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정전협정 60주년…불안정한 평화

입력 2013.07.26 (21:19) 수정 2013.07.26 (22:3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멘트>

내일이면 6.25 전쟁의 포성이 멎은 지 꼭 60년이 됩니다.

'정전'이란 전쟁중이던 양쪽 군 사령관들이 적대행위를 일시적으로 중지하기 위해 맺는 군사적 성격의 협정입니다.

사격을 일시 중단하자는 뜻으로 전쟁을 완전히 끝내자는 '종전'과는 다릅니다.

당시만 해도 이런 불안정한 체제는 3개월 정도만 유지될 것으로 보였지만,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리포트>

1951년부터 시작된 휴전회담은 53년 7월까지 2년 동안 계속됐습니다.

역사상 가장 길었던 휴전회담으로, 남북은 마지막까지 영토를 넓히기 위한 이른바, '고지전'을 계속했습니다. `

<인터뷰> 클라이드 스펜서(미국 예비역 소장) : "휴전협정이 2년이나 진행됐기 때문에 한국을 떠날 때까지도 협정이 체결될 것이라는 희망이 없었습니다."

치열한 공방 끝에 7월 27일 유엔군과 공산군은 전격적으로 정전협정을 체결합니다.

1129일간 한반도를 울리던 총성이 멎는 순간이었습니다.

남북 간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무력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군사정전위원회를 설치하며 쌍방 간 포로를 교환한다는 것이 협정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인터뷰> 이상철(前 국방부 군비통제차장) :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전까지 쌍방 군사령관 간의 상호 적대행위와 무장행동을 중지시키는 순전히 군사적 성격의 종전협정을 체결하게 된 것입니다."

이듬해인 1954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19개국이 참가한 종전회담이 열렸지만 결국 결렬됐습니다.

이후 형식적으로 전쟁이 끝나지 않은 불완전한 평화는 60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하지만 남북 간 연이은 군사적 충돌로 정전협정은 유명무실해집니다.

특히 1976년 8월 18일,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은 국제사회의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가지치기 작업중이던 미군 2명을 북한군들이 살해한 사건으로 대표적인 정전협정 파기사롑니다.

무장 게릴라들이 청와대를 습격한 1.21 사태, 대한항공기 폭파와 강릉 무장공비 침투 등 정전협정 위반은 끊이질 않았습니다.

국방부는 1953년부터 1994년까지 40여 년 동안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건수를 42만 6천여 건으로 집계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남측이 지금까지 40만 번 정도 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합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서해를 중심으로 한 무력충돌로 확대됐는데요, 제 2연평해전과 대청해전 등 남북 간 해상 교전이 있었고, 2010년에는 천안함 피격, 그리고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이어졌습니다.

모두 정전협정 위반사항입니다.

하지만, 협정준수를 통제할 협의기구는 유명무실해졌습니다.

정전협정 이행을 감독하는 군사정전위원회는 1994년 북한군 대표가 철수하면서 기능을 상실했습니다.

중립국감독위원회도 북한이 체코와 폴란드를 강제 철수시키면서 지금은 스웨덴과 스위스 대표단만이 남아있습니다.

이렇게 불안한 군사 대치상황을 끝내기 위해 간판만 남은 정전체제 대신 새로운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리포트>

3차 핵실험 뒤 북한은 아예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한 상탭니다.

<녹취> 김영철(북한 정찰총국장/3월 5일) : "3월 12일 그 시각부터 형식적으로 유지해온 정전 협정의 효력을 완전히 백지화해 버릴 것이다."

국제사회가 인정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북한을 정전체제로 묶어둘 마땅한 방안도 없습니다.

체결 60년이 지난 지금은 북핵과 미사일 등 새로운 위협에 대한 해결 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북한은 대신 평화협정을 주장합니다.

미국은 당사자라 하고, 남한은 배제하고 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현실적인 안이 될 수 없는 이윱니다.

또 핵 문제가 그대로 남아있는 한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 앉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녹취> 제성호(중앙대학교 교수) : "조속한 정전협정을 북한은 주장하지만 모름지기 협정 체결할 때는 여건이 조성되어야지요."

따라서 새로운 협정보다는 현 정전체제라도 잘 지키고 보완하는 것이 더 낫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녹취> 박태균(서울대학교 교수) : "평화협정이라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하면 일차적으로 중요한 것은 정전협정을 복원을 하되 현실적 상황에 맞게 일정한 정도의 수정 과정을 거치면서 복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평화체제를 위해선 결국 남과 북의 신뢰 구축이 절실합니다.

