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 부풀려 수억 원 ‘꿀꺽’

입력 2012.09.03 (22:05) 수정 2012.09.0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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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저희 9시 뉴스에서는 오늘부터 전 가구의 절반 가까이가 선택한 주거형태인 아파트의 관리실태를 짚어보는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먼저 아파트 관리비를 들여다 보겠습니다.

좀 비싸다 싶어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런데 관리비를 부풀려서 차액을 빼돌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하니까 꼼꼼히 따져보셔야겠습니다.

심인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 이 서민 아파트의 겨울 관리비가 40만 원을 넘기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 : "24평(79제곱미터) 살면서 다 아껴쓰죠. 절약하고 아껴쓰는데요. 타 단지 아파트에 비해서 훨씬 많다는 게.."

집단 반발한 주민들이 직접 서류를 확인한 결과, 관리 사무소가 매달 난방비의 5-10% 가량을 임의로 더 걷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4년 동안 더 걷은 돈은 확인된 것만 1억 원이 넘습니다.

이 돈의 일부가 동대표들의 야유회와 회식 비용, 경조사비 등으로 쓰였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입니다.

<녹취> 최세규(아파트 주민) : "주민들한테 빼앗아서 자기들 살림했다는 것 밖에 안돼요. 난 그렇게 생각합니다."

대구의 이 아파트에서는 7년 동안 전기 요금을 3억 원이나 더 걷은 사실을 주민들이 밝혀냈습니다.

이 가운데 수천만 원은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성과급으로 지급됐습니다.

<녹취> 허종길(대구 00아파트 동대표) : "이 문제가 장기화되고 있고, 주민들은 황당하고 고통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관리비 부풀리기는 전기와 수도 요금, 난방비의 납부를 대행하는 관리사무소의 주도하에 이뤄집니다.

단지 전체에 부과된 요금을 가구별 사용량에 따라 나누어 걷은 뒤 한꺼번에 납부하는데, 이 과정에서 액수를 부풀려 차액을 빼돌리는 겁니다.

주민들이 한전이나 수도사업소에 직접 확인을 해보지 않는 이상, 부풀려진 금액을 알아채기는 어렵습니다.

<녹취> 현직 관리소장 : "왜 비싸냐, 이런 말이 관리소장 민원으로 들어오는데, (적당한) 답변만 해주면 또 그날 민원은 넘어가는 식으로..."

이 때문에 한전이나 수도사업소 등이 각 가구에 요금을 직접 부과해 관리비 부정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대안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심인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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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비 부풀려 수억 원 ‘꿀꺽’
    • 입력 2012-09-03 22:05:02
    • 수정2012-09-04 11: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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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저희 9시 뉴스에서는 오늘부터 전 가구의 절반 가까이가 선택한 주거형태인 아파트의 관리실태를 짚어보는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먼저 아파트 관리비를 들여다 보겠습니다. 좀 비싸다 싶어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런데 관리비를 부풀려서 차액을 빼돌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하니까 꼼꼼히 따져보셔야겠습니다. 심인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 이 서민 아파트의 겨울 관리비가 40만 원을 넘기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 : "24평(79제곱미터) 살면서 다 아껴쓰죠. 절약하고 아껴쓰는데요. 타 단지 아파트에 비해서 훨씬 많다는 게.." 집단 반발한 주민들이 직접 서류를 확인한 결과, 관리 사무소가 매달 난방비의 5-10% 가량을 임의로 더 걷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4년 동안 더 걷은 돈은 확인된 것만 1억 원이 넘습니다. 이 돈의 일부가 동대표들의 야유회와 회식 비용, 경조사비 등으로 쓰였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입니다. <녹취> 최세규(아파트 주민) : "주민들한테 빼앗아서 자기들 살림했다는 것 밖에 안돼요. 난 그렇게 생각합니다." 대구의 이 아파트에서는 7년 동안 전기 요금을 3억 원이나 더 걷은 사실을 주민들이 밝혀냈습니다. 이 가운데 수천만 원은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성과급으로 지급됐습니다. <녹취> 허종길(대구 00아파트 동대표) : "이 문제가 장기화되고 있고, 주민들은 황당하고 고통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관리비 부풀리기는 전기와 수도 요금, 난방비의 납부를 대행하는 관리사무소의 주도하에 이뤄집니다. 단지 전체에 부과된 요금을 가구별 사용량에 따라 나누어 걷은 뒤 한꺼번에 납부하는데, 이 과정에서 액수를 부풀려 차액을 빼돌리는 겁니다. 주민들이 한전이나 수도사업소에 직접 확인을 해보지 않는 이상, 부풀려진 금액을 알아채기는 어렵습니다. <녹취> 현직 관리소장 : "왜 비싸냐, 이런 말이 관리소장 민원으로 들어오는데, (적당한) 답변만 해주면 또 그날 민원은 넘어가는 식으로..." 이 때문에 한전이나 수도사업소 등이 각 가구에 요금을 직접 부과해 관리비 부정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대안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심인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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