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과세 위에 나는 탈세

입력 2006.11.01 (22:15) 수정 2006.11.01 (22:5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원칙을 지키고 투명하다고 생각하십니까?

KBS 9시 뉴스는 오늘부터 우리 사회 각 분야에 만연한 반칙과 편법을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조세정의 문젭니다. 탈세 행위가 여전한 가운데 갈수록 신종 탈세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최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누구나 물건을 팔 수 있는 이른바 '오픈마켓' 사이틉니다.

단일 상품의 구매량이 최근 수천 개에 이를 만큼 성업중인 업체가 수두룩하지만 사업자등록을 따로 하지 않아도 오픈마켓에서는 별다른 제재가 없습니다.

<녹취> 오픈마켓 가입업체 : "많게는 월 수천만원 대 이상의 매출을 올려도 세금을 전혀 안내고 있습니다."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교묘한 사업자 쪼개기도 흔한 수법입니다.

의류 판매업자 이 모씨는 매출 규모를 쪼개기 위해 친인척 명의로 여러 개의 아이디를 만들어 옷을 팔아왔습니다.

지난 3년 동안 88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매출신고를 하지 않다가 국세청에 적발돼 세금 11억원이 부과됐습니다.

이런 오픈마켓은 급성장해 지난해 밝혀진 매출만 백화점 매출의 17%수준인 3조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더딘 법률 체계때문에 세원 포착은 어렵습니다.

<인터뷰> 손창성(국세청 세원정보과 사무관) : "오픈마켓 거래자료를 요청할 수 없게 돼 있어서 효과적으로 과세자료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많게는 한개에 백 만원대에 이르는 게임 아이템이나 게임 머니 시장도 마찬가지.

지난해 거래금액이 1조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지만 차명 계좌 등으로 은밀히 거래되고 있어 세금을 거의 걷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 게임 머니 판매상 : "많이 (구매) 하시는 분들은 몇 십만원씩 입금하시고 그래요. 지금 계좌번호 불러드릴까요?"

거대한 사교육 시장도 탈세의 온상입니다.

학원가의 탈세는 갈수록 교묘해집니다.

학원비에 대한 감시가 심해지자 일부 학원은 학원비 일부를 교재비로 돌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학부모 : "대단히 큰 학원인데도 카드가 안된다, 현금 내라하니까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당하다고 생각해요."

통신과 금융, 교육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 산업이 성장하면서 소득의 유형은 다양해졌지만 제도개선이 더디고 조사 인력도 부족해 세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훈(교수/서울시립대 세무학과) : "아이템 거래나 금융파생상품 등..새로운 거래가 계속 생겨나면서 과세 문제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것...소득세법 개정 논의가 앞으로 이어질 것..."

뛰는 과세 위에 나는 탈세, 교묘히 법망을 피해가는 신종 상거래와 탈세 수법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법 제도를 신속하게 보완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최서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뛰는 과세 위에 나는 탈세
    • 입력 2006-11-01 21:20:29
    • 수정2006-11-01 22:57:51
    뉴스 9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원칙을 지키고 투명하다고 생각하십니까? KBS 9시 뉴스는 오늘부터 우리 사회 각 분야에 만연한 반칙과 편법을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조세정의 문젭니다. 탈세 행위가 여전한 가운데 갈수록 신종 탈세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최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누구나 물건을 팔 수 있는 이른바 '오픈마켓' 사이틉니다. 단일 상품의 구매량이 최근 수천 개에 이를 만큼 성업중인 업체가 수두룩하지만 사업자등록을 따로 하지 않아도 오픈마켓에서는 별다른 제재가 없습니다. <녹취> 오픈마켓 가입업체 : "많게는 월 수천만원 대 이상의 매출을 올려도 세금을 전혀 안내고 있습니다."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교묘한 사업자 쪼개기도 흔한 수법입니다. 의류 판매업자 이 모씨는 매출 규모를 쪼개기 위해 친인척 명의로 여러 개의 아이디를 만들어 옷을 팔아왔습니다. 지난 3년 동안 88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매출신고를 하지 않다가 국세청에 적발돼 세금 11억원이 부과됐습니다. 이런 오픈마켓은 급성장해 지난해 밝혀진 매출만 백화점 매출의 17%수준인 3조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더딘 법률 체계때문에 세원 포착은 어렵습니다. <인터뷰> 손창성(국세청 세원정보과 사무관) : "오픈마켓 거래자료를 요청할 수 없게 돼 있어서 효과적으로 과세자료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많게는 한개에 백 만원대에 이르는 게임 아이템이나 게임 머니 시장도 마찬가지. 지난해 거래금액이 1조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지만 차명 계좌 등으로 은밀히 거래되고 있어 세금을 거의 걷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 게임 머니 판매상 : "많이 (구매) 하시는 분들은 몇 십만원씩 입금하시고 그래요. 지금 계좌번호 불러드릴까요?" 거대한 사교육 시장도 탈세의 온상입니다. 학원가의 탈세는 갈수록 교묘해집니다. 학원비에 대한 감시가 심해지자 일부 학원은 학원비 일부를 교재비로 돌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학부모 : "대단히 큰 학원인데도 카드가 안된다, 현금 내라하니까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당하다고 생각해요." 통신과 금융, 교육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 산업이 성장하면서 소득의 유형은 다양해졌지만 제도개선이 더디고 조사 인력도 부족해 세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훈(교수/서울시립대 세무학과) : "아이템 거래나 금융파생상품 등..새로운 거래가 계속 생겨나면서 과세 문제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것...소득세법 개정 논의가 앞으로 이어질 것..." 뛰는 과세 위에 나는 탈세, 교묘히 법망을 피해가는 신종 상거래와 탈세 수법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법 제도를 신속하게 보완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최서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