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 뒤흔든 ‘대지진’

입력 2010.12.29 (22:18) 수정 2010.12.2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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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처럼 올해 새해 벽두부터 아이티와 칠레 등 대지진은 올 한해 세계를 뒤흔든 사건이었죠.



특히 사망자만 약 30만 명이었던 아이티 대지진은 충격 그자체였는데, 지금 그곳은 어떤 모습일까요?



국제부 정홍규 기자가 그 현장을 찾았습니다.



<리포트>



수도 포르토프랭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길은 끝없는 천막촌입니다.



중앙우체국이 있던 도심 번화가는 공터가 됐습니다.



정부건물은 1곳 빼고 모두 파괴돼 공무원들은 급조된 가건물에 흩어져 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필립 오리올(시장 보좌역) : "공무원들이 모두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일을 하려 해도 의사소통이 어렵습니다."



지진이 일어난 지 1년 가까이 지났지만 무너졌던 대통령궁도 복구가 전혀 이뤄지지 못한 채 지진 직후 모습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상업중심지여서 지진 후 약탈중심지가 됐던 이곳에선 이제 생계가 막막한 사람들이 철근을 줍고 있습니다.



<인터뷰> 일랴센 로빈슨(10살) : "(하루에 얼마나 벌어요?) 40-50굴드 (1,200-1,500원) 벌어요. (엄마 아빠는 뭐해요?) 아무 직업이 없어요."



여전히 사람 손에만 의지하는 건물 잔해제거는 10%도 못했고 재건은 엄두조차 못 내고 있습니다.



복구 마무리까지는 10년 이상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아이티지진 불과 한 달쯤 지나 난 게 칠레 지진이었죠?



아이티 보다 800배가 강해 이재민만 200만 명을 냈는데 당시 현장취재를 했던 백진원 특파원이 다시 그곳을 찾았습니다.



<리포트>



칠레 제2의 도시가 아직 건물잔해 속에 파묻혀 있습니다.



두 동강 난 이 10층 짜리 아파트는, 위,아래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무너진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엿가락처럼 휘어진 철근과 처참하게 부서져버린 자동차의 잔해가 지진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을 짐작하게 합니다.



도심의 20층 짜리 건물은 온통 철근을 드러낸 채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그나마 철거나 재개발 결정도 못한 상황입니다.



끊어진 다리는 손을 못대고, 임시 다리를 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후앙(현장 감독) : "저쪽 차량들이 이쪽으로 오지않게 막고 이쪽을 지은 다음 나중에 합칠 겁니다."



화물 부두엔 철로가 누더기처럼 끊기고, 배들은 뒤집어진 채 여기저기 널렸습니다.



이재민들은 여전히 산골짜기 임시 나무집에 세들어 삽니다.



아이티 지진의 800배임에도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는 칠레 지진 그러나 그 후유증은 아이티와 마찬가지로 진행형입니다.



<질문>



정 기자! 칠레도 아이티처럼 거의 복구된 게 없네요.



다녀오신 아이티의 경우, 세계 각국이 천문학적인 금액의 지원을 약속했잖아요?



<답변>



네, 복구, 재건용으로 2년간 53억 달러, 우리 돈 6조 원이상을 약속했죠.



문제는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지진 발생 6개월 뒤인 지난 7월 현재 약속한 돈의 겨우 2% 만 들어왔습니다.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이 약속한 미국은 10%만 냈는데, 그것도 지난달이었습니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최근엔 큰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리포트>



지진으로 집과 남편을 잃고 이곳으로 온 가지미 씨의 저녁 식사는 몇 가지 곡식만으로 만든 죽입니다.



그나마 하루 한번 먹기도 쉽지 않습니다.



여섯 자녀들과 함께 덮는 낡은 이불을 들추자 온갖 벌레들이 나옵니다.



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이처럼 텐트촌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아이티 전역에서 아직도 백만 명이 넘습니다.



문제는 콜레라까지 창궐하기 시작한 겁니다.



무려 5만 명이 살고 있는 이 최대 천막촌엔 의료시설은 단 한 곳.



콜레라 증세의 환자들이 하루종일 들어옵니다.



<인터뷰> 페슬레오 제필레 : "아이가 아파서 왔습니다. 아이가 아침에 설사도 하고 토를 했습니다."



40여 남짓한 전 병상이 콜레라 환자들 차지입니다.



지금까지 10만 명이 넘게 발병해 2천4백 명이 숨졌습니다.



<인터뷰> 마르셀 포르티에(적십자 대표단장) : "콜레라가 빠르게 전염되는 것은 위생상태가 좋지 못해서입니다. 사람들은 깨끗한 물과 기초적인 위생 조치에서 소외돼 있습니다."



앞으로 6개월 내 감염자가 65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여 아이티의 미래는 더욱 어둡습니다.



올 한 해 아이티급 지진은 무려 20건 40년래 최악이었습니다.



그뿐인가요.



지난 4월에 이 아이슬란드 화산폭발은 유럽 하늘을 막았고 지난 10월 인도네시아 화산 폭발로 이재민만 10만명이 났습니다.



