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 언론 첫 취재…이란 “미국, 확전 막아달라 요청”

입력 2023.11.09 (21:17) 수정 2023.11.0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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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스라엘과 하마스 소식으로 이어갑니다.

치열한 교전으로 민간인 희생이 가장 큰 곳은 가자지구 북쪽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다른 무장세력들이 충돌하는 지역까지 보면 범위가 훨씬 넓습니다.

레바논 국경 쪽에서는 헤즈볼라와 국지전이 벌어지고, 시리아 쪽에서 로켓을 쏘면 이스라엘이 맞서서 타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더 멀리 예멘의 후티 반군도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런 무장단체들을 지원하는 나라가 바로 이란입니다.

이란이 지원에 머물지 않고 직접 뛰어들면 전쟁이 중동 전체로 번질 위험이 커서 미국도 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을 보내 견제하고 있는 겁니다.

KBS가 전쟁이 시작된 뒤 한국 언론 처음으로 이란 정부 관계자를 인터뷰했습니다.

먼저 우수경 특파원의 단독 보도 보시고, 테헤란 현지 연결해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리포트]

이란은 이번 전쟁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가? 첫 질문에 어떤 역할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확전을 막아달라고 계속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세르 카나니/이란 외교부 대변인 : "이 지역 무장단체들이 전쟁에 끼어들지 않게 하라고 (미국이) 저희에게 요청했습니다."]

참전하지도 않았는데, 미국의 요청은 비논리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나세르 카나니/이란 외교부 대변인 : "미국의 요청은 솔직히 저희에게는 좀 이상합니다. 이란은 지금까지 이번 전쟁의 일부였던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미국이 참전 중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이스라엘에 지원을 퍼붓고 있다는 겁니다.

[나세르 카나니/이란 외교부 대변인 : "미국이 전쟁에 직접 참여하고 있고, 중요하고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확전 가능성도 경고했습니다.

[나세르 카나니/이란 외교부 대변인 : "두 국가(이스라엘과 미국)가 계속 이렇게 한다면 전쟁은 불가피하게 다른 지역으로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마스와 헤즈볼라, 예멘 후티 등 무장단체를 지원하는지 물었지만 즉답을 피했습니다.

다만, 팔레스타인 저항운동은 정당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나세르 카나니/이란 외교부 대변인 : "우리는 권리를 인정받고 되찾기 위한 팔레스타인의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여러 차례 선언했습니다."]

또 허위정보가 많다며, 하마스가 전쟁 직전 이란에서 교육을 받았다는 뉴스를 꼽았습니다.

[나세르 카나니/이란 외교부 대변인 : "팔레스타인 저항그룹(하마스)은 훌륭한 군사교관으로 다른 사람들도 훈련시킬 수 있습니다. (그 얘기는) 또 다른 거짓뉴스입니다."]

그러면서 막대한 민간인 피해를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나세르 카나니/이란 외교부 대변인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퍼부은 (폭탄은) 미국이 히로시마에 떨어뜨린 핵폭탄의 1.5배는 더 강력합니다."]

또 미국이 등장해 역내 안정에 기여한 적이 없다고 맹비난했습니다.

테헤란에서 KBS 뉴스 우수경입니다.

[앵커]

외국인도 히잡을 써야 한다는 현지 법을 따르면서 취재를 하고 있고요.

우 특파원, 인터뷰를 보면 이란은 참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하던데 맞습니까?

[기자]

인터뷰 내내 강조한 부분이, 이란은 이번 전쟁에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전쟁 종식을 위해 노력 중이다 이 두 가지였습니다.

무장단체들의 참전 가능성과 이란의 선제공격 가능성 등의 질문에는 답변을 피해갔습니다.

정리해보면 팔레스타인 저항운동에 대한 직접 지원 여부는 드러내지 않으면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며칠 전 하마스 지도자가 이란에서 이란 최고지도자와 만난 건, 이란이 뒤에 있다는 메시지라고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나세르 카나니/이란 외교부 대변인 : "(팔레스타인은) 그 어떤 때보다 정치적인 지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 만남은 이란 고위급의 전폭적인 지지를 보여줍니다."]

[앵커]

뿐만 아니라 이란은 그동안 꽤 거친 메시지를 쏟아냈거든요?

앞으로 얼마나 더 전쟁에 개입할지, 현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앞서 보신대로 미국과 이스라엘이 현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게 이란의 입장입니다.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잔인하게 당하고 있는 상황이 무장단체들을 자극하고 있다는 건데, 확전 가능성도 열어 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란이 직접 전쟁에 뛰어드는 건 쉬운 시나리오는 아닙니다.

무엇보다 오랜 미국의 경제제재로 경제 상황이 너무 안 좋은데 실제 여기선 외국 신용카드 사용은 못 하고 현금만 가능했습니다.

현재 중동에 배치돼 있는 미국의 항모전단, 핵잠수함 등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현재로선 전쟁 종식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는 게 이란의 입장입니다.

