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성폭력 ‘침묵의 카르텔’

입력 2019.01.29 (21:59) 수정 2019.01.29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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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코치로부터 폭행 뿐 아니라 성폭행을 당했었다고 말하고 나선 이후 스포츠계에서는 본인도 성폭력 피해자라고 고백하는 이른바 ‘ME TOO’가 잇따르고 있다. 쇼트트랙과 유도, 태권도와 스피드 스케이팅 등 종목도 다양하다.

금메달의 이면, “폭행을 넘어 성폭행도...” 특히 충격적인 것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국민적 스타인 심석희 선수의 폭로. <시사기획 창>은 지금으로부터 꼭 1년 전, 평창 동계 올림픽 직전 심석희 선수가 선수촌을 무단 이탈한 사건을 시작으로, 심석희 선수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폭행을 넘어 성폭행 폭로가 나올 때까지 빙상계에서는 무엇을 했는지, 심 선수의 주변인과 변호인 등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해 보았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유도 선수였던 신유용 씨가 고등학교 때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태권도에서도 성폭력 피해자라며, 선수들이 얼굴을 공개하며 진상을 알리기에 나섰다. KBS는 이미 지난 2008년 <시사기획 쌈>을 통해 스포츠 성폭력의 진실을 취재 보도했고, 당시 정부와 대한체육회에서는 갖가지 대책들을 쏟아 냈었다. 하지만, 잇따르는 스포츠계의 ME TOO는 11년 동안 현장은 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침묵의 카르텔이 더 진행돼 왔다는 것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ME TOO? 아니 WITH YOU! 이번만큼은 달라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갈수록 절실해지고 있다. <시사기획 창>은 더 이상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요구되는지 취재했다. 무엇보다 피해자들이 오랜 기간 침묵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스포츠에는 침묵의 카르텔이 여느 다른 사회 분야보다 훨씬 더 공고할 수밖에 없는 특수성이 존재한다. 어렸을 때부터 한 종목에 머물면서 선수로 성장하거나 코치가 되고, 심지어 심판이나 협회 임원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항거하거나 문제의식을 갖고 고발하기 어려운 맥락이 있었다. 또한, 가해자들이 구속됐다가도 합의를 거쳐 풀려나고, 그 사이 피해자는 2차 피해에 무방비로 노출되며, 결국 못 버티고 스포츠계를 떠나곤 했다. 관건은 주변인의 증언인데, 피해자들이 문제를 제기해도 증인을 구하지 못해 사법 처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뜩이나 입증하기 어려운 성범죄인데, 학연과 지연으로 촘촘하게 연결돼 있는 스포츠의 특수성이 더해지면서 스포츠 성폭력 피해 여성들은 스포츠인이면서 동시에 여성으로서 이중의 벽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스포츠계의 용기 있는 말하기, ME TOO는 ME TOO를 넘어서서 ‘나라도 증언하자’는 WITH YOU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피해자가 떠나는 대신 치유받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선수는 선수로 학생은 학생으로 존재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려면 주변인들이 ‘나부터 달라지자’ ‘나라도 증언하자’는 WITH YOU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한 인식 변화를 넘어 가해자를 엄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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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성폭력 ‘침묵의 카르텔’
    • 입력 2019-01-29 22:04:15
    • 수정2019-01-29 23: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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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코치로부터 폭행 뿐 아니라 성폭행을 당했었다고 말하고 나선 이후 스포츠계에서는 본인도 성폭력 피해자라고 고백하는 이른바 ‘ME TOO’가 잇따르고 있다. 쇼트트랙과 유도, 태권도와 스피드 스케이팅 등 종목도 다양하다.

금메달의 이면, “폭행을 넘어 성폭행도...” 특히 충격적인 것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국민적 스타인 심석희 선수의 폭로. <시사기획 창>은 지금으로부터 꼭 1년 전, 평창 동계 올림픽 직전 심석희 선수가 선수촌을 무단 이탈한 사건을 시작으로, 심석희 선수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폭행을 넘어 성폭행 폭로가 나올 때까지 빙상계에서는 무엇을 했는지, 심 선수의 주변인과 변호인 등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해 보았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유도 선수였던 신유용 씨가 고등학교 때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태권도에서도 성폭력 피해자라며, 선수들이 얼굴을 공개하며 진상을 알리기에 나섰다. KBS는 이미 지난 2008년 <시사기획 쌈>을 통해 스포츠 성폭력의 진실을 취재 보도했고, 당시 정부와 대한체육회에서는 갖가지 대책들을 쏟아 냈었다. 하지만, 잇따르는 스포츠계의 ME TOO는 11년 동안 현장은 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침묵의 카르텔이 더 진행돼 왔다는 것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ME TOO? 아니 WITH YOU! 이번만큼은 달라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갈수록 절실해지고 있다. <시사기획 창>은 더 이상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요구되는지 취재했다. 무엇보다 피해자들이 오랜 기간 침묵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스포츠에는 침묵의 카르텔이 여느 다른 사회 분야보다 훨씬 더 공고할 수밖에 없는 특수성이 존재한다. 어렸을 때부터 한 종목에 머물면서 선수로 성장하거나 코치가 되고, 심지어 심판이나 협회 임원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항거하거나 문제의식을 갖고 고발하기 어려운 맥락이 있었다. 또한, 가해자들이 구속됐다가도 합의를 거쳐 풀려나고, 그 사이 피해자는 2차 피해에 무방비로 노출되며, 결국 못 버티고 스포츠계를 떠나곤 했다. 관건은 주변인의 증언인데, 피해자들이 문제를 제기해도 증인을 구하지 못해 사법 처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뜩이나 입증하기 어려운 성범죄인데, 학연과 지연으로 촘촘하게 연결돼 있는 스포츠의 특수성이 더해지면서 스포츠 성폭력 피해 여성들은 스포츠인이면서 동시에 여성으로서 이중의 벽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스포츠계의 용기 있는 말하기, ME TOO는 ME TOO를 넘어서서 ‘나라도 증언하자’는 WITH YOU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피해자가 떠나는 대신 치유받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선수는 선수로 학생은 학생으로 존재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려면 주변인들이 ‘나부터 달라지자’ ‘나라도 증언하자’는 WITH YOU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한 인식 변화를 넘어 가해자를 엄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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