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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는 왜 비싸졌을까”…대파로 본 기후위기
입력 2021.04.01 (21:41) 수정 2021.04.15 (20:49)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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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치 팥 없는 찐빵처럼 지난해 여름 햄버거엔 이것이 빠져 있었습니다.

토마톱니다.

긴 장마로 토마토, 배추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햄버거에서 토마토 빼는 대신 가격을 좀 내리거나 다른 채소나 소스, 더 주는 업체들이 여럿이었죠.

몸값 귀해진 건 배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동안 포장김치가 판매되지 않았고, 식당이나 급식에서도 배추김치 먹기 어려웠습니다.

이번엔 대팝니다.

겨울부터 가격이 치솟으면서 이젠 아예 집에서 직접 대파를 길러먹는 이른바 '파테크' 까지 유행합니다.

매년 반복되는 농산물 파동일 뿐일까요?

아니면 기후위기가 일상에까지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걸까요?

이 문제는 직접 대파 산지에 다녀온 신방실 기상전문기자가 짚어봅니다.

[리포트]

대파 소매 가격은 지난달 1kg에 7,000원에 육박해, 1년 전 2,000원대에서 3배 넘게 올랐습니다.

평범한 대파가 금파가 된 원인으론 재배 면적 감소와 함께 기후위기가 꼽히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런지 대파 산지를 직접 찾아가 보겠습니다.

목포행 기차를 타고 전남 신안군 임자도로 향했습니다.

섬에 들어서자마자 푸른 대파밭이 펼쳐집니다.

이곳 전남 신안지역은 우리나라에서 대파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노지에서 막바지 겨울 대파가 재배되고 있습니다.

수확이 한창인 밭을 찾았습니다.

지금은 대파가 금값입니다.

[김정원/전남 겨울대파생산자회 공동대표 : "가락동 시장 경매하면 경매가가 100원도 되고 200원, 300원 이렇게 나오던 것이, 지금 여기 어른들 말씀으로는 100년 만에 처음 있는 (비싼) 가격이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파값은 헐값이었습니다.

가격이 폭락해 농민들이 대파 농사를 포기하면서 지난달 대파 출하 면적은 1년 전보다 40% 가까이 줄었습니다.

출하량도 반토막 났습니다.

먼저 지난여름 연일 이어진 비로 대파 뿌리가 물러져 상당량을 폐기했기 때문입니다.

[김정원 : "너무 장마 기간이 길고 비가 많이 오다 보니까 크지를 못했어요. 생산량이 엄청 감소한 거예요. 습기에 약하거든요."]

대파의 굵기는 얇아지고, 길이는 짧아졌습니다.

원래 하얀 부분이 4~50cm는 돼야 하는데, 지금은 30cm도 안 됩니다.

대파 10개를 묶으면 보통 1kg이 됐는데, 올해는 20개를 묶어야 비슷한 무게가 나옵니다.

여기에다 지난겨울엔 한파로 냉해를 입었고, 생산도 쉽지 않았습니다.

[김정원 : "겨울에 따뜻한 지역이라서 땅이 얼거나 영하로 떨어진 경우가 별로 없었거든요. 최근에는 (땅이) 얼어 가지고 곡괭이로 찍어서 출하하고..."]

이런 상황은 실제 기후 데이터로도 확인됩니다.

대파 생육기였던 지난해 여름, 전남에는 1년 강수량의 70%가 한꺼번에 쏟아졌습니다.

[최정희/기상청 기후변화감시과 분석관 : "장마철이 워낙 길다 보니까. 특히 전라남북도의 경우 1,000mm 내외로 많은 강수가 기록되는 특징을 보였습니다."]

올해 1월 상순에는 역대 최저 기온이 나타났고, 기온의 변동폭 역시 가장 컸습니다.

농민들은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송기윤/신안군 대파생산자협회 사무국장 : "정상적인 기온보다 이상기온이 워낙 많으니까 어느 품종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고 올해 날씨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대파값 폭등은 시작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석 달째 떨어질 줄 모르는 대파값은 기후위기가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고 농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촬영기자: 박장빈
  • “대파는 왜 비싸졌을까”…대파로 본 기후위기
    • 입력 2021-04-01 21:41:14
    • 수정2021-04-15 20:49:34
    뉴스 9
[앵커]

마치 팥 없는 찐빵처럼 지난해 여름 햄버거엔 이것이 빠져 있었습니다.

