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주민이 행정체제 개편

입력 2009.01.05 (21:5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방행정체제 개편방향을 모색하는 연속기획. 오늘은 영국으로 가보겠습니다.
풀뿌리 지방자치가 자리잡은 영국은 주민들의 뜻을 모아 행정체제를 바꾸고 있습니다. 황현택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스톤헨지로 유명한 영국 남부의 윌트셔.

오는 4월, 통합자치단체 출범을 앞두고 거리 홍보가 한창입니다.

<인터뷰> 제인 스콧(윌트셔 주의회 의장) : "자치구 의회가 없어지더라도 아무 불편없이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주민들의 기대감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에이미(윌트셔 주민) : "민원을 신청할 때 어디로 가야할 지 고민되는데 관공서가 하나라면 더 편리하고, 시간도 절약되잖아요."

윌트셔가 기대하는 경제적 효과는 매년 천8백만 파운드, 우리돈 360억 원에 이릅니다.

<인터뷰> 제인 스콧(윌트셔 주의회 의장) : "새 시스템에서는 공무원 250명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게 절약된 돈을 필요한 서비스에 쓸 수 있다는 거죠."

윌트셔처럼 자발적으로 광역화를 확정한 자치단체는 모두 5곳, 이에 따라 올해 지방의회수는 44개에서 9개로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통합을 원하는 지역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영국이 이처럼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고민도 안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정서적 통합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반면, 당장의 경제적 성과는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테니스대회로 유명한 런던 외곽의 윔블던.

지난 1965년 런던에 편입돼 이미 40여 년이 흘렀지만, 옛 것에 대한 향수도 여전합니다.

<인터뷰> 노먼 플래스토(윔블던 시민연합 대표) : "당신이 누군가에게 '어디에 사세요'라고 물어본다면 아무도 '저는 런던 지역에 살고 있다'고 대답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인위적으로 행정체제를 개편하면 비용은 비용대로 치르고 주민 갈등만 불러올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는 주민투표와 공청회로 이해 갈등의 소지를 최소화했고, 정치권도 선거 공약을 통해 지역민으로부터 개편안을 검증받았습니다.

<인터뷰> 조지 존스(런던경상대 교수) : "중앙정부 주도의 행정체제 개편을 멈춰야 합니다. 지방정부는 스스로 결정하고 지역민을 위한 정부여야 합니다."

추가적인 예산 지원 등 중앙정부의 인센티브조차 없는 자발적인 행정체제 개편, 천천히, 그러나 끊임없이 주민들과 소통해 온 결과입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영국, 주민이 행정체제 개편
    • 입력 2009-01-05 21:14:36
    뉴스 9
<앵커 멘트> 지방행정체제 개편방향을 모색하는 연속기획. 오늘은 영국으로 가보겠습니다. 풀뿌리 지방자치가 자리잡은 영국은 주민들의 뜻을 모아 행정체제를 바꾸고 있습니다. 황현택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스톤헨지로 유명한 영국 남부의 윌트셔. 오는 4월, 통합자치단체 출범을 앞두고 거리 홍보가 한창입니다. <인터뷰> 제인 스콧(윌트셔 주의회 의장) : "자치구 의회가 없어지더라도 아무 불편없이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주민들의 기대감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에이미(윌트셔 주민) : "민원을 신청할 때 어디로 가야할 지 고민되는데 관공서가 하나라면 더 편리하고, 시간도 절약되잖아요." 윌트셔가 기대하는 경제적 효과는 매년 천8백만 파운드, 우리돈 360억 원에 이릅니다. <인터뷰> 제인 스콧(윌트셔 주의회 의장) : "새 시스템에서는 공무원 250명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게 절약된 돈을 필요한 서비스에 쓸 수 있다는 거죠." 윌트셔처럼 자발적으로 광역화를 확정한 자치단체는 모두 5곳, 이에 따라 올해 지방의회수는 44개에서 9개로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통합을 원하는 지역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영국이 이처럼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고민도 안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정서적 통합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반면, 당장의 경제적 성과는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테니스대회로 유명한 런던 외곽의 윔블던. 지난 1965년 런던에 편입돼 이미 40여 년이 흘렀지만, 옛 것에 대한 향수도 여전합니다. <인터뷰> 노먼 플래스토(윔블던 시민연합 대표) : "당신이 누군가에게 '어디에 사세요'라고 물어본다면 아무도 '저는 런던 지역에 살고 있다'고 대답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인위적으로 행정체제를 개편하면 비용은 비용대로 치르고 주민 갈등만 불러올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는 주민투표와 공청회로 이해 갈등의 소지를 최소화했고, 정치권도 선거 공약을 통해 지역민으로부터 개편안을 검증받았습니다. <인터뷰> 조지 존스(런던경상대 교수) : "중앙정부 주도의 행정체제 개편을 멈춰야 합니다. 지방정부는 스스로 결정하고 지역민을 위한 정부여야 합니다." 추가적인 예산 지원 등 중앙정부의 인센티브조차 없는 자발적인 행정체제 개편, 천천히, 그러나 끊임없이 주민들과 소통해 온 결과입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