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명 쓴 타블로’…도 넘은 인터넷

입력 2010.12.30 (22:10) 수정 2010.12.3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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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 한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이슈 중 하나가 명문 스탠포드 출신의 가수 타블로의 학력 위조 논란으로 빚어진 인터넷 명예훼손 사건이었습니다.



각종 증명을 곁들인 타블로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학력 위조 주장이 부풀려지면서 결국 수사기관이 진위를 가렸는데요.



오늘 이슈앤뉴스에서는 타블로 사건이 남긴것을 심층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타블로의 근황을 조일수 기자가 근황



<리포트>



2003년 국내 무대에 데뷔한 힙합 가수 타블로!



음악적 깊이와 대중성을 겸비했다는 평을 받으며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리더로 활발히 활동하며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끌어왔습니다.



하지만 무대에 선 그의 모습을 본 것은 6개월이 넘었고 트위터에서도 그는 지난 10월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대중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 그는 현재 거의 두문 불출 상태입니다.



가까운 동네 주민들 조차 타블로의 얼굴을 보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최근엔 표정이 좀 나아졌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타블로 집 주변 주민 : "표정도 밝아지고, 고맙습니다 라고 하고."



<녹취> "인사하면 잘 받아주고, 웃으면서...."



하지만 열흘전까지 타블로와 만나고 통화를 했던 담당 수사관은 아픈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하는것 같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서세욱(서초서 사이버수사팀) : " 많이 활기차지기는 했지만 공공장소에 (스스로를) 드러내기에는 아직 불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타블로는 주변사람들에게 쉬겠다. 공부를 하고 싶다. 잠시 외국에 갈 계획이다라는 말을 남겨 재기 발랄했던 그가 언제 무대로 다시 돌아올지는 불투명 한 상태입니다.



<앵커 멘트>



네, 1년간 학력 위조 논란에 시달렸던 타블로는 그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이 가는데요.



<질문>



가해자 처벌은 지금 어떻게 진행중인가요?



<답변>



네, 검찰은 네티즌 18명을 대상으로 수사중인데, 이 가운데 해외 거주자 4명에 대해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한 상태입니다.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해외 거주자 대부분이 인터넷 카페 운영자들입니다.



나이는 1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한데 50대가 3명이나 되는게 특이합니다.



직업도 각양각색입니다 회사원,무직자, 자영업자와 학생 등인데, 의사가 2명으로 눈에 띄었구요.



남성이 16명, 여성이 2명입니다.



이 가운데 카페 ’타진요’ 운영자로 가장 집요하게 의혹을 제기해 온 재미 동포 ’왓비컴즈’는 종적을 감춘 상태인데요.



임주영 기자가 사건 이후 ’왓비컴즈’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터넷 카페 ’타진요’의 운영자, 일명 ’왓비컴즈’.



타블로의 학력을 인정하는 경찰 수사 결과 발표 뒤, 카페에 "나는 졌다"라는 글을 남긴 뒤 종적을 감췄습니다.



타진요 회원 이모 씨는 온갖 증거들을 내세우며 의혹을 제기했던 ’왓비컴즈’가 무책임하게 사라지자 실망스럽단 입장입니다.



<인터뷰> 이00(타진요 카페 회원) : "실망스럽죠. 그 사람이 한 말을 믿고 카페에서 활동을 했었고, 근데 이제는 모습을 감추고 있으니까 속상하기도 하고 "



왓 비컴즈는 지난 1980년대 말, 미국으로 건너간 50대 재미동포 김모 씨로 알려져 있습니다.



카페 회원들 10여 명이 경찰 조사를 받는 사이 김씨는 미국 시카고에 머무르며 조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초서 수사과장 : "출석요구서를 여러 차례 보냈고 전화로도 통지를 했지만 본인은 미국 시민권자라서 경찰 조사를 받을 이유도 없고"



경찰은 김씨를 지명수배했고, 검찰은 미국에 ’범죄인 인도요청’을 했습니다.