토마톱니다.

긴 장마로 토마토, 배추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햄버거에서 토마토 빼는 대신 가격을 좀 내리거나 다른 채소나 소스, 더 주는 업체들이 여럿이었죠.

몸값 귀해진 건 배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동안 포장김치가 판매되지 않았고, 식당이나 급식에서도 배추김치 먹기 어려웠습니다.

이번엔 대팝니다.

겨울부터 가격이 치솟으면서 이젠 아예 집에서 직접 대파를 길러먹는 이른바 '파테크' 까지 유행합니다.

매년 반복되는 농산물 파동일 뿐일까요?

아니면 기후위기가 일상에까지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걸까요?

이 문제는 직접 대파 산지에 다녀온 신방실 기상전문기자가 짚어봅니다.

[리포트]

대파 소매 가격은 지난달 1kg에 7,000원에 육박해, 1년 전 2,000원대에서 3배 넘게 올랐습니다.

평범한 대파가 금파가 된 원인으론 재배 면적 감소와 함께 기후위기가 꼽히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런지 대파 산지를 직접 찾아가 보겠습니다.

목포행 기차를 타고 전남 신안군 임자도로 향했습니다.

섬에 들어서자마자 푸른 대파밭이 펼쳐집니다.

이곳 전남 신안지역은 우리나라에서 대파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노지에서 막바지 겨울 대파가 재배되고 있습니다.

수확이 한창인 밭을 찾았습니다.

지금은 대파가 금값입니다.

[김정원/전남 겨울대파생산자회 공동대표 : "가락동 시장 경매하면 경매가가 100원도 되고 200원, 300원 이렇게 나오던 것이, 지금 여기 어른들 말씀으로는 100년 만에 처음 있는 (비싼) 가격이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파값은 헐값이었습니다.

가격이 폭락해 농민들이 대파 농사를 포기하면서 지난달 대파 출하 면적은 1년 전보다 40% 가까이 줄었습니다.

출하량도 반토막 났습니다.

먼저 지난여름 연일 이어진 비로 대파 뿌리가 물러져 상당량을 폐기했기 때문입니다.

[김정원 : "너무 장마 기간이 길고 비가 많이 오다 보니까 크지를 못했어요. 생산량이 엄청 감소한 거예요. 습기에 약하거든요."]

대파의 굵기는 얇아지고, 길이는 짧아졌습니다.

원래 하얀 부분이 4~50cm는 돼야 하는데, 지금은 30cm도 안 됩니다.

대파 10개를 묶으면 보통 1kg이 됐는데, 올해는 20개를 묶어야 비슷한 무게가 나옵니다.

여기에다 지난겨울엔 한파로 냉해를 입었고, 생산도 쉽지 않았습니다.

[김정원 : "겨울에 따뜻한 지역이라서 땅이 얼거나 영하로 떨어진 경우가 별로 없었거든요. 최근에는 (땅이) 얼어 가지고 곡괭이로 찍어서 출하하고..."]

이런 상황은 실제 기후 데이터로도 확인됩니다.

대파 생육기였던 지난해 여름, 전남에는 1년 강수량의 70%가 한꺼번에 쏟아졌습니다.

[최정희/기상청 기후변화감시과 분석관 : "장마철이 워낙 길다 보니까. 특히 전라남북도의 경우 1,000mm 내외로 많은 강수가 기록되는 특징을 보였습니다."]

올해 1월 상순에는 역대 최저 기온이 나타났고, 기온의 변동폭 역시 가장 컸습니다.

농민들은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송기윤/신안군 대파생산자협회 사무국장 : "정상적인 기온보다 이상기온이 워낙 많으니까 어느 품종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고 올해 날씨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대파값 폭등은 시작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석 달째 떨어질 줄 모르는 대파값은 기후위기가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고 농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촬영기자: 박장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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