문제는 올해로 자연재해 위협이 끝난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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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곳곳 뒤흔든 ‘대지진’
    • 입력 2010-12-29 22:18:53
    • 수정2010-12-29 22: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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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올해 새해 벽두부터 아이티와 칠레 등 대지진은 올 한해 세계를 뒤흔든 사건이었죠.

특히 사망자만 약 30만 명이었던 아이티 대지진은 충격 그자체였는데, 지금 그곳은 어떤 모습일까요?

국제부 정홍규 기자가 그 현장을 찾았습니다.

<리포트>

수도 포르토프랭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길은 끝없는 천막촌입니다.

중앙우체국이 있던 도심 번화가는 공터가 됐습니다.

정부건물은 1곳 빼고 모두 파괴돼 공무원들은 급조된 가건물에 흩어져 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필립 오리올(시장 보좌역) : "공무원들이 모두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일을 하려 해도 의사소통이 어렵습니다."

지진이 일어난 지 1년 가까이 지났지만 무너졌던 대통령궁도 복구가 전혀 이뤄지지 못한 채 지진 직후 모습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상업중심지여서 지진 후 약탈중심지가 됐던 이곳에선 이제 생계가 막막한 사람들이 철근을 줍고 있습니다.

<인터뷰> 일랴센 로빈슨(10살) : "(하루에 얼마나 벌어요?) 40-50굴드 (1,200-1,500원) 벌어요. (엄마 아빠는 뭐해요?) 아무 직업이 없어요."

여전히 사람 손에만 의지하는 건물 잔해제거는 10%도 못했고 재건은 엄두조차 못 내고 있습니다.

복구 마무리까지는 10년 이상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아이티지진 불과 한 달쯤 지나 난 게 칠레 지진이었죠?

아이티 보다 800배가 강해 이재민만 200만 명을 냈는데 당시 현장취재를 했던 백진원 특파원이 다시 그곳을 찾았습니다.

<리포트>

칠레 제2의 도시가 아직 건물잔해 속에 파묻혀 있습니다.

두 동강 난 이 10층 짜리 아파트는, 위,아래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무너진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엿가락처럼 휘어진 철근과 처참하게 부서져버린 자동차의 잔해가 지진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을 짐작하게 합니다.

도심의 20층 짜리 건물은 온통 철근을 드러낸 채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그나마 철거나 재개발 결정도 못한 상황입니다.

끊어진 다리는 손을 못대고, 임시 다리를 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후앙(현장 감독) : "저쪽 차량들이 이쪽으로 오지않게 막고 이쪽을 지은 다음 나중에 합칠 겁니다."

화물 부두엔 철로가 누더기처럼 끊기고, 배들은 뒤집어진 채 여기저기 널렸습니다.

이재민들은 여전히 산골짜기 임시 나무집에 세들어 삽니다.

아이티 지진의 800배임에도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는 칠레 지진 그러나 그 후유증은 아이티와 마찬가지로 진행형입니다.

<질문>

정 기자! 칠레도 아이티처럼 거의 복구된 게 없네요.

다녀오신 아이티의 경우, 세계 각국이 천문학적인 금액의 지원을 약속했잖아요?

<답변>

네, 복구, 재건용으로 2년간 53억 달러, 우리 돈 6조 원이상을 약속했죠.

문제는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지진 발생 6개월 뒤인 지난 7월 현재 약속한 돈의 겨우 2% 만 들어왔습니다.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이 약속한 미국은 10%만 냈는데, 그것도 지난달이었습니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최근엔 큰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리포트>

지진으로 집과 남편을 잃고 이곳으로 온 가지미 씨의 저녁 식사는 몇 가지 곡식만으로 만든 죽입니다.

그나마 하루 한번 먹기도 쉽지 않습니다.

여섯 자녀들과 함께 덮는 낡은 이불을 들추자 온갖 벌레들이 나옵니다.

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이처럼 텐트촌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아이티 전역에서 아직도 백만 명이 넘습니다.

문제는 콜레라까지 창궐하기 시작한 겁니다.

무려 5만 명이 살고 있는 이 최대 천막촌엔 의료시설은 단 한 곳.

콜레라 증세의 환자들이 하루종일 들어옵니다.

<인터뷰> 페슬레오 제필레 : "아이가 아파서 왔습니다. 아이가 아침에 설사도 하고 토를 했습니다."

40여 남짓한 전 병상이 콜레라 환자들 차지입니다.

지금까지 10만 명이 넘게 발병해 2천4백 명이 숨졌습니다.

<인터뷰> 마르셀 포르티에(적십자 대표단장) : "콜레라가 빠르게 전염되는 것은 위생상태가 좋지 못해서입니다. 사람들은 깨끗한 물과 기초적인 위생 조치에서 소외돼 있습니다."

앞으로 6개월 내 감염자가 65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여 아이티의 미래는 더욱 어둡습니다.

올 한 해 아이티급 지진은 무려 20건 40년래 최악이었습니다.

그뿐인가요.

지난 4월에 이 아이슬란드 화산폭발은 유럽 하늘을 막았고 지난 10월 인도네시아 화산 폭발로 이재민만 10만명이 났습니다.

문제는 올해로 자연재해 위협이 끝난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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