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어진 삶의 터전…다시 피난길 나서

입력 2010.11.2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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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뱃길이 뚫리면서 잠시 집에 들린 주민들. 또 다시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알뜰하게 살피던 살림도 애지중지 키우던 강아지도 남겨둘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무거운 발걸음에 박대기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리포트>

인천에서 출발한 여객선이 연평도로 접근합니다.

승객 가운데는 이틀전 허겁지겁 연평도를 빠져 나왔던 주민들이 섞여 있습니다.

<인터뷰> 박용근(연평도 주민) : "우리 짐도 하나도 못 챙기고 빈 몸으로 나왔는데 집이 어떻게 됐는지 들어가 봐야 할 거 아닙니까."

배가 부두에 닿자, 주민들은 서둘러 마을로 향합니다.

옷가지라도 챙겨 연평도를 다시 떠나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유창내(연평도 주민) : "속옷하고 필수품, 지갑같은 거 하나도 안 챙겨가서 집 문단속하고 가려구요."

불에 타서 검게 그을린 집.

포격에 놀라 달아나는 바람에 집안에 그대로 남아있는 김장용 배추들.

언제 다시 돌아올지 기약도 없는 피난길은 주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인터뷰> 박용근(연평도 주민) : "내 집 두고 가는데 기분이 좋겠습니까? 씁쓸하죠."

당분간 돌볼 수 없는 애견에게는 그릇에 먹이를 듬뿍 담아주는 것으로 미안함을 대신합니다.

오늘 연평도로 돌아 온 주민 수십 명은 섬에 남아있던 사람들과 함께 인천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주민들은 정든 집과 살림살이를 고스란히 남겨두고 한 시간 만에 바삐 짐을 챙겨 떠났습니다.

연평도에서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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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물어진 삶의 터전…다시 피난길 나서
    • 입력 2010-11-25 22:08:00
    뉴스 9
<앵커 멘트> 뱃길이 뚫리면서 잠시 집에 들린 주민들. 또 다시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알뜰하게 살피던 살림도 애지중지 키우던 강아지도 남겨둘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무거운 발걸음에 박대기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리포트> 인천에서 출발한 여객선이 연평도로 접근합니다. 승객 가운데는 이틀전 허겁지겁 연평도를 빠져 나왔던 주민들이 섞여 있습니다. <인터뷰> 박용근(연평도 주민) : "우리 짐도 하나도 못 챙기고 빈 몸으로 나왔는데 집이 어떻게 됐는지 들어가 봐야 할 거 아닙니까." 배가 부두에 닿자, 주민들은 서둘러 마을로 향합니다. 옷가지라도 챙겨 연평도를 다시 떠나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유창내(연평도 주민) : "속옷하고 필수품, 지갑같은 거 하나도 안 챙겨가서 집 문단속하고 가려구요." 불에 타서 검게 그을린 집. 포격에 놀라 달아나는 바람에 집안에 그대로 남아있는 김장용 배추들. 언제 다시 돌아올지 기약도 없는 피난길은 주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인터뷰> 박용근(연평도 주민) : "내 집 두고 가는데 기분이 좋겠습니까? 씁쓸하죠." 당분간 돌볼 수 없는 애견에게는 그릇에 먹이를 듬뿍 담아주는 것으로 미안함을 대신합니다. 오늘 연평도로 돌아 온 주민 수십 명은 섬에 남아있던 사람들과 함께 인천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주민들은 정든 집과 살림살이를 고스란히 남겨두고 한 시간 만에 바삐 짐을 챙겨 떠났습니다. 연평도에서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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