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리포트] ⑥ “왜 모두 대학 가려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입력 2016.02.17 (07:11) 수정 2018.07.2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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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청년들은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만을 목표로 모두 같은 길을 걷고 있어요”

벽안의 외국인 젠스터 브롤리(27·미국)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의 대학 진학률에 대한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그는 대학 입학 후 청년들이 비슷한 위치에서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영어, 자격증 등 스펙을 높이고 있는데 이는 결국 본인과 사회에 큰 스트레스(부작용)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나름 한국 청년 사회를 진단했다.

브롤리는 “미국은 한국처럼 많은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다. 또 대학에 입학하더라도 한국 학생들과는 다르게 자원봉사, 운동, 리더십 활동 등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다 ”며 “많은 고용주도 학점보다는 이런 다양한 경험을 한 학생들을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창조적 경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창조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결국 청년들의 상상력과 잠재력이 중요한데 한국 청년들은 오로지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브롤리는 “대학 졸업 후 취업이 어려운건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한국은 특히 더 어려운 것 같다”며 “이는 한국 청년들은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을 목표로 오로지 같은 길을 걷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남들한테 보여주는 직장보다는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한국 청년들이 다른 어떤 나라 청년들보다도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브롤리는 “한국 청년들은 무슨 일이든 열심히 노력한다. 그리고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것이 한국 청년들의 단점일 수도 있다”며 “왜냐하면 많은 학생은 항상 자신이 원하는 것 보다는 자신이 되고 싶은 것에 집중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내가 의사나 법률가가 되고 싶다고 한다면 자신이 실제로 할 줄 아는 기술(능력)그리고 그 같은 기술로 어떻게 사람들을 돕는가에 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의사나 법률가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사회에서 취업을 두고 세대 간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미국에서도 과거 산업이 성장하면서 좀 더 많은 기회가 생기면서 기성세대가 젊은 층에 비해 일자리를 쉽게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젊은층 취업이 힘들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한국도 지금 이 문제로 어려움이 많다고 들었다. 결국 세대 간 서로를 이해하고 대화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코네티컷 출신인 브롤리는 지난 2012년 아메리카대학에서 홍보를 전공하다 연세대에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다. 이후 그는 한국이 좋아져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정착, 지금은 서울 신촌에서 한국인 친구 3명이랑 같이 살고 있다. 현재는 모 신문사에서 영자신문 에디터로 근무하고 있다.



■ 뉴질랜드 출신의 눈에 비친 한국 청년들

“대학에 들어가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한국 청년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뉴질랜드 모토루아 출신인 말콤루크(36)는 “한국 고등학생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대부분 대학에 진학해 공무원이나 대기업에 취업하길 원한다”며 “뉴질랜드는 고등학교 졸업 후 좀 더 공부할 사람만 대학을 가고 나머지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한다”며 한국의 현 상황에 대해 의아해 했다.



그는 또 이해할 수 없는 게 한 가지 더 있다고 했다.

루크는 “대학에 입학했으면 전공과목 등을 열심히 해야 하는데 한국 청년들은 전공은 멀리하고 오로지 영어에만 힘을 쏟는데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영어는 물론 중요하지만 해외 고객이나 해외 사업부를 상대할 일이 아니면 영어에 올인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영어에만 집중하는 것은 시간과 에너지 낭비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한국에 온 루크는 분당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다 한국 여성과 결혼, 지금은 서울 용산구에서 피자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한국 청년들이 일에 집중하는 능력과 근면함은 뉴질랜드보다 더 대단하다”며 “이런 장점을 가진 한국 청년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지금처럼 대학 입학 후 취업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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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리포트] ④ “33살, 대학 3학년생”…빚 때문에 졸업도 못해
☞ [청년 리포트] ⑤ “청춘은 슬픔? 백지?”…혼돈의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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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 리포트] ⑥ “왜 모두 대학 가려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 입력 2016-02-17 07:11:29
    • 수정2018-07-20 10: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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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청년들은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만을 목표로 모두 같은 길을 걷고 있어요” 벽안의 외국인 젠스터 브롤리(27·미국)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의 대학 진학률에 대한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그는 대학 입학 후 청년들이 비슷한 위치에서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영어, 자격증 등 스펙을 높이고 있는데 이는 결국 본인과 사회에 큰 스트레스(부작용)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나름 한국 청년 사회를 진단했다. 브롤리는 “미국은 한국처럼 많은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다. 또 대학에 입학하더라도 한국 학생들과는 다르게 자원봉사, 운동, 리더십 활동 등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다 ”며 “많은 고용주도 학점보다는 이런 다양한 경험을 한 학생들을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창조적 경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창조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결국 청년들의 상상력과 잠재력이 중요한데 한국 청년들은 오로지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브롤리는 “대학 졸업 후 취업이 어려운건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한국은 특히 더 어려운 것 같다”며 “이는 한국 청년들은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을 목표로 오로지 같은 길을 걷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남들한테 보여주는 직장보다는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한국 청년들이 다른 어떤 나라 청년들보다도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브롤리는 “한국 청년들은 무슨 일이든 열심히 노력한다. 그리고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것이 한국 청년들의 단점일 수도 있다”며 “왜냐하면 많은 학생은 항상 자신이 원하는 것 보다는 자신이 되고 싶은 것에 집중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내가 의사나 법률가가 되고 싶다고 한다면 자신이 실제로 할 줄 아는 기술(능력)그리고 그 같은 기술로 어떻게 사람들을 돕는가에 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의사나 법률가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사회에서 취업을 두고 세대 간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미국에서도 과거 산업이 성장하면서 좀 더 많은 기회가 생기면서 기성세대가 젊은 층에 비해 일자리를 쉽게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젊은층 취업이 힘들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한국도 지금 이 문제로 어려움이 많다고 들었다. 결국 세대 간 서로를 이해하고 대화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코네티컷 출신인 브롤리는 지난 2012년 아메리카대학에서 홍보를 전공하다 연세대에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다. 이후 그는 한국이 좋아져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정착, 지금은 서울 신촌에서 한국인 친구 3명이랑 같이 살고 있다. 현재는 모 신문사에서 영자신문 에디터로 근무하고 있다.
■ 뉴질랜드 출신의 눈에 비친 한국 청년들 “대학에 들어가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한국 청년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뉴질랜드 모토루아 출신인 말콤루크(36)는 “한국 고등학생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대부분 대학에 진학해 공무원이나 대기업에 취업하길 원한다”며 “뉴질랜드는 고등학교 졸업 후 좀 더 공부할 사람만 대학을 가고 나머지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한다”며 한국의 현 상황에 대해 의아해 했다. 그는 또 이해할 수 없는 게 한 가지 더 있다고 했다. 루크는 “대학에 입학했으면 전공과목 등을 열심히 해야 하는데 한국 청년들은 전공은 멀리하고 오로지 영어에만 힘을 쏟는데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영어는 물론 중요하지만 해외 고객이나 해외 사업부를 상대할 일이 아니면 영어에 올인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영어에만 집중하는 것은 시간과 에너지 낭비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한국에 온 루크는 분당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다 한국 여성과 결혼, 지금은 서울 용산구에서 피자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한국 청년들이 일에 집중하는 능력과 근면함은 뉴질랜드보다 더 대단하다”며 “이런 장점을 가진 한국 청년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지금처럼 대학 입학 후 취업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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