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꾼 편지, 20년 만에 첫 공개

입력 2007.06.08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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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6.10 항쟁은 목숨을 걸고 배달한 한 통의 편지가 도화선이 됐습니다. 역사를 바꾼 한 통의 편지를 KBS가 20년만에 처음으로 공개합니다.

노윤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1987년 3월, 교도소 담장을 넘어온 한 통의 편지.

"급한 일이 있어 몇 자 적어 보내네. 박군 건으로 구속된 조, 강은 완전 조작극이야."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 주범으로 몰려 수감된 경찰관들의 양심 고백을 함께 수감돼있던 이부영씨가 전해들은 것.

그는 자신이 들은 사실을 편지에 담았습니다.

"조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어. 수사단에서는 파면됐지만 복직을 보장한다며 필사적으로 설득하고 있고, 기밀을 특별히 요하는 것일세. 감시가 어마어마해지고 있음."

은폐됐던 진실은 한 교도관을 통해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인터뷰> 한재동(당시 영등포교도소 교도관) : "창틀에 자연스레 얘기하고 있을 때, 이부영씨가 소매끝에다가 메모지를 넣어주면..."

손에서 손을 거쳐 김정남씨에게 도착한 편지는 모두 4통.

<인터뷰> 김정남(전 청와대 수석) : "이걸 반드시 발표해야 하고, 발표가 된다면 민주화로 가는 어쩌면 상당히 유효한 길이 될 수 있겠다."

편지의 수신인은 성모병원.

김 씨는 천주교 정의 구현 사제단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1987년 5월 18일.

마침내 김승훈 신부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인터뷰> 故 김승훈 신부(성명 발표/1993년 인터뷰) : "너무 어두운 때였기 때문에... 체포될 때도 대비 조금은 했죠."

한 젊은이의 억울한 죽음과 그 진실을 세상에 알린 편지는 6·10 항쟁의 도화선이 됐습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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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를 바꾼 편지, 20년 만에 첫 공개
    • 입력 2007-06-08 21:20:35
    뉴스 9
<앵커 멘트> 6.10 항쟁은 목숨을 걸고 배달한 한 통의 편지가 도화선이 됐습니다. 역사를 바꾼 한 통의 편지를 KBS가 20년만에 처음으로 공개합니다. 노윤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1987년 3월, 교도소 담장을 넘어온 한 통의 편지. "급한 일이 있어 몇 자 적어 보내네. 박군 건으로 구속된 조, 강은 완전 조작극이야."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 주범으로 몰려 수감된 경찰관들의 양심 고백을 함께 수감돼있던 이부영씨가 전해들은 것. 그는 자신이 들은 사실을 편지에 담았습니다. "조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어. 수사단에서는 파면됐지만 복직을 보장한다며 필사적으로 설득하고 있고, 기밀을 특별히 요하는 것일세. 감시가 어마어마해지고 있음." 은폐됐던 진실은 한 교도관을 통해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인터뷰> 한재동(당시 영등포교도소 교도관) : "창틀에 자연스레 얘기하고 있을 때, 이부영씨가 소매끝에다가 메모지를 넣어주면..." 손에서 손을 거쳐 김정남씨에게 도착한 편지는 모두 4통. <인터뷰> 김정남(전 청와대 수석) : "이걸 반드시 발표해야 하고, 발표가 된다면 민주화로 가는 어쩌면 상당히 유효한 길이 될 수 있겠다." 편지의 수신인은 성모병원. 김 씨는 천주교 정의 구현 사제단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1987년 5월 18일. 마침내 김승훈 신부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인터뷰> 故 김승훈 신부(성명 발표/1993년 인터뷰) : "너무 어두운 때였기 때문에... 체포될 때도 대비 조금은 했죠." 한 젊은이의 억울한 죽음과 그 진실을 세상에 알린 편지는 6·10 항쟁의 도화선이 됐습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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