남북대화에서 작더라도 하나씩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평화체제 논의의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뉴스] 정전협정 60주년…불안정한 평화
    • 입력 2013-07-26 21:21:17
    • 수정2013-07-26 22:33:10
    뉴스 9
<기자 멘트>

내일이면 6.25 전쟁의 포성이 멎은 지 꼭 60년이 됩니다.

'정전'이란 전쟁중이던 양쪽 군 사령관들이 적대행위를 일시적으로 중지하기 위해 맺는 군사적 성격의 협정입니다.

사격을 일시 중단하자는 뜻으로 전쟁을 완전히 끝내자는 '종전'과는 다릅니다.

당시만 해도 이런 불안정한 체제는 3개월 정도만 유지될 것으로 보였지만,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리포트>

1951년부터 시작된 휴전회담은 53년 7월까지 2년 동안 계속됐습니다.

역사상 가장 길었던 휴전회담으로, 남북은 마지막까지 영토를 넓히기 위한 이른바, '고지전'을 계속했습니다. `

<인터뷰> 클라이드 스펜서(미국 예비역 소장) : "휴전협정이 2년이나 진행됐기 때문에 한국을 떠날 때까지도 협정이 체결될 것이라는 희망이 없었습니다."

치열한 공방 끝에 7월 27일 유엔군과 공산군은 전격적으로 정전협정을 체결합니다.

1129일간 한반도를 울리던 총성이 멎는 순간이었습니다.

남북 간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무력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군사정전위원회를 설치하며 쌍방 간 포로를 교환한다는 것이 협정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인터뷰> 이상철(前 국방부 군비통제차장) :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전까지 쌍방 군사령관 간의 상호 적대행위와 무장행동을 중지시키는 순전히 군사적 성격의 종전협정을 체결하게 된 것입니다."

이듬해인 1954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19개국이 참가한 종전회담이 열렸지만 결국 결렬됐습니다.

이후 형식적으로 전쟁이 끝나지 않은 불완전한 평화는 60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하지만 남북 간 연이은 군사적 충돌로 정전협정은 유명무실해집니다.

특히 1976년 8월 18일,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은 국제사회의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가지치기 작업중이던 미군 2명을 북한군들이 살해한 사건으로 대표적인 정전협정 파기사롑니다.

무장 게릴라들이 청와대를 습격한 1.21 사태, 대한항공기 폭파와 강릉 무장공비 침투 등 정전협정 위반은 끊이질 않았습니다.

국방부는 1953년부터 1994년까지 40여 년 동안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건수를 42만 6천여 건으로 집계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남측이 지금까지 40만 번 정도 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합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서해를 중심으로 한 무력충돌로 확대됐는데요, 제 2연평해전과 대청해전 등 남북 간 해상 교전이 있었고, 2010년에는 천안함 피격, 그리고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이어졌습니다.

모두 정전협정 위반사항입니다.

하지만, 협정준수를 통제할 협의기구는 유명무실해졌습니다.

정전협정 이행을 감독하는 군사정전위원회는 1994년 북한군 대표가 철수하면서 기능을 상실했습니다.

중립국감독위원회도 북한이 체코와 폴란드를 강제 철수시키면서 지금은 스웨덴과 스위스 대표단만이 남아있습니다.

이렇게 불안한 군사 대치상황을 끝내기 위해 간판만 남은 정전체제 대신 새로운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리포트>

3차 핵실험 뒤 북한은 아예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한 상탭니다.

<녹취> 김영철(북한 정찰총국장/3월 5일) : "3월 12일 그 시각부터 형식적으로 유지해온 정전 협정의 효력을 완전히 백지화해 버릴 것이다."

국제사회가 인정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북한을 정전체제로 묶어둘 마땅한 방안도 없습니다.

체결 60년이 지난 지금은 북핵과 미사일 등 새로운 위협에 대한 해결 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북한은 대신 평화협정을 주장합니다.

미국은 당사자라 하고, 남한은 배제하고 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현실적인 안이 될 수 없는 이윱니다.

또 핵 문제가 그대로 남아있는 한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 앉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녹취> 제성호(중앙대학교 교수) : "조속한 정전협정을 북한은 주장하지만 모름지기 협정 체결할 때는 여건이 조성되어야지요."

따라서 새로운 협정보다는 현 정전체제라도 잘 지키고 보완하는 것이 더 낫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녹취> 박태균(서울대학교 교수) : "평화협정이라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하면 일차적으로 중요한 것은 정전협정을 복원을 하되 현실적 상황에 맞게 일정한 정도의 수정 과정을 거치면서 복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평화체제를 위해선 결국 남과 북의 신뢰 구축이 절실합니다.

남북대화에서 작더라도 하나씩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평화체제 논의의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