사우디와도 전쟁 종식과 구호품 전달 등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테헤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박현성/영상편집:양의정 김인수/그래픽:김지훈/자료조사:조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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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한국 언론 첫 취재…이란 “미국, 확전 막아달라 요청”
    • 입력 2023-11-09 21:17:49
    • 수정2023-11-09 2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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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스라엘과 하마스 소식으로 이어갑니다.

치열한 교전으로 민간인 희생이 가장 큰 곳은 가자지구 북쪽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다른 무장세력들이 충돌하는 지역까지 보면 범위가 훨씬 넓습니다.

레바논 국경 쪽에서는 헤즈볼라와 국지전이 벌어지고, 시리아 쪽에서 로켓을 쏘면 이스라엘이 맞서서 타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더 멀리 예멘의 후티 반군도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런 무장단체들을 지원하는 나라가 바로 이란입니다.

이란이 지원에 머물지 않고 직접 뛰어들면 전쟁이 중동 전체로 번질 위험이 커서 미국도 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을 보내 견제하고 있는 겁니다.

KBS가 전쟁이 시작된 뒤 한국 언론 처음으로 이란 정부 관계자를 인터뷰했습니다.

먼저 우수경 특파원의 단독 보도 보시고, 테헤란 현지 연결해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리포트]

이란은 이번 전쟁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가? 첫 질문에 어떤 역할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확전을 막아달라고 계속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세르 카나니/이란 외교부 대변인 : "이 지역 무장단체들이 전쟁에 끼어들지 않게 하라고 (미국이) 저희에게 요청했습니다."]

참전하지도 않았는데, 미국의 요청은 비논리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나세르 카나니/이란 외교부 대변인 : "미국의 요청은 솔직히 저희에게는 좀 이상합니다. 이란은 지금까지 이번 전쟁의 일부였던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미국이 참전 중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이스라엘에 지원을 퍼붓고 있다는 겁니다.

[나세르 카나니/이란 외교부 대변인 : "미국이 전쟁에 직접 참여하고 있고, 중요하고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확전 가능성도 경고했습니다.

[나세르 카나니/이란 외교부 대변인 : "두 국가(이스라엘과 미국)가 계속 이렇게 한다면 전쟁은 불가피하게 다른 지역으로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마스와 헤즈볼라, 예멘 후티 등 무장단체를 지원하는지 물었지만 즉답을 피했습니다.

다만, 팔레스타인 저항운동은 정당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나세르 카나니/이란 외교부 대변인 : "우리는 권리를 인정받고 되찾기 위한 팔레스타인의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여러 차례 선언했습니다."]

또 허위정보가 많다며, 하마스가 전쟁 직전 이란에서 교육을 받았다는 뉴스를 꼽았습니다.

[나세르 카나니/이란 외교부 대변인 : "팔레스타인 저항그룹(하마스)은 훌륭한 군사교관으로 다른 사람들도 훈련시킬 수 있습니다. (그 얘기는) 또 다른 거짓뉴스입니다."]

그러면서 막대한 민간인 피해를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나세르 카나니/이란 외교부 대변인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퍼부은 (폭탄은) 미국이 히로시마에 떨어뜨린 핵폭탄의 1.5배는 더 강력합니다."]

또 미국이 등장해 역내 안정에 기여한 적이 없다고 맹비난했습니다.

테헤란에서 KBS 뉴스 우수경입니다.

[앵커]

외국인도 히잡을 써야 한다는 현지 법을 따르면서 취재를 하고 있고요.

우 특파원, 인터뷰를 보면 이란은 참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하던데 맞습니까?

[기자]

인터뷰 내내 강조한 부분이, 이란은 이번 전쟁에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전쟁 종식을 위해 노력 중이다 이 두 가지였습니다.

무장단체들의 참전 가능성과 이란의 선제공격 가능성 등의 질문에는 답변을 피해갔습니다.

정리해보면 팔레스타인 저항운동에 대한 직접 지원 여부는 드러내지 않으면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며칠 전 하마스 지도자가 이란에서 이란 최고지도자와 만난 건, 이란이 뒤에 있다는 메시지라고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나세르 카나니/이란 외교부 대변인 : "(팔레스타인은) 그 어떤 때보다 정치적인 지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 만남은 이란 고위급의 전폭적인 지지를 보여줍니다."]

[앵커]

뿐만 아니라 이란은 그동안 꽤 거친 메시지를 쏟아냈거든요?

앞으로 얼마나 더 전쟁에 개입할지, 현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앞서 보신대로 미국과 이스라엘이 현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게 이란의 입장입니다.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잔인하게 당하고 있는 상황이 무장단체들을 자극하고 있다는 건데, 확전 가능성도 열어 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란이 직접 전쟁에 뛰어드는 건 쉬운 시나리오는 아닙니다.

무엇보다 오랜 미국의 경제제재로 경제 상황이 너무 안 좋은데 실제 여기선 외국 신용카드 사용은 못 하고 현금만 가능했습니다.

현재 중동에 배치돼 있는 미국의 항모전단, 핵잠수함 등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현재로선 전쟁 종식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는 게 이란의 입장입니다.

사우디와도 전쟁 종식과 구호품 전달 등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테헤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박현성/영상편집:양의정 김인수/그래픽:김지훈/자료조사:조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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