김씨가 체포돼 한국으로 넘겨질 경우, ’인터넷 명예훼손’ 혐의가 적용돼 최고 7년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수 있습니다.



<질문>



타블로는 증거를 제시해도 일부 네티즌들은 ’못믿는게 아니라 안믿는 것’이 문제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고 하죠.



<답변>



네, 익명 뒤에 숨어서 이뤄지는 ’아니면 그만’ 이라는 식의 의혹제기와 폭로는 이제는 좀 바뀌어야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변진석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타블로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진 것은 인터넷에서 발언이 왜곡되면서부터입니다.



TV 프로에서 ’글을 잘 써서 명문대에 들어갔다’는 말은 ’미국 SAT를 보지 않고 입학했다’는 것으로 과장됐고 ’최우수로 졸업했다’는 말은 ’수석졸업’으로 바뀌면서 공격의 대상이 됐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이 이처럼 무책임한 의혹 제기에 나선 건, 타블로를 공격하는 것을 하나의 ’게임’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불거져도 컴퓨터처럼 다시 껐다 켜면 그만이라는 심리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인터뷰> 박명혜(대학생) : "익명이 되다보면 그런 공격성을 거의 가감없이 드러내게 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타블로가 눈물로 호소했던 것처럼 ’못 믿는 게 아니라 안 믿으려는’ 누리꾼들의 심리도 의혹을 확대 재생산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곽금주(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 "그 (공격) 과정에서 스스로가 이 사실을 믿게 돼버린거죠. 그러니까 어떤 다른 (졸업)증서를 보더라도 그게 뭔가 조작이 있었고 그게 뭐가 잘못된 거지 우리의 생각이 잘못됐다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타블로 사건은 ’인터넷 살인 미수’에 해당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이 같은 사회적 병폐를 막기 위해 지난 5월 선플달기 운동이 시작돼 100만 건을 돌파했지만 아직도 부족한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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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명 쓴 타블로’…도 넘은 인터넷
    • 입력 2010-12-30 22:10:40
    • 수정2010-12-31 1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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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 한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이슈 중 하나가 명문 스탠포드 출신의 가수 타블로의 학력 위조 논란으로 빚어진 인터넷 명예훼손 사건이었습니다.

각종 증명을 곁들인 타블로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학력 위조 주장이 부풀려지면서 결국 수사기관이 진위를 가렸는데요.

오늘 이슈앤뉴스에서는 타블로 사건이 남긴것을 심층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타블로의 근황을 조일수 기자가 근황

<리포트>

2003년 국내 무대에 데뷔한 힙합 가수 타블로!

음악적 깊이와 대중성을 겸비했다는 평을 받으며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리더로 활발히 활동하며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끌어왔습니다.

하지만 무대에 선 그의 모습을 본 것은 6개월이 넘었고 트위터에서도 그는 지난 10월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대중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 그는 현재 거의 두문 불출 상태입니다.

가까운 동네 주민들 조차 타블로의 얼굴을 보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최근엔 표정이 좀 나아졌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타블로 집 주변 주민 : "표정도 밝아지고, 고맙습니다 라고 하고."

<녹취> "인사하면 잘 받아주고, 웃으면서...."

하지만 열흘전까지 타블로와 만나고 통화를 했던 담당 수사관은 아픈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하는것 같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서세욱(서초서 사이버수사팀) : " 많이 활기차지기는 했지만 공공장소에 (스스로를) 드러내기에는 아직 불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타블로는 주변사람들에게 쉬겠다. 공부를 하고 싶다. 잠시 외국에 갈 계획이다라는 말을 남겨 재기 발랄했던 그가 언제 무대로 다시 돌아올지는 불투명 한 상태입니다.

<앵커 멘트>

네, 1년간 학력 위조 논란에 시달렸던 타블로는 그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이 가는데요.

<질문>

가해자 처벌은 지금 어떻게 진행중인가요?

