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낡은 수도관

입력 2005.03.21 (22:04)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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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수질오염의 위험성을 일깨우기 위해 제정된 세계 물의 날입니다.
9시뉴스에서는 먹는 물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오염을 막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 보는 연속기획보도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로 김원장 기자가 중금속 범벅인 노후 수도관의 내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은 지 14년 된 한 아파트의 수도 배관을 내시경으로 들여다 봤습니다.
마치 석회암 동굴처럼 수도관 안쪽이 산화돼 부풀어올랐습니다.
이 녹슨 수도관 일부를 잘라내 봤습니다.
⊙김진엽(한국중수협회장): 이 배관의 반경이 32mm 배관인데요.
16mm 정도의 공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기자: 보기에는 맑은 수돗물도 안심하기에는 이릅니다.
서울 잠실의 26년 된 대규모 아파트단지.
주민들의 식탁에 오르는 수돗물을 취수해 수질을 검사해 봤습니다.
그 결과 아연은 기준치 가까이, 철은 기준치를 4배 이상 초과했습니다.
녹물을 마시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번에는 수도관을 강한 압력으로 세척한 뒤 수질을 검사해 봤습니다.
인체에 치명적인 납이 기준치의 6배 가까이 검출됐습니다.
⊙정 용(연세대 의대 교수/전 서울시 수질평가위원장): 해롭지 않은 정도의 수준에 납이 녹아 있다 하더라도 이것이 다른 성분들하고 결합해서 침전물로 쌓일 수가 있습니다.
⊙기자: 실제 서울시의 조사에서도 10년 이상된 아파트 10집 중 6집의 수도관이 심하게 녹슬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녹슬어 오염된 배관은 자주 청소를 해 주거나 배관을 교체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입니다.
하지만 콘크리트 속에 꽁꽁 묻힌 배관을 교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서울 월곡동의 아파트 건설현장.
수도배관을 손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수도관이 이중으로 시공돼 있습니다.
교체를 원하면 안쪽 수도관을 손쉽게 뽑을 수 있습니다.
⊙김관회(현장소장): 녹물에 대한 그런 불안감이 있다면 언제라도 10년이든 20년 후에라도 이것을 뽑아서 교체할 수 있는...
⊙기자: 기술적인 보완과 함께 막대한 비용이 드는 기존 노후관 교체에도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합니다.
⊙홍성호(숭실대 환경, 화학공학과 교수): 옥내 배관은 사유재산이므로 정부에서 지원을 해서 현실적으로 교체해 주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을 합니다.
따라서 예산확보를 통해서 정확한 진단을 해 주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기자: 정부는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노후한 수도배관은 여전히 식탁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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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염된 낡은 수도관
    • 입력 2005-03-21 21:22:52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내일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수질오염의 위험성을 일깨우기 위해 제정된 세계 물의 날입니다. 9시뉴스에서는 먹는 물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오염을 막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 보는 연속기획보도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로 김원장 기자가 중금속 범벅인 노후 수도관의 내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은 지 14년 된 한 아파트의 수도 배관을 내시경으로 들여다 봤습니다. 마치 석회암 동굴처럼 수도관 안쪽이 산화돼 부풀어올랐습니다. 이 녹슨 수도관 일부를 잘라내 봤습니다. ⊙김진엽(한국중수협회장): 이 배관의 반경이 32mm 배관인데요. 16mm 정도의 공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기자: 보기에는 맑은 수돗물도 안심하기에는 이릅니다. 서울 잠실의 26년 된 대규모 아파트단지. 주민들의 식탁에 오르는 수돗물을 취수해 수질을 검사해 봤습니다. 그 결과 아연은 기준치 가까이, 철은 기준치를 4배 이상 초과했습니다. 녹물을 마시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번에는 수도관을 강한 압력으로 세척한 뒤 수질을 검사해 봤습니다. 인체에 치명적인 납이 기준치의 6배 가까이 검출됐습니다. ⊙정 용(연세대 의대 교수/전 서울시 수질평가위원장): 해롭지 않은 정도의 수준에 납이 녹아 있다 하더라도 이것이 다른 성분들하고 결합해서 침전물로 쌓일 수가 있습니다. ⊙기자: 실제 서울시의 조사에서도 10년 이상된 아파트 10집 중 6집의 수도관이 심하게 녹슬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녹슬어 오염된 배관은 자주 청소를 해 주거나 배관을 교체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입니다. 하지만 콘크리트 속에 꽁꽁 묻힌 배관을 교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서울 월곡동의 아파트 건설현장. 수도배관을 손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수도관이 이중으로 시공돼 있습니다. 교체를 원하면 안쪽 수도관을 손쉽게 뽑을 수 있습니다. ⊙김관회(현장소장): 녹물에 대한 그런 불안감이 있다면 언제라도 10년이든 20년 후에라도 이것을 뽑아서 교체할 수 있는... ⊙기자: 기술적인 보완과 함께 막대한 비용이 드는 기존 노후관 교체에도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합니다. ⊙홍성호(숭실대 환경, 화학공학과 교수): 옥내 배관은 사유재산이므로 정부에서 지원을 해서 현실적으로 교체해 주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을 합니다. 따라서 예산확보를 통해서 정확한 진단을 해 주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기자: 정부는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노후한 수도배관은 여전히 식탁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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