 큰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에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는 서로 미루지 말고 시급히 대책을 실행해야 합니다.
⊙기자: 관리소홀과 예산부족으로 농어촌 주민들의 먹을 물이 오염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구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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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이 상수도 오염 심각
    • 입력 2005-03-22 21:18:39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먹는 물을 지키기 위한 KBS의 연속기획, 오늘은 두번째 순서로 농어촌지역의 간이상수도 문제입니다. 농어촌의 간이상수도는 대부분 낡은 데다 관리마저 제대로 안 돼 있어서 농어민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구영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근처 주민들이 먹을 물을 공급받는 간이급수시설입니다. 철재함은 시뻘겋게 녹슬었고 자물쇠는 망가졌습니다. 먼지 낀 물탱크 안에는 죽은 곤충까지 있습니다. 규모가 작아 시에서도 지원을 하지 않다 보니 주민들이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권용학(마을 주민): 주민들이 물관리 하려니 불편하죠. 우리가 1년에 한두 번은 물 빼내고 들어가서 청소도 해야하고... ⊙기자: 다른 간이급수시설은 물을 끌어 올리는 곳 바로 옆에 더러운 하수가 흐릅니다. 물이 맑았던 마을 위로 병세척 공장이 생기고 농약을 뿌리는 밭도 늘면서 주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수질검사에서 먹는 물로 부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그뿐, 사후 조치는 없었습니다. ⊙이동순(주민): 몇 백길을 팠어도 공장이 많으니까 그 물이 내려와서 그 땅 속으로 스며들어서 그게 아무래도 오염이 되고 그러니까... ⊙기자: 이처럼 오염원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소독도 제대로 안 되고 있습니다. 이 간이상수도에는 염소소독약 자동투입장치가 있지만 고장난 지 이미 오래입니다. 매일 적당량 넣어주어야 하는 소독약은 한꺼번에 쏟아져버렸습니다. ⊙박천길(주민): 지금 작동이 안 되고 있어요. 5년 정도 됐을 거예요. ⊙기자: 망가진 지 5년이요? ⊙박천길(주민): 네. ⊙기자: 지난 2003년 민관 합동조사에서도 전국 간이상수도의 6.7%에서 대장균군이나 질산정 질소 등이 과다 검출돼 먹는 물로 부적합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드러난 것은 문제의 일부입니다. 간이상수도 검사 항목은 수돗물의 55가지에 크게 못 미치는 14가지이고 농약은 포함도 안 돼 있습니다. ⊙이홍근(오산, 화성,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농약 문제라든가 그 다음에 산업폐수에서 생길 수 있는 제반 중금속 문제나 이런 부분들이 제대로 검출되지 않을 수가 있는 거고요,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기자: 실제 지난해 경남 창녕에서는 간이상수도 오염 때문에 추정되는 집단괴질까지 발생했습니다. 간이상수도나 간이급수시설, 우물 등에서 식수를 얻는 주민은 아직도 520만명. 특히 특별시나 광역시는 그 비율이 주민의 1% 정도지만 농어촌은 70% 가까이 됩니다. 하지만 책임이 전적으로 지자체에 있다 보니 예산 부족으로 전국 간이상수도 60% 이상이 20년 이상 보수조차 제대로 안 되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지난해 간이상수도 개선에 100억원을 지원하려 했지만 이 예산도 전액 삭감됐습니다. ⊙장재연(시민환경연구소 소장): 간이상수도 오염이 확산되고 있어서 주민 건강에 큰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에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는 서로 미루지 말고 시급히 대책을 실행해야 합니다. ⊙기자: 관리소홀과 예산부족으로 농어촌 주민들의 먹을 물이 오염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구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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