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최대어’ 문경은, “계속 뛰고 싶다!”

입력 2009.05.02 (08:12) 수정 2009.05.0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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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 슈터' 문경은(38)의 호쾌한 슛을 다음 시즌에도 계속 볼 수 있을까.
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연세대 '오빠부대' 대장 격인 문경은은 1일로 2008-20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가 끝나면서 자유계약선수(FA)가 됐다.
연세대 시절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내로라하는 실업 형님들을 상대로 람보가 기관총 쏘듯 3점포를 터뜨리며 농구대잔치 우승까지 일궈냈던 문경은은 신동파-이충희-김현준으로 이어지는 국내 '슈터 계보'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대선수다.
프로에서도 13시즌 동안 3점슛 성공 부문 1위를 5번이나 차지해 농구팬들이 '3점슛' 하면 '문경은'을 떠올린다.
광신상고와 연세대를 나온 문경은은 치열한 실업팀의 스카우트 전쟁 속에서 삼성전자로 진로를 택했고 프로에 들어와 2001년 6월 전자랜드의 전신인 인천 SK로 트레이드됐으며 2006년 1월에 서울 SK로 소속을 바꿔 지금까지 코트에 땀을 쏟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을 노리기도 했던 연세대 11년 후배 방성윤(27)과 함께 SK에서 '쌍포'를 구축했던 문경은은 프로 12년째인 이번 시즌 가장 부진한 성적을 냈다.
평균 득점 6.8점으로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리 수 득점에 그쳤다. 지난 시즌에는 엄밀히 따져 9.98점이었지만 반올림해서 10점을 채웠지만 올해는 그보다 더 떨어진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러나 문경은의 팀내 존재 가치는 꼭 코트 위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2008-2009시즌에 많은 출전시간을 갖지 못했지만 SK가 내세운 '스포테인먼트'에 가장 열심히 앞장선 선수는 바로 문경은이었다.
팬들과 가장 친숙한 얼굴이라는 '죄'로 경기 중 각종 이벤트에 재미있는 분장을 마다하지 않고 나와 팬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선사했다. 최고참이 출전 시간이 줄었다는 이유로 얼굴을 찌푸리고 벤치에 앉아있으면 팀 분위기가 가라앉기 쉽지만 문경은은 오히려 팀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띄우며 활력소 노릇을 했다는 평이다.
FA가 됐지만 백전노장 문경은에게는 오히려 위기일 수도 있다.
우선 소속 팀 SK는 안양 KT&G에서 주희정을 데려와 샐러리캡 여유가 많이 줄었다. 지난 시즌 1억7천만원과 9천만원을 받았던 김태술, 김종학을 내주고 연봉 4억5천만원에 정규리그 MVP로 인상 요인이 넘치는 주희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FA로 다른 팀에 가는 것도 쉽지 않다. 지난 시즌 연봉 2억원으로 연봉 순위 30위 이내인 문경은을 FA로 데려가는 팀은 보호선수 4명을 제외한 1명을 SK에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코치로 변신하는 것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SK는 현재 김진 감독과 김지홍 코치 체제로 코치 한 자리가 비어 있기는 하지만 "외국인 코치를 먼저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팀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러나 문경은의 의지는 확고하다. 문경은은 "당연히 더 선수로 활약하고 싶다"라며 "만일 이대로 선수 생활을 끝낸다면 지난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내 농구인생의 최종전이 되는데 그렇다면 너무 허무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위 평가도 문경은의 활용 가치를 인정하는 쪽이 많다. 한 농구인은 "아직 고비 때 한 방을 터뜨릴 능력이나 20분에서 30분을 뛸 체력을 충분히 갖춘 선수다. 스타성도 국내 최고라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라 프로팀에서 탐낼만하고 이상민이 KCC에서 삼성으로 옮겨 상승세를 탔듯 노장 선수들은 새 팀으로 옮기면 없던 힘을 내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경우가 많다"라고 평가했다.
문경은은 "최소한 1~2년은 더 뛸 자신이 있다. 다음 시즌에도 코트에서 좋은 모습을 팬 여러분에게 보여 드리기 위해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람보 슈터'의 멋진 부활을 많은 농구팬이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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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 최대어’ 문경은, “계속 뛰고 싶다!”