<답변>

네, 검찰은 네티즌 18명을 대상으로 수사중인데, 이 가운데 해외 거주자 4명에 대해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한 상태입니다.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해외 거주자 대부분이 인터넷 카페 운영자들입니다.

나이는 1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한데 50대가 3명이나 되는게 특이합니다.

직업도 각양각색입니다 회사원,무직자, 자영업자와 학생 등인데, 의사가 2명으로 눈에 띄었구요.

남성이 16명, 여성이 2명입니다.

이 가운데 카페 ’타진요’ 운영자로 가장 집요하게 의혹을 제기해 온 재미 동포 ’왓비컴즈’는 종적을 감춘 상태인데요.

임주영 기자가 사건 이후 ’왓비컴즈’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터넷 카페 ’타진요’의 운영자, 일명 ’왓비컴즈’.

타블로의 학력을 인정하는 경찰 수사 결과 발표 뒤, 카페에 "나는 졌다"라는 글을 남긴 뒤 종적을 감췄습니다.

타진요 회원 이모 씨는 온갖 증거들을 내세우며 의혹을 제기했던 ’왓비컴즈’가 무책임하게 사라지자 실망스럽단 입장입니다.

<인터뷰> 이00(타진요 카페 회원) : "실망스럽죠. 그 사람이 한 말을 믿고 카페에서 활동을 했었고, 근데 이제는 모습을 감추고 있으니까 속상하기도 하고 "

왓 비컴즈는 지난 1980년대 말, 미국으로 건너간 50대 재미동포 김모 씨로 알려져 있습니다.

카페 회원들 10여 명이 경찰 조사를 받는 사이 김씨는 미국 시카고에 머무르며 조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초서 수사과장 : "출석요구서를 여러 차례 보냈고 전화로도 통지를 했지만 본인은 미국 시민권자라서 경찰 조사를 받을 이유도 없고"

경찰은 김씨를 지명수배했고, 검찰은 미국에 ’범죄인 인도요청’을 했습니다.

김씨가 체포돼 한국으로 넘겨질 경우, ’인터넷 명예훼손’ 혐의가 적용돼 최고 7년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수 있습니다.

<질문>

타블로는 증거를 제시해도 일부 네티즌들은 ’못믿는게 아니라 안믿는 것’이 문제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고 하죠.

<답변>

네, 익명 뒤에 숨어서 이뤄지는 ’아니면 그만’ 이라는 식의 의혹제기와 폭로는 이제는 좀 바뀌어야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변진석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타블로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진 것은 인터넷에서 발언이 왜곡되면서부터입니다.

TV 프로에서 ’글을 잘 써서 명문대에 들어갔다’는 말은 ’미국 SAT를 보지 않고 입학했다’는 것으로 과장됐고 ’최우수로 졸업했다’는 말은 ’수석졸업’으로 바뀌면서 공격의 대상이 됐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이 이처럼 무책임한 의혹 제기에 나선 건, 타블로를 공격하는 것을 하나의 ’게임’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불거져도 컴퓨터처럼 다시 껐다 켜면 그만이라는 심리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인터뷰> 박명혜(대학생) : "익명이 되다보면 그런 공격성을 거의 가감없이 드러내게 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타블로가 눈물로 호소했던 것처럼 ’못 믿는 게 아니라 안 믿으려는’ 누리꾼들의 심리도 의혹을 확대 재생산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곽금주(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 "그 (공격) 과정에서 스스로가 이 사실을 믿게 돼버린거죠. 그러니까 어떤 다른 (졸업)증서를 보더라도 그게 뭔가 조작이 있었고 그게 뭐가 잘못된 거지 우리의 생각이 잘못됐다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타블로 사건은 ’인터넷 살인 미수’에 해당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이 같은 사회적 병폐를 막기 위해 지난 5월 선플달기 운동이 시작돼 100만 건을 돌파했지만 아직도 부족한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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