    • 입력 2009-05-02 08:12:14
    • 수정2009-05-02 08:40:04
    연합뉴스
'람보 슈터' 문경은(38)의 호쾌한 슛을 다음 시즌에도 계속 볼 수 있을까. 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연세대 '오빠부대' 대장 격인 문경은은 1일로 2008-20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가 끝나면서 자유계약선수(FA)가 됐다. 연세대 시절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내로라하는 실업 형님들을 상대로 람보가 기관총 쏘듯 3점포를 터뜨리며 농구대잔치 우승까지 일궈냈던 문경은은 신동파-이충희-김현준으로 이어지는 국내 '슈터 계보'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대선수다. 프로에서도 13시즌 동안 3점슛 성공 부문 1위를 5번이나 차지해 농구팬들이 '3점슛' 하면 '문경은'을 떠올린다. 광신상고와 연세대를 나온 문경은은 치열한 실업팀의 스카우트 전쟁 속에서 삼성전자로 진로를 택했고 프로에 들어와 2001년 6월 전자랜드의 전신인 인천 SK로 트레이드됐으며 2006년 1월에 서울 SK로 소속을 바꿔 지금까지 코트에 땀을 쏟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을 노리기도 했던 연세대 11년 후배 방성윤(27)과 함께 SK에서 '쌍포'를 구축했던 문경은은 프로 12년째인 이번 시즌 가장 부진한 성적을 냈다. 평균 득점 6.8점으로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리 수 득점에 그쳤다. 지난 시즌에는 엄밀히 따져 9.98점이었지만 반올림해서 10점을 채웠지만 올해는 그보다 더 떨어진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러나 문경은의 팀내 존재 가치는 꼭 코트 위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2008-2009시즌에 많은 출전시간을 갖지 못했지만 SK가 내세운 '스포테인먼트'에 가장 열심히 앞장선 선수는 바로 문경은이었다. 팬들과 가장 친숙한 얼굴이라는 '죄'로 경기 중 각종 이벤트에 재미있는 분장을 마다하지 않고 나와 팬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선사했다. 최고참이 출전 시간이 줄었다는 이유로 얼굴을 찌푸리고 벤치에 앉아있으면 팀 분위기가 가라앉기 쉽지만 문경은은 오히려 팀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띄우며 활력소 노릇을 했다는 평이다. FA가 됐지만 백전노장 문경은에게는 오히려 위기일 수도 있다. 우선 소속 팀 SK는 안양 KT&G에서 주희정을 데려와 샐러리캡 여유가 많이 줄었다. 지난 시즌 1억7천만원과 9천만원을 받았던 김태술, 김종학을 내주고 연봉 4억5천만원에 정규리그 MVP로 인상 요인이 넘치는 주희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FA로 다른 팀에 가는 것도 쉽지 않다. 지난 시즌 연봉 2억원으로 연봉 순위 30위 이내인 문경은을 FA로 데려가는 팀은 보호선수 4명을 제외한 1명을 SK에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코치로 변신하는 것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SK는 현재 김진 감독과 김지홍 코치 체제로 코치 한 자리가 비어 있기는 하지만 "외국인 코치를 먼저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팀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러나 문경은의 의지는 확고하다. 문경은은 "당연히 더 선수로 활약하고 싶다"라며 "만일 이대로 선수 생활을 끝낸다면 지난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내 농구인생의 최종전이 되는데 그렇다면 너무 허무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위 평가도 문경은의 활용 가치를 인정하는 쪽이 많다. 한 농구인은 "아직 고비 때 한 방을 터뜨릴 능력이나 20분에서 30분을 뛸 체력을 충분히 갖춘 선수다. 스타성도 국내 최고라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라 프로팀에서 탐낼만하고 이상민이 KCC에서 삼성으로 옮겨 상승세를 탔듯 노장 선수들은 새 팀으로 옮기면 없던 힘을 내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경우가 많다"라고 평가했다. 문경은은 "최소한 1~2년은 더 뛸 자신이 있다. 다음 시즌에도 코트에서 좋은 모습을 팬 여러분에게 보여 드리기 위해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람보 슈터'의 멋진 부활을 많은 농구팬이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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